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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일명 '오장풍 교사' 사건. 체벌금지나 학생인권조례 등의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체벌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일명 '오장풍 교사' 사건. 체벌금지나 학생인권조례 등의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체벌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 평등학부모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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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수정 : 27일 오전 8시 ]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일부 교사들이 망치와 죽도 등으로 학생들을 체벌하고, 욕설을 하는 등 인권침해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인권단체가 진상 규명과 서울시교육청의 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학교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ㅈ중학교로, 이 학교 일부 교사들이 도구를 이용해 학생들을 체벌하는가 하면 인권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ㅇ교사는 특별실 등의 수업시간 때 쇠파이프와 망치로 학생들을 때리는 등 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ㅇ교사] 망치로 머리 때리고, 쇠파이프로 손바닥 때리고

학생들은 "ㅇ교사가 작은 망치로 일단 자신의 머리를 툭툭 치고 '봐봐 괜찮지?'라면서 학생들을 때렸고, 쇠파이프로도 손바닥 등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쇠파이프를 이용한 ㅇ교사의 학생체벌은 지난해 2학기까지 계속됐다고 한다.

ㅇ교사는 2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작년 1학기 때 특별실에서 작업하다가 그런 일이 한 번씩 있었다"고 시인했다. "실제로 쇠파이프와 망치로 학생들을 때렸다는 말인가"라고 재차 묻자, "그렇다, 죽을 만큼 때리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ㅇ교사는 잠시 후 "작년 일인데 왜 이제 문제 삼느냐"면서 "(쇠파이프와 망치를) 들기만 했을 뿐, 때리지는 않았다"라고 말을 바꾸었다. 이어 "학생인지 학부모인지 제보자를 밝히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쇠파이프를 이용한 체벌이 지난해 말까지 계속됐다는 학생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ㅇ교사는 쇠파이프 및 망치 체벌과는 별개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학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학교 ㅊ교장은 "ㅇ교사가 대나무 막대기로 학생들을 때리기에 하지 말라고 작년 1학기와 2학기에 각 1회씩 경고장을 주었다"고 말했다. ㅇ교사는 학교장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은 사실을 수업 중 학생들에게도 공공연하게 스스로 말하고 다녔다. 당시 체벌을 받은 학생은 병원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ㅊ교장은 "(쇠파이프와 망치 등의) 다른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며 더 이상의 답변을 피했다. ㅊ교장은 서울시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ㄱ교사] 더 아프게 때리려고 여학생들 속치마 벗기고

학생들을 체벌하는 과정에서 여학생의 속치마를 벗게 하고,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금지 조치를 비판한 교사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피해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학교 ㄱ교사는 시험을 본 뒤 틀린 개수대로 때리거나, 주번이 문단속을 제대로 안 했다는 이유로 학급 전체에 체벌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매를 더 아프게 하기 위해 여학생들에게 교복 속치마를 벗으라고 하고 겉치마만 입게 한 상태에서 체벌을 가해 남녀 합반인 학급에서 여학생들의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이 체벌 금지 조치와 인권조례 등에 관해 이야기하면 "꼴값하지마, 너네 신고해봤자 나 잘리기 밖에 안 한다, 신고하려면 해라"면서 체벌을 계속했다고 한다. 이 같은 체벌 등으로 인해 지난해 학부모들의 항의도 있었다고.

이에 대해 ㄱ교사는 "체벌금지 관련 이야기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체벌을 심하게 한 적도 없고, 1학기 때는 했지만 체벌금지 규정이 나오고는 안 했다"고 반박했다. 체벌과 관련한 학부모 항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한 번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성적이 안 나오면 때릴 거라고 미리 학생들에게 말했고, (엉덩이를 때리는 체벌도)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와 관련해 당시 교장·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전체 교사들 연수도 했고 학부모에게 체벌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ㄱ교사는 속치마 사건 등에 대해 일부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일들은 모두 지난 해 1학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강조하며 "2학기까지도 여전히 체벌이 이루어졌다"는 학생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ㄱ교사는 "지난해 학생 따돌림사건(일명 왕따사건)이 있었는데 처리가 매끄럽지 못해 학부모들이 학교에 집단으로 항의하는 등 학교가 매우 소란했다, 그 분들이 학교에 서운함이 남아 제보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 <투사부일체>의 한 장면.
 영화 <투사부일체>의 한 장면.
ⓒ (주)시네마 제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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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검도용 죽도 들고 '개새끼야' '닥쳐라'

이밖에 대나무 악기인 단소로 학생들을 때리고 맞은 학생이 울면 "짐승이 울 줄도 아네. 왜 울어?"라며 체벌과 함께 비하 발언을 한 교사도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인데 해당 교사가 1일자로 학교를 옮겨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

또, ▲검도용 죽도를 들고 다니며 학생들을 체벌하고 '개새끼야', '닥쳐라' 등의 욕설을 하고, 체벌을 하지 않으면 교권이 무너진다고 공공연하게 수업 중에 말하고 다니거나 ▲수업 중 떠든 학생들을 복도에서 빗자루로 때려 빗자루가 부러지고 ▲인권이나 체벌금지 관련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끼리 서로 때리게 하거나 교사가 주먹을 쥔 후 학생이 그 주먹에 돌진하게 하고 ▲겨울에는 치마나 블라우스, 바지만 입힌 채 복도에 나가 서 있게 하는 등의 체벌을 가한 교사도 있었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ㅈ중은 도구에 의한 체벌과 손이나 발 등 신체에 의한 체벌, 반복적·지속적 신체 고통을 유발하는 기합 형태의 체벌, 학생끼리 체벌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 4가지를 금지해야할 체벌 유형으로 정해 놓고 있다.

이러한 교사들의 체벌과 폭언 논란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만일 그러한 일이 있었으면 나나 교장 선생님이 알았을 텐데…. (취재 시작 후) 확인해보니 ㅇ교사도 예전에 다른 학교에 있을 때 쇠파이프와 망치로 때렸다고 한다"면서 "다른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개학날인 지난 2일에도 한 교사가 "체벌금지나 인권조례에 대해 말하지 말라, 말 안 들으면 부모를 소환해 전출보내겠다"라며 학생들을 위협했다고 알려졌다.

청소년 인권단체 공현 활동가는 "이 학교는 특목고를 많이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학생들 분위기를 잡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체벌을 심하게 하고 그런 분위기가 당연시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목고 많이 보내는 학교, 체벌 덕분?

한편, 학생들 사이에서는 현재 ㅈ중에서 운영 중인 생활 평점제(상벌점제)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벌점기준은 20가지 이상이지만 상점기준은 10가지도 안 된다"면서 "벌점을 받는다고 체벌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때리면서 벌점에 교내봉사까지 시킨다"라고 말했다.

이 학교 '생활평점제 운영 규정'을 확인한 결과 학생들의 이 같은 주장은 일부 사실로 확인되었다. 규정에 따르면 상·벌점 부과방법으로 "상점은 장기간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행위에 한해서 주1회 또는 월1회 부여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반면 "벌점은 학생생활규범 위반 1건당 1일 1회 부과를 원칙으로 하되, 같은 날이라도 다른 지도 항목에 대하여는 중복하여 부여할 수 있다"고 명시해 사실상 상점보다 벌점을 더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학생들의 주장처럼 상점 기준표에 명시된 항목은 11가지인데 벌점 기준 항목은 2배가 넘는 24가지에 이르렀다. 벌점이 20점 이상인 학생들에게는 학부모에게 통보하고 매월 말 '그린교실'이라는 이름의 반성문 쓰기, 나의 다짐 쓰기 등의 인성교육과 교내 껌 떼기, 교외 담배꽁초 줍기, 계단 및 복도 청소 등의 실천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었다. 상점을 20점 이상(29점 미만) 받은 학생에게 주어지는 상은 '담임 격려'뿐이었다.

한편 <오마이뉴스>의 취재가 진행 되자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에서는 지난 7일부터 해당 학교에 감사를 나가 사실 관계를 조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에도 감사가 이어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권단체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교사들의 처벌과 불합리한 생활평점제 폐지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알려드립니다
 <오마이뉴스>는 3월 8일자 <"선생님이 망치로 때리고...속치마 벗으래요"> 제하의 기사에서 '서울 마포구 ㅈ중학교의 일부 교사들이 망치와 죽도 등으로 학생들을 때렸으며 특히 ㅇ교사는 지난해 2학기까지도 계속해서 쇠파이프로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ㅈ중학교 학생들과 학부형들이 오히려 해당 교사들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들은 "선도차원에서 이루어진 가벼운 처벌에 대해서 망치 등으로 폭력을 가했다는 것은 사실이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ㅇ교사는 "예전에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심하지 않은 수준에서 체벌을 가하기도 했으니, 학생체벌이 전면 금지된 이후부터는 단 한 차례도 체벌을 행한 적이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태그:#학교 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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