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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회 '한국대중음악시상식'에서 최다 부분 후보에 오른 '브로콜리 너마저'
 제 8회 '한국대중음악시상식'에서 최다 부분 후보에 오른 '브로콜리 너마저'
ⓒ 스튜디오 브로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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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과 인기에만 국한하지 않고, 음악만으로 한국대중음악 한해를 정리하는 '한국대중음악시상식'.

올해로 8회째를 맡게 되는 이번 시상식에는, 알다시피 우리가 작년에 숱하게 보아왔던 아이돌과 팬덤, 그리고 한 장르에 편중된 시상은 없다. 그렇다고 매체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 한국대중음악시상식에서 일종의 '배제'도 없다. 작년 7회 때 소녀시대의 '지(Gee)'가 숱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주요 부문인 '올해의 노래' 부문 수상을 한 것을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당시 소녀시대는 올해의 음반 부문 수상자이자 3관왕을 차지했던 서울전자음악단과 올해의 신인 부문을 수상했던 국카스텐, 아폴로18과 함께 상을 받았다.

올해는 어떻게 될까. 섣불리 예측하기 전에, 다양한 장르에서 그들만의 음악성을 발휘한 후보 음반들 사이에 특히 눈에 띄거나 주목하게 되는 음반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최다 후보자의 위엄 '브로콜리 너마저', 그리고 '9와 숫자들'

'브로콜리 너마저'의 2집 [졸업]
 '브로콜리 너마저'의 2집 [졸업]
ⓒ 스튜디오 브로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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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2005년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를 중심으로 결성된, 모던록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2집 <졸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음악성은 1집 <보편적인 노래>보다 더 나아졌다.  이들은 지난 1월 25일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가 발표한 한국대중음악상 후보발표에서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모던 록 음반, 최우수 모던 록 노래 부문 후보에 올랐다.

EP <앵콜요청 금지>때부터 굳건히 이어온 이들 특유의 섬세한 음악성은, 이번 2집 <졸업>을 통해 탈퇴한 멤버 '계피'의 빈자리에 대한 우려나, 약 4만장을 팔았던 1집과 비교될 태생적 부담을 부드럽게 불식시킨다. 그런 가운데 자본에 침식되지 않고 '스튜디오 브로콜리'라는 레이블(소규모 음반 회사)을 통해 자생적인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요 부문 수상가능성이 상당히 높게 점쳐지고 있다.

'9와 숫자들'의 <9와 숫자들>
 '9와 숫자들'의 <9와 숫자들>
ⓒ 튠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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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항하는 음반이 있다면 역시 과거 '그림자 궁전'의 송재경이 새롭게 결성한 '9와 숫자들'의 <9와 숫자들>이다.

'브로콜리 너마저'가 누군가를 조용히 위로해주는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부담스럽지 않은 사운드로 입소문을 통해 대중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면, 이들 '9와 숫자들'은 복고적인 사운드와 현대적인 사운드를 훌륭하게 결합시킨 독특하고도 신선한 음악으로 평론가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주요 부문인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를 비롯해 최우수 모던 록 음반, 최우수 모던 록 노래 후보에 오르며, '브로콜리 너마저'와 계속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YG 패밀리의 약진, '태양'과 '2NE1'

아이돌 그룹의 음악 성과 부재 속에 '빅뱅' 태양의 존재는 강력했다.
 아이돌 그룹의 음악 성과 부재 속에 '빅뱅' 태양의 존재는 강력했다.
ⓒ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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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 기자회견에서 나온 "올해 시상식에서는 왜 카라나 소녀시대가 없느냐"는 질문에, 최지선 선정위원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아이돌 그룹이 이룬 (음악적)성과가 뚜렷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걸 그룹 열풍으로 대변됐던 2009년의 한국대중음악시장은, 그들의 상업적 성과와 어느 정도 발맞춘 그들의 음악적 성과가 분명히 있었다. 소녀시대의 '지(Gee)'는 분명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팝이었으며,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음반 <사운드 지(Sound-G)>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충분히 평가받을 성과였다.

하지만, 2010년 아이돌 그룹들의 음악성은 신통치 않았다는 평가다. 2009년의 신선함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

'miss A'의 싱글 [Bad But Good]
 'miss A'의 싱글 [Bad But Good]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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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YG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부분에 '캐스커'나 데미캣 등과 후보에 오른 '2NE1'의 정규 1집인 <투 애니원(To Anyone)>과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 부분에 '브라운 아이드 소울'과 진보, 디즈와 함께 수상 후보에 오른 '빅뱅' 태양의 정규 1집 <솔라(Solar)>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의 음반은 딱히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지 않고 감상하더라도 충분히 탄탄한 음악성이 전해질 정도로 작년에 주목해야 할 주요 음반들로 손 꼽힌다.

또 주요 부문인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부문 등 2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쓰에이(miss A)의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이나 에프엑스의 '누 예삐오(NU ABO)' 역시 작년 한해 아이돌 그룹들의 음악 가운데 특히 음악성으로 주목해야 할 노래들로 꼽혔다. 이들의 경우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라는 점이 수상에 걸림돌이지만, 표면적인 대중적인 성과와 앞선 유행을 동시에 지녔다는 점에서 충분히 수상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겠다.

거장의 귀환 '가리온', '이판근', 그리고 '슈퍼세션'

'가리온'의 2집 [Garion 2]
 '가리온'의 2집 [Garion 2]
ⓒ 타일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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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대중음악시상식에서 주목해야 할 음반들 가운데, 거장들의 귀환을 알리는 음반들도 강세다. 우선 주요 부문인 최우수 음반, 최우수 노래, 올해의 음악인과 아울러 최우수 힙합 음반과 노래에까지 최다후보에 오른 '가리온'의 <가리온 2(Garion 2)>의 돌풍이 무섭다.

자그마치 6년 만에 발표하는 이들의 정규 2집은, 유행을 쫓는 음악 실험이나 대중적 성과를 떠나 '힙합1세대의 귀환'이라는 상징성이 강하다. 특히 레이블인 '소울컴퍼니'의 정신적 지주이자, 98년부터 이어온 시간동안 모두를 아우르는 그들의 포스를 느끼기에 이번 2집은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아울러 재즈 부문에 있어 '재즈 1세대'라 불리는 1934년생 재즈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인 이판근의 곡들을 재해석한 '이판근 프로젝트'의 <어 랩소디 인 콜드 에이지(A Rhapsody In Cold Age)> 역시 거장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명반이다. 현 재즈마니아들에게도 생소한 이름이던 이판근 선생의 수많은 명곡들을, 재즈 색소포니스트 손성제와 기라티스트 오정수, 피아니스트 남경윤 등이 함께한 일종의 송북인 이 음반은, 대한민국 재즈의 역사에 있어 그 뿌리를 찾아가는 회귀다. 알 수 없던 것을 알려 하는 시도인 동시에, 연주에 있어서도 현대재즈의 기법과 과거의 한국적 감성이 적절히 배합된 명반이다.

'신촌 블루스'의 엄인호, '들국화'의 주찬권, '사랑과 평화'의 최이철이 함께 한 [Super Session]
 '신촌 블루스'의 엄인호, '들국화'의 주찬권, '사랑과 평화'의 최이철이 함께 한 [Super Session]
ⓒ 유니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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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에 있어서는 과거 '들국화'에서의 드러머였던 주찬권과 '신촌 블루스'의 기타리스트였던 엄인호, 그리고'사랑과 평화' 출신의 최이철이 함께한 <슈퍼세션(Super Session)>이 있다.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록 음반, 최우수 록 노래 부문 후보에 오른 이 음반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록음악 거장들이 화합으로 일궈낸 음반이다.

이들의 결합은 결국 '블루스'라는 장르로 통합되는데, 그 과정에서 지나온 삶과 음악에 대한 진한 이야기들이 청자에게 오롯이 전달된다. 특히 이들의 결합이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들이 합쳐졌다는 상징성 외에도, 창조에 의한 음악적 완성도 역시 상당히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요 부문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진다.         

제8회 한국대중음악 시상식, 그 결과는?

'재즈'로 주요부분인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후보에 오른 '나윤선'. 주요부분 뿐 아니라, 장르 부분에는 '이판근 프로젝트'와도 경쟁에 나선다.
 '재즈'로 주요부분인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후보에 오른 '나윤선'. 주요부분 뿐 아니라, 장르 부분에는 '이판근 프로젝트'와도 경쟁에 나선다.
ⓒ 비타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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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올해도 가장 치열해질 것이 예상되는 올해의 신인 부문에서의 '10센치', '칵스', '옥상달빛', '게이트 플라워즈', 'TV옐로우', 보니의 경쟁도 상당히 흥미롭다. 또한 가장 예측이 어려운 부문 중 하나인 최우수 팝 부문 후보들인 김윤아, '노리플라이', '루시드폴', 조규찬,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반들 역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수준이며, 지난 한해 '고백'이란 곡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 김C가 속해있는 '뜨거운 감자'의 올해의 노래 부문 수상 역시도 상당히 기대해볼 만 하다.

'진보'의 1집 [Afterwork]
 '진보'의 1집 [Afterwork]
ⓒ 슈퍼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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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대중음악시상식에서 흑인음악 장르를 대표하는 음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진보의 <애프터워크(Afterwork)>나, 한국 헤비메탈의 자존심 크래쉬가 자그마치 7년 만에 발표한 6집 음반 <더 파라곤 오브 애니멀스(The Paragon of Animals)>역시 주요 부문 수상후보군에서 놓쳐선 안 되는 음반들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유러피언 재즈의 가능성을 알려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의 <세임 걸(Same Girl>은 재즈 부문은 물론이고, 주요 부문에서 최우수 음반, 올해의 음악인 후보에 오른 음반이다. 장르의 특징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주요 부문 수상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받을지 모르나, 음악성 자체로는 수상의 영광을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는 평가다.

오는 23일 저녁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방송인 김제동의 사회로 진행되는 제8회 한국대중음악시상식. 그때까지 이 즐거운 기대감과 설레발(?)은 멈추기 어려울 것 같다.


태그:#한국대중음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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