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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과 만나는 마지막 장소. 문상객들이 찾는 장소.
▲ 영안실 고인과 만나는 마지막 장소. 문상객들이 찾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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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지에서 처럼 화장장에 내려진 관은 유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 운구차에서 내려진 관 매장지에서 처럼 화장장에 내려진 관은 유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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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 반드시 맞이해야 하는 것이 있다. 생애의 마지막, 죽음이 그것이다. 사람이 어떠한 직업과 직위를 가졌던 마지막에는 꼭 가야하는 길. 저승길을 모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려서 혹은 성인이 되어서 100세를 넘기고도 가야 하는 태어난 사람 모두가 겪어야 하는 인생의 마지막 절차. 산자가 죽은자를 보내는 마지막 절차인 장례.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면 일년에 서 너번 이상 문상을 한다. 또래나 선후배의 부모가 이 생의 삶을 마감하는 연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또 간혹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 그것이 갑작스런 사고에 의한 것 일때, 남겨진 유가족을 보노라면 자신의 일처럼 다가온다.

질병에 의해 예고된 것일지라도 슬픔의 크기는 작지 않다. 잦은 문상, 그리고 장례절차를 지켜보면서 딱 한번 마지막 가는 이 길을 좀 더 알고 준비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남들의 슬픔 사이로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마지막 가는 길마저 외로운 죽음 자살

의료원이나 국공립대병원에 가면 사과 하나 배 하나 포하나 술 한잔뿐인 상가가 눈에 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이다. 미혼의 남자나 여자가 어떤 방법을 동원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이들은 시신안치소에 보내지고, 검안의를 기다린다. 또 경찰의 수사가 끝나고 검사가 장례를 치러도 좋다는 지휘서신이 내려질 때까지 외로운 모습으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다.

부모도 먼저간 자식이 원망스러워 제사상을 차릴 여유도 없다. 3일상이다 하는 것도 없이 화장터로 향한다. 상차림도 허술해 보내는 부모나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게끔 불효한 자식 모두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화장장의 진행과정

준비 진행 완료. 교통신호등과 같은 모양이다. 당신은 죽음에 대해 준비가 돼있는가를 묻는 듯하다.
▲ 화장장 표시등 준비 진행 완료. 교통신호등과 같은 모양이다. 당신은 죽음에 대해 준비가 돼있는가를 묻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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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을 따라 관이 들어가면 화장이 시작된다.
▲ 화장로 입구 레일을 따라 관이 들어가면 화장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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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으로 사망한 사람들은 대부분 화장을 한다. 암등 오랜 질병의 고통을 겪은 사람은 땅에 매장하는 것을 꺼리는 집안들도 있다. 매장처럼 발인제를 마치고 영구차에 실려 화장터로 간다. 직장이나 살던 집에서 노제를 지내며 동료와 이웃과 작별하고 술과 음식을 대접받으면 또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계속간다.

화장터에 이르러 시신을 안치하고 마지막 제를 올린다. 신호등처럼 파란색 주황색 빨간색 삼색등의 화장로는 시커먼 입을 벌리고, 관이 들어가면 문이 닫히고 파란색 준비등이 켜진다. 이어서 불이 들어갔다는 표시인 진행에 주황색 등이 켜진다.
화장이 끝났다는 빨간색 등이 켜질때까지 고인을 배웅하는 이들은 주변을 서성이고 마침내 백골로 나타난 고인을 맞이한다.

유골을 수습하는 이는 덜 부셔진 뼈들을 부수고 가루로 만들어 한지에 네모나게 감싸서 유족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갓 태어 난 아이의 체온처럼 열기가 가시지 않은 유골가루는 친지들의 울음을 터트리고도 남는다. 가루가 된 유골을 나무 주변이나 바다 호수에 뿌리기도 하고, 항아리에 담아 납골당에 안치하기도 한다.

보통 공원묘지에 매장할 경우 매장은 110㎝×250㎝  봉안함은 24㎝×24㎝×24㎝가 망인이 차지하는 공간이다.

자손을 일어버린 묘, 혹은 조상묘를 잃어버린 자손

가루가 된 유골은 항아리에 담겨 이곳에 보관된다.
▲ 납골당 가루가 된 유골은 항아리에 담겨 이곳에 보관된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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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묘원에 가면 제000호 처럼 화강암에 숫자 6개가 쓰여진 봉분이 여럿있다. 이 봉분 안에는 주인을 찾지 못한 즉 무연고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질병등으로 길거리에서 사망해 신원을 확인할 방법이 없을때 공고를 내고 화장을 해서 안치한다. 또 도로나 공공시설의 개설이나 신축으로 산이나 과거의 공동묘지가 파헤쳐 졌을때도 남은 유골을 수습하고 화장해 연고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장해 놓는다.

그 어떤 권세를 가진이도 피하지 못한 죽음. 그것이 두렵기에 사람들은 그 절차마저도 꺼림직해 한다. 혹은 슬픔에 큰 나머지 마지막 가는 길에 소홀함도 있다. 나이 드신 어른들은 윤달이 들면 자신이 가는 마지막 길에 입고 갈 수의를 장만하고, 먼저 가는 이웃의 장례절차를 눈여겨 보며 자손들에게 당부를 한다. 나도 꼭 저만치만 해달라고. 허례와 허식이 아닌 정성을 차려달라는 말씀이다.


태그:#화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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