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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둘째딸, 주리의 facebook에 주리가 그림판으로 드로잉한 저의 인물그림이 한 점 업로드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좀 독특한 방식으로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테이프로 붙인 제 안경 착용모습을 드로잉한 딸의 캐리커쳐
 테이프로 붙인 제 안경 착용모습을 드로잉한 딸의 캐리커쳐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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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이 늘 말썽입니다. 제 안경은 유리에 나사못으로 직접 다리가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그 나사가 종종 풀려서 도망가 버리는 것입니다.

그 그림은 그 때 어쩔 수 없이 종이테이프로 두 안경 유리알과 제 이마를 붙여서 사용할 때의 제 모습을 드로잉 한 것이었습니다.

그 후 그 안경을 처가 수리해주었습니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그 나사못은 다시 분리되어 책상 아래로 떨어졌고 아주 작은 그 나사못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가는 철사로 나사못 자리를 묶어 사용 중입니다.

나사못이 빠져 철사로 묶은 안경
 나사못이 빠져 철사로 묶은 안경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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땋은 수염에 리본을 달다

지난 12월 11일 저는 헤이리와 현대미술그룹 '아트스트리트사세보'와의 한일교류전 참석을 위해 일본 사세보시에서 그곳 예술가 그룹을 만났습니다.

일본의 작가들은 처음 보는 작가들조차도 저에게 반갑게 그리고 친근한 인사를 건네곤 했습니다.

저는 이전 방문에서 제가 만났던 작가들로 부터 제가 헤이리작가회의 회장이라는 소리를 들어서 미리 그 점이 주지되었고, 그것을 예우하는 인사라고 여겼습니다.

제 추측은 틀린 것이었습니다. 그 의문은 3일 뒤에 풀렸습니다. 제가 회장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도록에 실린 제 한 점의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그 사진은 제 수염을 땋아 리본을 맨 모습의 것입니다.

수염을 땋아 리본을 단 프로필 사진이 실린 일본의 전시도록
 수염을 땋아 리본을 단 프로필 사진이 실린 일본의 전시도록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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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전 가족들이 모인 오후 한 선물박스에 묶인 리본을 발견한 큰 딸 나리가 제 수염을 땋아서 끝에 그 리본을 묶었고 그 장면을 저의 처가 사진으로 찍은 것입니다.

일본에서 도록에 실릴 사진을 보내달라고 할 때 저는 무심코 그 사진을 보냈습니다. 그  도록 제작을 담당했던 작가가 제게 귀띔하길 도록이 인쇄되어 나왔을 때 일본작가들의 모임이 있었고 그때 제 사진으로 인해 모두 즐거웠다고 했습니다. 그 연유로 생면부지의 일본 작가들도 제게 친근감을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스타일'이라는 것?

85년도에 여근곡으로 유명한 경주인근의 오봉산에 기도처를 짓고 삭발하고 생식하면서 수행하고 있는 일단의 종교인들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모두 여자들로 기독교인들이었지만 수행에 방해가 되는 머리를 삭발하고 콩과 솔잎 및 송홧가루와 약초로 생식하면서 각각 별도로 지은 기도처에서 기도하고 수행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타일'이라는 것. 정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필요와 형편에 벗어나는 것, 그것이 '구긴 스타일'이겠지요.

너무 과해서 스타일 구기는 경우와 그 비판을 종종 접합니다.

연예인의 드라마에 등장한 스타일을 일제히 따라하는 것, 강의실에 정장 차림으로 갔다가 의심을 사는 한국 유학생 얘기들이 그것입니다.

각자의 필요와 형편에 따라 만들어지는 맵시가 스타일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포스팅됩니다.



태그:#스타일, #안경,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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