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기사 보강 : 10일 오후 4시 10분 ]
 

한나라당 개헌특위 구성이 시작부터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9일 의원총회에서 당내에 특위를 만들기로 어렵사리 결정을 이끌어냈지만, 여론을 무시하고 친이계 뜻대로 개헌 정국을 이끌어간다는 의구심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10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와 관련한 불만이 나왔다.
 
안상수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틀동안 진행된 개헌 논의는 한나라당의 수준 높은 토론문화를 보여줬다"며 "의총에서 모인 중지에 따라 특위 구성은 최고위원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조속히 마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수의 최고위원들에 따르면,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홍준표 최고위원이 "당 운영을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안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와 개헌특위를 당내 기구로 두기로 했다"고 얘기하자 홍 최고위원은 "다른 최고위원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허수아비냐? 두 사람끼리 그리 결정했다면 당내 기구로 두는 것에는 동의해줄 수 없다"고 맞섰다. 그의 목소리는 회의장 밖까지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
 
홍 최고위원은 이어 "개헌특위도 두 분이 앉아서 의논할 문제라면 14일 최고위원회의에 구성안을 아예 올리지도 말라"며 "그냥 두 분이 결정하시라. 그게 맞지 않냐"고 몰아세웠다.
 
"최근 당이 돌아가는 상황에 화가 난다. 명색이 여당 최고위원이 아무런 역할도 없고…. 원희룡 사무총장도 중앙에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한마디 말이 없다. 자기들끼리 속닥속닥 전화질해놓고 최고위원들에게 협조해달라는 게 말이 되냐? 원내대표에게 특위 구성을 일임했으니 원내대표 산하에 두든지 아니면 당대표 자문기구로 두든지... 당내 기구로 두는 것은 절대 안된다."
 
특히 홍 최고위원은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화살을 돌렸다. 국회의 대야관계에 주력해야할 원내대표가 일상 당무까지 깊이 관여해 당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게 홍 최고위원의 주장이었다.
 
"그래도 전화는 해줬어야 하지 않냐?"
 
홍 최고위원의 불만은 지난달 23일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청와대 안가 회동 직후부터 누적되어온 것으로 보인다. 홍 최고위원은 당·청 수뇌부가 개헌을 논의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올 때만 해도 "그럴 리 없다, 기사가 오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는데, 언론보도가 사실로 확인되자 "분당할 각오가 돼 있으면 개헌을 추진하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홍 최고위원은 10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청와대에서 자기들끼리 속닥인 건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면 다음날 아침에 그런 일 있었다고 전화는 해줬어야 하지 않냐?"며 "다른 최고위원들도 개헌이라는 중대사에 대한 대통령의 뜻을 알아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홍 최고위원은 "원희룡 사무총장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전화로 속닥거리고... 자기들끼리 속닥이면 다 되는 줄 안다"며 "내가 (그리 하면) 안된다는 걸 앞으로 보여주겠다"고 날을 세웠다.
 
익명의 최고위원은 "홍 최고위원이 서민대책특위를 맡았는데, 특위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국정에도 반영이 안되고, 지명직 최고위원 두 사람도 구제역 대책 담당(정운천), 과학비즈니스벨트 불만처리 담당(박성효)으로 전락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한 불만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운천 최고위원도 "홍준표 최고처럼 가끔 핏대를 올리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날 강명순 의원의 박근혜 비판 발언을 언급하며 개헌특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의견도 나왔다.
 
친박계의 서병수 최고위원은 "어제 모 여성의원의 발언은 개헌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단면을 보여준다"며 "개헌특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한 만큼 정치적 음모니 당파적 정략이니 하는 당 안팎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게끔 운영돼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태그:#홍준표, #서병수, #강명순, #정운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