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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갈래?"

 

주말의 데이트 생각으로 목요일을 마무리하던 지난달 27일 저녁, 같이 일하는 동료와 사무처장님이 나에게 물었다. 갈 거냐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일주일에 한번 보는 남자친구 얼굴을 떠올리며 바로 외친 말.

 

"안됩니다, 데이트해야 합니다."

 

약 48시간 지난 29일 토요일, 난 강화도 오마이스쿨 교육장 2층 컴퓨터실에서 블로그에 올릴 기사를 쓰고 있었다. 자진해서 왔기에 신나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렸다.

 

그동안의 사정은 간단하다. 오마이스쿨 강연신청서를 쓰고 있던 동료 어깨너머로 강사진을 확인한 순간, 아! <한겨레>의 고경태 기자가 강사로 온다는 것을 봤다. 그리고 깊숙한 마음의 소리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언제까지 비문과 오타로 점철된 용기없는 글쓰기 인생을 살테냐!'

 

그래서 난 강화도 오마이스쿨로 향했다.

 

오전, 고경태 기자의 강의에서 주제를 제대로 담는 제목달기에 대해 들었다. 입에 짝 붙는 짧은 제목은 혼을 빼놓는다. 게다가 나에게는 단어 한계, 그놈이 그놈인 표현, 허술한 문장력이 내 멱살을 잡고 엎어치기를 한다. 그래도 재미있다.

 

점심시간 직후, 이준호 기자의 기사작성의 10가지 오류에 대한 강의는 그동안 글쓰기에 대한 나의 타는 목마름을 해소해준다. 그저 굽신굽신. 사실 포켓몬스터 피카츄 인형만 가지면 세상 다 가진듯한 6살짜리 꼬마처럼 이 강의만 들으면 당장에라도 휘리릭 기사가 써질 기분이다. 용기 팍팍!

 

그리고 저녁시간 전까지 오도엽 선생의 쭉쭉 짚어 주시는 과제 첨삭지도는 가려운 곳을 살살, 하지만 정확히 긁어준다. 그러다 듣는 칭찬은 꽤 괜찮다. 쓰고 싶은 욕심이 든다.

 

마지막 날, 김은식 기자의 그동안의 에피소드가 녹아 있는 인터뷰기사 취재와 작성방법에 관한 강의. 인터뷰기사에 대한 관심이 높던터라 더 관심이 갔고 질문도 많았다. 한 사람에게 인터뷰 요청을 50회 이상 해봤다는 김은식 기자의 에피소드는 그가 왜 이름있는 인터뷰기자로서 활약하고 있는지 잘 보여줬다.

 

각 강의 내내 차례대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와! 오호! 옳지!" 쑥스럽지만 새로운 글쓰기에 재미를 느끼고 쓰고 싶어지고 용기가 생겼다. 너무 '업'되어 있는건가? 이 기분 참 좋다.

 

이 신나는 기분, 그냥 보낼 수 없다. 존경해 마지않는 <오마이뉴스> 메인에 올라간 기자께 하이쿠 하나 날리련다.

 

홍시여, 이 사실을 잊지 말게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척 떫었다는 걸

 

오마이스쿨-시민기자학교 소개

오마이스쿨은 오마이뉴스 교육 브랜드이다.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다양한 기사 작성과 기자수업 및 인문강좌를 열고 있다. 이 중 시민기자학교는 오마이뉴스가 강화도 폐교를 리모델링한 교육장에서 1박 2일 또는 2박 3일동안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2008년 1월부터 지금까지 총 15회 강좌를 실시하였다.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저널리즘의 쌍방향적교육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수업 이후 혼자서 기사작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목표이다. 지금까지 약 300여 명이 참가하였다.


태그:#오마이스쿨, #시민기자학교, #시민기자학교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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