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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안상수 대표 둘째아들의 로스쿨 편법입학 의혹에 대해 서울대가 강력 부인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형사고소 등 대대적인 역공에 들어갔다.

 

안 대표는 이 의원과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형사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최대한 빨리 법적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의 역공은 그야말로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을 태세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안 대표 아들의 로스쿨 합격상황을 상세하게 밝히며 의혹을 부인한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은 "이런 식의 '아니면 말고'식의 정치는 더 이상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책임을 묻기 위한) 모든 것을 검토할 것이고, 다시는 허위 주장을 통한 정치공세를 못하도록 아예 뿌리를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의원과 박 원내대표가 사과를 해도 상황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은 검찰에 가서 하면 될 것"이라며 안 대표의 강경한 의지를 전했다.

 

이 의원과 박 원내대표의 사과는 물론, 의원직 사퇴 등의 정치적 책임도 요구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칼끝은 의혹을 제기한 이 의원보다 박 원내대표에게 치우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의혹제기 배후에 박 원내대표가 있다는 심증을 굳혔다. 박 원내대표가 "이 의원의 제보는 정확하다"고 확인시켜준 사실은 이 의혹제기의 출발점이 박 원내대표라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박지원 "진검승부" 말했지만, '이석현과 거리두기'?

 

박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형사고소 방침에 대해 "그렇다면 진검승부를 해야지"라고 말해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의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이 의원의 의혹제기 과정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박 원내대표는 "오늘 이석현 의원은 나와 사전에 전혀 협의 없이 의원총회에서 안상수 대표 자제분 문제를 발언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나와 우리 당 소속 교육과학기술위원들도 얼마 전에 그런 제보를 받았다"며 "그래서 나는 '확인을 하라, (추가합격한 이들의 합격순번이) 1번(예비 합격자)과 7번 안상수 대표의 자제라고 하니 (추가합격 순번) 2, 3, 4, 5, 6번의 명단을 우선 확보해서 그 분들을 인터뷰 하면 (사건의 실체가) 나올 것이다'라고 하고 확인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의혹제기에 대해 자신이 '확실한 제보'라고 거들었다고 보도된 발언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오늘 이석현 의원이 그 발언(의혹제기)을 해서 나도 '확실한 제보를 받았다, 교과위원들을 통해 확인 중이니 곧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이야기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과 서울대의 반박이 있은 뒤인 오후 3시경 이 의원과 전화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된 거냐, 왜 협의 없이 그런 발언을 했느냐'고 했더니 (이 의원이) 상당히 자신에 찬 목소리로 '현재 자료를 확보하려고 협력을 구하고 있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 만약에 확인이 되면 문제가 없다'고 얘길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안 대표 아들 관련 의혹을 자신에게 알려준 제보자에 대해 "늘 그 분이 제보하면 사실로 입증이 됐었다"고 했지만 제보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제보 내용이 정확해서 확인을 한다는 것이지, 팩트(사실관계)가 정확하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 발 뺐다.

 

한나라당이 '의혹제기의 배후는 박지원'이라고 단정하고 있는 점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나한테 제보를 해 준 사람 그 분이 이석현 의원에게도 제보를 했는지는 모른다"며 "그러나 이 의원이 '서울법대 후배들이 그런 얘길 하더라'고 의원총회에서 얘길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게 제보 내용을 알린 것은 자신이 아닐 뿐 아니라 두 사람에게 제보한 사람이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말이다.

 

박 원내대표는 향후 대응에 대해 "이석현 의원이 발언을 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이 의원)자기가 확인작업 중이라고 하니, 그 진척상황에 따라 알아봐야 (대응할) 내용을 알겠다"고 말했다.

 

'헛방' 땐 민주당 의혹제기 신뢰도 추락, 박지원 위상 손상

 

 

한나라당과 서울대의 반박에 대해 이 의원의 재반박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의혹이 '헛방'에 그친다면, 이는 한나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7·18일 열릴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야당이 쏟아낼 각종 의혹들이 이번 '헛방'으로 인해 설득력이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이번에 이 의원의 제기한 내용을 살펴보면 안 대표 둘째 아들 로스쿨 입학전형의 시기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어긋나 있어 정치권에서 제기하기엔 허술한 점이 많았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 당직자도 이날 한나라당과 서울대의 반박이 나오기 전 이번 의혹제기를 접하고는 "이석현 의원이 너무 터무니없는 얘길했다"며 "안 대표가 자신이 병역 문제 받은 것 때문에 두 아들을 현역병으로 입대시킨 사람인데, 민주당이 이번에 제대로 헛방을 날렸다"고 평가했다. 

 

또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김태호 총리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최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까지 이끌어 내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박 원내대표의 위상이 이번 일로 크게 깎이고, 민주당의 원내 투쟁을 이끌고 있는 박 원내대표의 지도력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이 의원의 의혹제기가 사실로 드러나 입시비리 사건화될 경우, 전국민적 반발로 이어지고 더 이상 지도력을 유지하기 힘든 안 대표가 물러나야 할 상황이다.


태그:#안상수, #박지원, #로스쿨, #의혹제기, #이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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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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