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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주 한나라당 의원과 최영희 민주당 의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의약분업 시행 10년 평가와 발전 모색' 정책토론회가 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정책토론회서 주제발표로 나선 권용진 서울대의대 교수와 송기민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교수, 최상은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그간의 평가가 소비자 입장에서 다뤄지지 못했다는 점을 공감하며 '소비자 중심'의 의약분업 평가 관점에서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간의 평가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전문가 입장에서만 다뤄지고 있어 실제 소비자인 환자의 입장이 배제되는 문제가 있어 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토론회에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전달하는 시간이 주로 이어졌다.

 

권용진 서울의대 의료정책실 교수는 "보건의료인은 사회적 직업인으로서 환자를 위해 일해야 하고 행정부 공무원이나 정치인 모두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의약분업 10년 평가를 함에 있어 이해관계자 및 정책당국이 합의할 수 있는 최선의 가치는 소비자 관점에서 제도를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기민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교수는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해 관계자들 간의 이권다툼의 문제로 변질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의약분업 평가와 제도 개선에는 국민불편 감소와 최소화를 위한 노력, 기본적인 약에 대한 접근성 제고 및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상은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도 "평가의 관점은 소비자와 환자의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전문직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환자의 대리인으로서의 전문성 발휘해 양질의  의약품서비스를 적절한 비용으로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참가자들 모두 큰 틀에서 공감의 바탕을 마련했지만 이날 정책토론회는 '공감은 되지만 소비자는 찾아볼 수 없는' 반쪽 짜리 평가회로 전락됐다.

 

크게 약계와 의계, 그리고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날 평가회에서 당초 의약분업 시행 10년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서로를 헐뜯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대한의사협회 이혁 보험이사는 의약분업에 대해 '강제성'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고비용-저효율제도로 전락해 실패한 정책임을 강조했다.

 

이혁 이사는 "환자의 불편 증가, 건강보험재정 파탄, 국민의료비 증가, 줄어들지 않는 의약품 오남용, 의료시스템 왜곡 등 강제적 의약분업은 결국 도움이 되는 게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10년 전 의약분업을 강력히 주장했던 소비자연맹, 경실련, YMCA, 참여연대는 망가진 제도를 불러일으켰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송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도 지정토론 시간에서 "국민불편이 가중됐으며 시민단체인 경실련과 참여연대가 시민의 의견을 뺀 안건을 상정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공격했다.

 

평가회에 참석한 한 노인병원 의사도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석고대죄해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직능간의 싸움도 연이어 터져나왔다.

 

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는 특정직능의 이해를 위한 것으로 보여지며 꼭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일반의약품을 약국에서만 다루려는 것은 약사들이 이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이로 인해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이 위축된 것"이라고 약계를 자극했다.

 

의계쪽에서도 "국민의 80% 이상이 병원에서 약을 조제해주길 원한다"고 주장하며 "심야응급약국 등의 운영도 원할치 않아 국민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혁 보험이사도 2000년 3896억 원이던 조제료가 2009년 2조6051억 원으로 증가해 2009년까지 요양급여비로 추가 지출된 약국 조제료는 총 18조4324억 원이라고 지적하며 약제비가 845%로 폭증해 건보재정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비난했다.

 

이에 박인춘 대한약사회 이사는 "약사들이 20조를 낭비한 것이라고 말한다면 의사들은 대체 얼마나 증가한 것"이냐고 반문한 뒤 "약사 때문에 건보재정이 파탄났다고 하는 것은 억측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결국 직능간의 이해 관계만 따지는 토론회 였다"고 평가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약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의약분업, #정책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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