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낙하산' 사장들이 연말 시상식에서 보여준 '활약'이 화제다.
30일 밤 MBC 연기대상에 대상 시상자로 나온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씨는 품위 없는 언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그는 3분여 동안 시상식 분위기에 맞지 않는 발언을 쏟아냈는데, 방청석의 일본인과 중국인들을 향해 "잘 들으시지도 못하면서 화면만 계속 뚫어져라 쳐다 보시더라"는 '위험한' 말까지 했다.
이밖에도 김씨는 시상식에 참석한 연기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가 하면, 타사의 연기대상 결과를 예상하는 등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고현정씨와 진행자들을 당황케 했다.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인터넷에는 김재철씨의 언행을 비판하는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시청자들은 "김재철씨가 진정한 연기대상 감", "진상 연기의 지존", "저런 인물이 방송사 사장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MB특보 사장' KBS 김인규씨도 자사 시상식에 연일 얼굴을 내밀고 있다. 25일 열린 KBS 연예대상, 가요대상에 대상 시상자로 나온 김씨의 언행도 구설에 올랐다.
그는 함께 시상하러 나온 박미선씨가 자신이 출연하는 <해피투게더>를 보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한 뒤, 박씨의 옷차림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항상 사우나 의상만 보다가 이렇게 화려한 의상을 보니까 몰라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씨는 "너무 한참 보셔서 당황스럽네요, 너무 한참 보셨어요"라고 응수했다.
30일 가요 시상식에도 등장한 김인규씨는 KBS를 "확실한 공영방송"이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KBS의 정권 찬양, 80년대 '땡전뉴스'를 뺨친다
김재철, 김인규 두 사람의 처신을 보고 있으려니 MB정권 '낙하산 사장'들의 비애감마저 느껴진다. 시상식에 얼굴을 내밀어 위험한 농담이나 던지고 자화자찬이나 늘어놓고 있으면 공영방송 사장의 정통성과 권위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공영방송 사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고, 시청자들에게 공정한 보도와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큰 집에 불려가 쪼인트 까이고 매도 맞았다'는 김재철씨, MB 특보 출신의 김인규씨는 각각 MBC와 KBS를 망가뜨리고 공영방송을 정권에 갖다 바친 인물들이다.
두 사람이 MBC, KBS 사장으로 내려앉은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비판적인 시사교양프로그램들이 폐지되고, 정권에 밉보인 방송인들이 퇴출되었으며,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요구하는 내부 직원들은 걸핏하면 징계를 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판적인 보도는 급격하게 위축되었고 4대강 사업을 다룬 <추적60분> 등 프로그램은 '불방'의 진통을 겪어야 했다. 특히 KBS의 정권 찬양, 대통령 미화 행태는 80년대 '땡전뉴스'를 뺨친다.
공영방송을 이런 꼴로 만들어 놓고 시상식에 등장해 희희낙락하는 김재철씨, MB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면서 "확실한 공영방송"이라고 시청자를 우롱하는 김인규씨는 자신들이 얼마나 자격 없는 사장인지를 확인시켜 주었을 뿐이다.
김재철, 김인규씨를 향해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제 입이 아플 지경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에게 할 말은 이것밖에 없다. 이제 화면에까지 등장해 시청자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우롱하는 'MB 낙하산' 사장들이 해야 할 유일한 일은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