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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비 박근혜' 대선주자들이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이른 대선 행보는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로 비판에 나섰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31일 오후에 방송될 케이블TV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녹화를 하면서 박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서민정책, 일자리 창출, 4대강 사업 마무리, 남북문제 해결 등 해야 할 일이 태산처럼 많이 쌓여 있는데 지금 벌써 선거 분위기로 몰고 가면 나머지 일들을 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행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홍 최고위원은 30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표가 정부 여당이 총체적으로 어려운 시점에서 대선 출정식에 버금가는 그런 정책 브레인들을 가동시키는 것은 대통령 레임덕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정부여당을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회창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그런 모습은 옳지 않다"고도 했다. 2002년 대선을 2년여 앞둔 시기에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지만, 강력한 견제를 받아 결국 대선 실패로 이어진 것이 박 전 대표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29일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중심이 된 '함께내일로' 모임에 참석했다가 "대선이 조기 과열되면 국가적 리더십의 혼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도지사는 박 전 대표가 참여하는 국가미래연구원 발족을 의식한 듯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싱크탱크를 얘기하는데 당만큼 훌륭한 인재가 많이 모이는 곳이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박 전 대표의 대선 행보에 대해 '이르다'는 비판에는 '미래 권력'이 빨리 움직일수록 '현재 권력'의 힘은 빠질 수밖에 없고, 결국 이명박 정권의 성공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 이명박 정권이 성공하지 못하면 박 전 대표가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다 해도 당선을 보장할 수 없다는 논리다.

 

오세훈·정몽준 "대선에서 복지가 이슈되는 것 경계해야"

 

박 전 대표가 내세운 '한국형 복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30일 한나라당 출입기자들을 점심식사에 초청한 자리에서 "복지 논쟁은 좋지만 복지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또 "정치인들이 다들 복지를 얘기하는데 미래에 대한 비전과 복지를 균형 있게 해야 한다"며 "사람이 살아야 복지가 의미 있는 만큼 외교·안보·국방 등 모든 분야가 복지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28일 "박 전 대표가 공청회에서 선보인 사회보장기본법은 읽어보면 총론만 있고 각론이 없어서 어떻게 차별화됐는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면서 "그것보다는 다음 대선에서 마치 복지를 화두로 삼아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대선 주자가 복지를 선거 이슈로 삼는 것은 결코 여당 전체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 중에 다른 분야보다 약한 분야가 복지이고, 이것이 대선의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야당에 유리한 선거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는 조기 대선 레이스에 부담느껴, 발언 하나에도 조심"

 

'박근혜의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시각에 대해 친박 진영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언론과 정치권이 '대선용 싱크탱크'로 보고 있는 국가미래연구원은 박 전 대표에게 평소 학문적인 도움을 주던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일 뿐 '대선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긴 어렵다는 것.

 

친박계인 서병수 최고위원은 3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책이란 것이 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국가미래연구원의 연구 활동이 대선 정책으로 연결될 수도 있겠지만, 이 연구원을 본격적으로 대선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자꾸 언론에서 확대해석을 해서 크게 쓰고 하니까 정치권에서도 추측을 하고 비판도 하시는데 거기 다 대고 일일이 해명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느냐" 덧붙였다.

 

서 최고위원은 "박 대표는 자기로 인해 대선 레이스가 빨리 시작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지장을 줘서도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발언 하나하나에도 상당히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그:#박근혜, #이재오, #홍준표, #김문수,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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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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