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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21일 오후 1시, 산타들이 선물 자루를 들고 (주)주연테크 노동조합(안양7동)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선물을 받는 기쁨은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한 조합원은 활짝 웃으며 "30년 만에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어요"라며 "산타가 (선물을) 주니 더 좋아요"라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농성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안양일하는 청년회'에서 매년 하고 있는 '사랑의 몰래 산타'라는 행사에 자원한 산타들이다. 이들이 어린이들이 아닌 어른들을 찾아 나선 이유는 4개월째 복직 투장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다.

 

컴퓨터 조립업체인 주연테크 여성 노동자 2명(노조 지회장 곽은주, 부지회장 김영신)은 약 4개월 전 사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복직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해고된 이유는 몇 년 전 노조 활동으로 인해 휘말린 소송에서 집행유예를 받았기 때문이다. 

 

2008년,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회사는 공장을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직원 370명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했고 결국 10일 만에 202명을 희망퇴직시켰다고 한다.

 

이에 주연테크 노동조합은 공장 이전을 반대한다는 요구를 걸고 대표이사 면담을 진행했으나 회사는 본사 폐쇄와 재택근무 단행으로 노조에 맞섰다. 이때 노동자들이 본사 사무실을 5일 동안 점거하여 농성을 진행했다.

 

점거 농성을 위해 노동자들이 회사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관리직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 중 관리직 직원 9명이 노동자들이 점거를 한 이후, 노트북 등 회사 기물을 가지고 나가려 했고 노동자들은 이를 저지했다고 한다.

 

결국 9명은 그날 밤 11시까지 노동자들과 옥신각신 하며 회사에 남아 있었는데 이들이 노동자들을 감금, 공동폭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곽 지회장은 전한다. 당시 노동자들이 회사 기물 유출을 금지시킨 이유는 관리자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회사를 압박하는 강도가 떨어져 점거 농성 효과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재판 결과 곽 지회장과 김 부지회장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자 회사는 이들을 당연 퇴직 시켰다고 한다.

 

이들의 복직 투쟁은 회사 내부고발로 이어졌다. 지난 7일 오전 11시. 노조는 서울 서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연테크가 A/S 등으로 회수된 중고부품을 조립하여 납품, 판매하고 있고 이를 서울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선물을 받아든 곽은주 지회장은 "복직 투쟁하는데 외롭지 않게 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춥지 않게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빨리 복직해서 내년에는 승리대회를 열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태그:#주연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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