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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MBC D공개홀에서 Best of INPUT 행사가 열렸다. INPUT은 International Public Television의 약자로 공영방송 TV의 발전을 위한 세계 최대의 TV프로 시사회다. 매년 전 세계 유수의 도시 중 한 곳을 선정해 개최를 하는데 Best of INPUT은 올해 5월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렸던 INPUT의 한국판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현직 PD들이 우리나라에 소개하고픈 프로를 골라 상영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미니 시사회 성격을 갖는다. 단순 인기 위주의 프로보단 혁신적이며 논쟁이 일어날만한 프로그램들이 주로 상영된다. 이번 행사는 17일, 18일 양일 간 열렸으며 첫날인 17일엔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행사가 있었다.

 


이날 1000석 규모의 D공개홀은 학생들을 비롯하여 영상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로 붐볐다. PD들이 시사회를 직접 진행하며 관객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호응도 또한 높았다. 드라마 부문에선 <Goldfish>(일본)가 TV-specific 부문엔 <The Savage Eye>(아일랜드)와 <Conected>(이스라엘), 다큐멘터리 부문은 <The Stasi Files of Hans Kramer>(독일)와 <Rabbits a la Berlin>(독일) 이 각각 상영됐다. 이렇게 총 5 편의 작품들이 상영되었는데 모두 국내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포맷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Goldfish>는 이젠 한국 시장에선 찾아보기 힘든 완성도 높은 단막극 형식이었다. 단막극이라 하면 최근 <TV문학관>이 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지만 한국근현대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를 재방영하는 차원이기에 참신함은 떨어진다. <Goldfish>는 외딴 섬에 머물고 있는 유명 소설가와 그의 원고를 받으러 다니는 출판사 직원 사이의 감정 갈등을 통해 존재에 대한 물음과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를 내밀하게 다뤘다.

 

<The Savage Eye>는 드라마 요소에 시사와 개그 코드까지 겸비한 형식으로 일종의 페이크 다큐의 모양새였다. 다양한 장르의 결합과 동시에 실제 전문가들의 인터뷰까지 가미하여 아일랜드 사람들이 부동산에 열광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풍자했다. 이 프로의 진행을 맡은 조희진 PD는 "saturday night live라는 미국 프로그램이 있다. 시사와 개그의 결합은 해외에선 익숙한 형태인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선 게 사실이다. 이런 프로들이 한국에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후배들이 앞으로 콘텐츠를 만들 땐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다 유연한 환경이 되길 바란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Rabbits a la Berlin> 역시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베를린 장벽 근처에 서식했던 토끼의 시각으로 냉전시대의 독일을 다뤄 신선함을 주었다. 이 프로를 진행한 최승호PD는 '상징이 있는 다큐'라며 토끼가 주인공인 동시에 중의적인 상징을 갖는다며 관객들에게 퀴즈를 내기도 했다. 다큐를 단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제시하는 것 정도로 여기는 고정관념을 뒤집는 작품이었다. (관련 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YEHi4DE2uAY )

 

그동안 INPUT에서 양질의 프로그램 몇 편을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2011년의 INPUT을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것이다. 1978년 이탈리아 벨라지오에서 15명의 방송인들과 예술인들이 TV 매체의 발전과 공영성을 확대하자며 INPUT을 시작했다. 온통 북미인들과 유럽인들 일색인 틈에서 유일하게 동양인으로서 함께 의기투합했던 이가 백남준이었단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2011년은 바로 이 비디오 아트 거장의 5주기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도 내년에 열릴 INPUT은 뜻 깊다.

 

이번에 열린 Best Of INPUT은 그동안 해왔던 좋은 TV프로의 시사회란 점과 내년에 우리가 개최할 본무대를 위한 일종의 리허설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2011 서울 INPUT은 내년 5월 중 5일의 기간 동안 약 100여 편의 우수한 공영 프로그램이 상영될 예정이다. 준비 위원회는 한국 콘텐츠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며 완벽한 행사를 위한 의지를 보였다.


태그:#BEST OF INPUT, #MBC, #KBS, #단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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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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