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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3일로 9일째 울산1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가 지난 22일 저녁 총파업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의 핵심인 현대차 정규직노조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조업단축과 휴업결정을 철회하라"며 "정규직노조가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진보단체·보수단체, '현대자동차' 관련 동시 기자회견

 

앞서 금속노조는 당초 충북에서 열기로 한 정기대의원대회를 현대차비정규직노조의 요청에 따라 22일 저녁 울산에서 개최, 대의원 401명 중 303명(찬성율 75.3%)이 찬성해 총파업을 결의했다.

 

금속노조는 이에 따라 현대차 사측이 비정규직노조가 점거중인 1공장 농성장을 구사대나공권력으로 진압시 즉각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고, 현대차가 11월 30일까지 불법파견 교섭에 나오지 않을 경우 12월 초 1차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23일 전국 진보단체로 구성된 한국진보연대가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법원 판결 이행을 촉구하며 무기한 동조 농성에 돌입한 반면 친기업 및 보수단체로 구성된 '행복도시울산만들기 범시민협의회(행울협)'는 같은 시각 인근 현대차 4공장 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 대조를 보였다.

 

행울협은 지난 2007년 한미FTA 반대 및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총파업에 현대차정규직노조가 동참하는 것을 두고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 등에서 파업철회 촉구 기자회견 등을 가진 바 있다.

 

"현대차 법원 판결 이행하라" vs. "불법파업에 대해 엄정히 법 집행해야"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대표를 비롯한 부산민중연대, 울산진보연대 등 전국 진보단체 회원들은 23일 오전 11시 30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가 법원의 판결을 이행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교섭에 성실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힘이 있으면 법과 법원의 판결을 무시해도 되느냐"며 "힘없는 사람들만 지켜야 한다면 법이나 나라가 왜 존재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반면 같은 시각 행울협은 500m 떨어진 현대차 울산 4공장 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의) 공장점거가 지속될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현대차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수출차질과 대외신인도 하락 등으로 회사의 존립과 고용불안을 야기, 회복 중인 지역·국가경제가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법의 테두리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라"며 "정치, 노동, 시민사회단체는 개입을 중단하고, 사법당국은 불법파업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현대차의 슬기로운 대처를 아울러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논평을 내고 "행울협이 정말 울산시민을 대표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행울협의 기자회견을 보고 시민들은 '자기 자식들도 비정규직일텐데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행울협은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현대차를 두둔할 것이 아니라 법원의 판결대로 현대차가 비정규지회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다.

 

지난 2007년 한미FTA 반대 총파업 때 행울협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파업 철회를 요구하자 노조는 "행울협은 140개의 울산시민단체라는 가면을 쓰고 인간띠잇기 등 파업반대 집회를 열겠다고 하면서 현대차노조의 한·미 FTA  저지파업의 정당성을 훼손했다"며 검찰고소와 함께 1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당시 현대차정규직노조는 "행울협이 파업 반대 집회를 하며 울산시민들이 파업을 저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했으나 이는 거짓말"이라며 "참석자들에게 집회사실을 공지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견학을 시켜준다고 거짓말까지 한, 조작된 집회를 열었다"고 주장했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 울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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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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