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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상임대표로 선출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상임대표로 선출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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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원로대표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부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대철 전 통합민주당 대표, 임채정 전 국회의장).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원로대표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부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대철 전 통합민주당 대표, 임채정 전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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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대접받고 평화가 지켜지는 나라!"

민주주의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모였다. 국가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가 대포폰을 통해 민간인 사찰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현실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나이 먹은 정치인들이 또 나서?" 비난이 일겠지만, 감수할 작정이다.

왜냐고? 민주주의 시계가 너무 심하게 꺼꾸로 돌아가고 있는 탓이다.  5·18광주항쟁, 6·10민주항쟁을 함께 한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의 동지, 원로정치인들이 한데 뭉쳤다. 민주진보진영이 정파주의를 넘어 야권연대로 대동단결하자는 것이다.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민란운동이 아래로부터의 야권연대 운동이라면, 위로부터의 야권연대 운동이 새로 출범하는 셈이다. 바로 민주·평화·복지포럼이다.

민주·평화·복지포럼은 2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빌딩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사람이 대접받고 평화가 지켜지는 나라"를 만드는 데 원로정치인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 범야권 원로들 "MB정부의 폭정, 침묵 깨고 할말 하겠다"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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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민주평화복지의 나라냐, 아니면 좌절이냐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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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원로대표 인사를 통해 "오늘의 상황을 현역 정치인들에게만 맡기고 그저 지켜만 보기에는 너무나 엄중하다"며 "온 국민이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와 민생, 복지의 성과와 가치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어 김 전 의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세운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토대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절대 허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명박 정권은 불과 2년6개월 만에 다 뒤집고 있다"며 "우리가 얼마나 낭만적인 생각을 했던 것인가,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의 토대가 이토록 허약한 것인가, 하는 생각 속에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후퇴를 우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그는 도탄에 빠진 민주주의와 남북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은 특정 정당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의장은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후퇴는 민주당이나 어느 정당 혼자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국민들이 모두 나서 이명박 정권이 벌이는 반역사적 진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막는 데 다 같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의장은 "2012년은 이 나라가 민주평화복지의 나라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좌절하느냐를 결정하는 총선과 대선이 예정돼 있다"며 "우리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우리 역사와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가는 데 사심 없이 바치겠다"고 역설했다. 

이날 이 포럼의 상임대표로 선출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나이 먹은 정치인들이 왜 다시 나서느냐는 질책이 있을 줄 알지만 또 다시 나서는 까닭은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나 정파주의에 개의치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대표는 또 "민주·평화·복지 포럼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원로 선배들이 지난날의 조그만 차이를 극복하고 우리 공동체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나서는 걸 보면서 바로 이것이다라고 생각했다"면서 "호혜와 관용이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함세웅 신부는 "교도관들이 다른 사람 돈은 다 받아도 사기꾼 돈은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그 이유는 사기꾼은 계속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빗대 비판했다.

함 신부는 또 "이런 현실을 부른 건 우리 국민 모두의 탓"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우리 시대의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번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 때는 정직하고 정의로운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인물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손학규 대표 "청와대 대포폰은 한국판 워터게이트"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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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우리는 한때 민주주의는 다 돼서 더 이상 민주 대 반민주 구도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다시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2010년에 1960년대, 70년대나 경험했던 권력기관이 다시 살아 펄펄 뛰리라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심지어 최근엔 "국가기관인 총리실이 민간인을 사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청와대는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직접 대포폰까지 지급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서 야당이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특감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을 넘어 무시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국회의원을 오직 귀찮은 존재로 여기며 어떻게 하면 무력화할 것인가 하는 궁리만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또 "미국 닉슨 대통령이 도청 때문에 물러난 게 아니라 계속 은폐하고 거짓말하다가 결국 물러나게 됐다"며 "한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인 대포폰 민간인 사찰 사건은 이명박 정부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교훈을 얻어야 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대포폰 민간인 사찰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무시한다고 해서 우리가 물러나서는 안 된다"며 "끈질지게 물고 늘어져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손 대표는 "앞으로 민주당이 야권연대 연합에 앞장서겠다"며 "선배(원로)들이 야권연대의 울타리와 지붕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이날 창립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이명박 정권 아래 인권과 언론자유, 그리고 민주주의 제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이 권력을 사사로이 농단해도,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에 관여해도, 검경의 사정과 공권력 행사가 정도를 넘어서도, 권력자는 공정한 사회를 외치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들은 "노동·교육·의료·유통·농업·언론 등 전 분야에서 무제한 시장경쟁논리에 따라 승자를 위한 재편성을 강제하고 있다"며 "그것도 모자라 부자감세의 특혜까지 베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들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이명박 정권은 지나친 실적주의와 토건재벌의 이윤극대화를 위해 생태계 파괴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 아래서 우리 국토가 되돌이킬 수 없이 파괴당하고 국민의 귀중한 혈세가 낭비되거나 횡류 당할 것을 걱정한다"고 밝혔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이들은 "이명박 정권은 남북관계를 전면중단 상태에 빠뜨렸고 안보도 위험에 빠뜨렸다"며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은 궁지에 몰린 김정일 정권을 과도한 중국의존상태로 몰아넣어 북한을 우리 역사로부터 떼어내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이날 ▲ 참여와 연대를 통해 살아 있는 민주주의 실현 ▲ 6·15와 10·4 정상선언에 기초한 남북 평화공존과 호혜번영 추구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번영 추구 ▲ 국제금융자본의 거래에 따른 세제 도입 ▲ 고용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하며 보육, 교육, 의료, 주택의 공공성 향상 ▲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편적 복지정책 등 8대 의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임동원 전 장관 "6·25의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창립대회 이후에는 임동원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전직 통일부 장관인 임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우리 민족문제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주도하여 평화적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올바른 통일철학과 확고한 통일의지를 갖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임 이사장은 "남북경제협력을 활성화하고 경제공동체를 형성 발전시켜 상호의존도를 높이고 민족경제의 통일적이며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며 "유럽이 경제공동체EEC를 구성해 국가연합 EU를 이룩하고 유럽통일을 지향하는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이사장은 또 "우리는 6·25의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손자는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고 갈파한 바 있듯이 전쟁을 억제하여 평화를 지킬 뿐만 아니라 안보위협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평화를 만들어나갈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포럼에는 권노갑 전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을 비롯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상현 전 민추협 공동의장 권한대행, 김원기 전 국회의장, 신상우 전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창복 민주통합시민행동 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임채정 전 국회의장, 정대철 전 통합민주당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11명의 원로정치인들이 최초 발의자로 참가했으며,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구중서 한국작가회의 회장,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안병찬 언론인권연대 이사장, 김용태 민예총 이사장 등 100여명의 원로정치인들이 참석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한명숙 전 총리와 정대철 전 통합민주당 대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범야권 원로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 포럼' 창립대회에서 한명숙 전 총리와 정대철 전 통합민주당 대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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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민주평화복지포럼, #이부영, #임동원, #권노갑, #김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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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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