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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1일 오후 3시부터 울산 북구 명촌 근린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차 비정규직 폭력 등에 총력 대응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1일 오후 3시부터 울산 북구 명촌 근린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차 비정규직 폭력 등에 총력 대응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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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가 노동자의 도시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연일 전국 노동자들과 진보정당 대표, 당직자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 20일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으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진보진영의 요구는 분노로 바뀌고 있다.

21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당 대표를 비롯한 전체 의원, 지도부 등 2000여 명의 당원이 총력 결의대회를 갖고 거리행진을 했으며, 민주노총은 지도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자동차 사태가 전 노동계의 문제임을 밝혔다.

특히 야권은 이날 현대차 비정규직에 가해진 폭력 등에 대해 국회에서 '야 4당 의원 합동총회'를 개최할 것을 합의해 조만간 의원 총회가 열릴 전망이다.

민주노총 "울산을 넘어 전국적 투쟁으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등은 21일 오전 10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이 제 몸에 불을 지른 순간 우리는 참담한 울분과 절망 앞에 말을 잃었다"며 "교섭하자는 요구가 가혹한 발길질로 되돌아오는 정녕 이런 세상이란 말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더 이상 어떠한 참사도 없어야 한다"며 "파업농성에 대한 폭력침탈을 즉각 중단하고 공장에 배치된 용역과 구사대는 모두 철수하고, 침낭과 식품 등 농성현장에 대한 인도적 물품지원을 가로막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현대차는 대화노력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하며 그것만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자세이자 양심"이라며 "만일 이를 거부한다면 전국적 차원의 대규모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탄압이 계속된다면 전국에서 수만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현대차공장으로 집결할 것"이라며 "울산을 넘어 전국적·전국민적 투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숨가쁘게 상황이 전개 되고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의 "2년 이상 일한 현대차 하청노동자들의 정규직 인정" 판결 이후 노동계와 진보진영의 이목이 울산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는 비정규직 문제가 비단 이곳 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법, 고법 판결 - 15일 현대차의 하청업체 폐업 강행 - 이에 따른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항의 - 폭행·연행 - 현대차 울산공장 점거 농성 등 숨가쁘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20일 민주노총이 결의대회를 여는 도중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이 분신을 시도하면서 노동계의 집결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 시도가 있었던 다음날인 21일, 현대차 울산공장 안에서는 500여 명의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1공장 점거 농성을 이어갔고 담벼락을 사이에 둔 공장 밖에서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집회와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민주노총은 분신 시도가 있었던 그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를 필두로 단호한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이 자리에는 현재 대의원을 중심으로 1공장 점거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현대차 정규직 노조의 이경훈 지부장도 참석했다.

민주노총이 21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비정규직 조합원의 분신에 따른 대책을 발표한 후 현대차의 폭력을 규탄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21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비정규직 조합원의 분신에 따른 대책을 발표한 후 현대차의 폭력을 규탄하고 있다
ⓒ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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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구미 KEC공장 김준일 지부장의 분신에 이어 또 비정규직 동지가 분신했다"며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의 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시민사회세력과 힘을 합쳐 만들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사회적 연대를 강조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금 노동자들이 추위에 떨며 고통을 겪는 원인은 현대 자본 때문"이라며 "24일 이곳에서 금속노조의 동력을 최대로 모아 집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현대차노조위원장으로 있던 지난 2006년 민주노총의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현대차노조 동참을 이끌기도 했다.

이경훈 현대차정규직노조 지부장은 "지금 비정규직노조가 하고 있는 공장점거 농성에서 회사로부터 공장 침탈을 엄호할 수 있는 것은 정규직노조 뿐"이라며 "지금 비정규직노조의 힘과 투쟁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1일, 민주노동당 지도부, 당원들 울산에 총 집결 

민주노동당이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를 돕기 위해 21일 울산에 집결했다. 이정희 대표를 비롯해 장원섭 사무총장, 권영길 원내대표, 강기갑 의원, 홍희덕 의원, 곽정숙 의원, 김성진 최고위원, 우위영 최고위원, 이영순 최고위원 등 당지도부가 다 모였다. 울산시당 당원과 전국 시·도당위원회 소속 당원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21일 오후 3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3km 가량 떨어진 북구 명촌의 근린공원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회사측의 폭력을 규탄하는 '민주노동당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곳은 현대차 관련 노동자들이 대거 거주하는 곳이다.

결의대회서 이정희 대표는 "(분신을 시도한) 황 조합원이 하신 말씀은 '노동자는 하나다'  '연대해서 반드시 이기자'라는 하나였다"며 "노동자는 하나다고 크게 외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노동자는 하나다'는 이 외침에서 이곳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만의 싸움이 아닌 것이 분명히 나타난다"며 "이 싸움은 어느 한 사람의, 어느 특정한 공장의 몇 명만의 싸움으로 벌어진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20대, 30대의 젊은이들이 오직 비정규직의 문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번에 한번 바꿔보자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나선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이번에야 말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나가 되어서 함께 서고, 그 옆을 국민들이 지키고, 그리고 그 사이를 바로 우리 민주노동당이 이어가면서 반드시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결의대회를 마친 후 3km 건너에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거리행진 후에는 집회 중인 현대차비정규직노조와 시민사회단체, 진보신당 당원 등과 결합해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한편 현대차 비정규직에 가해진 폭력 등에 대한 야4당의 진상조사단 활동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21일 오후 1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당 홍영표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김주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등은 회의를 진행, 노동실무회의를 구성했다.

이정희 대표는 회의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빠르게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야 4당 노동실무회동'을 제안했고, 이어 오후에 열린 노동실무회동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에 관한 야4당 의원 합동총회를 개최할 것'을 안건으로 제기해 참석자들이 모두 합의, 조만간 의원 총회가 열릴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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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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