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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 자선냄비, 김장, 나눔. 연말이면 자연스레 이런 단어들을 마주하게 된다. 연민의 감정을 자아내는 단어들이 우리 머릿속에 박혀있다. 아마도 오랜 기간동안 정치적 이해를 떠나 따뜻한 마음을 나누려는 사람들의 실천 덕분일게다.

 

한국인에겐 너무도 당연한 문화적 문법이지만 전지구적으로 보면 서구사회에서 이런 류의 행사가 있다는 소식은 들어 본적이 없다. 이것은 분명 한국사회 식문화와 공동체성, '정'이 많은 문화가 만들어낸 특이성이다. 오늘도 다소 삭막한 도심 한복판에서 그 따뜻한 마음의 특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김치'를 전달하는 따뜻한 행사가 있었다. 지난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삼각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관내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김장 담가주기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생활이 어렵거나 가사 일손이 부족해 김장을 못하고 있는 저소득 독거노인, 한부모 가족, 소년소녀가장들에게 김장김치를 전달하여 이들이 이웃의 훈훈한 정을 느끼며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강북구 새마을부녀회(회장 최정자)에서 마련한 것이다.

 

행사에는 강북구 새마을부녀회원 및 지도자협의회원 200여 명이 참석, 이틀 동안 4,000여포기의 김치를 담궜다. 만들어진 김장김치는 강북구 관내 13개동 주민센터에서 선정한 저소득가정 1,500세대와 화해의 집 쉼자리, 띠앗자리 쉼터 등 여성보호시설 2곳에 고루 전해질 예정이다.  

 

강북구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올해는 배추, 무, 마늘 등 재료가격이 많이 올라 준비에 어려움이 많지만 김치를 전달받고 기뻐하실 분들을 생각하며 어느 때보다 더 정성껏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북구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사랑의 김장 담가주기 행사'는 저소득 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주민들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주민화합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취재를 마쳤는데, 마침 점심식사 시간이었다. 부녀회 분들이 고무장갑을 벗고, 시린 손을 녹이느라 따뜻한 미역국 그릇에 손을 모은다. 새벽 6시부터 일을 한터라 손이 굳어 펴질질 않는단다. 고용된 사람들이라면 불만도 이만 저만이 아니었겠지만, 그저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는 뿌듯함으로 나와서 봉사하는 사람들이니 불평도 없다.
 
오히려 기쁨으로 충만하다. 여기저기서 추위를 녹이기 위해 막걸리도 돌리고, 우스갯소리와 웃음소리가 커간다. 겉절리 김치로 지역민들이 함께 밥을 나눈다. 어느새 200 여명이 함께 밥을 먹는 밥상공동체가 만들어 졌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하면 이런 것을 느끼고 싶어하지 않을까? 새마을부녀회가 아니면 어떤가? 내년에는 나도 함께 한 손 거들며 참여하고 싶어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수동 마을신문 www.welife.org 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사랑의 김장 담가주기 행사, #강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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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에 살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작고 소소한 일들, '밝은누리'가 움틀 수 있도록 생명평화를 묵묵히 이루는 이들의 값진 삶을 기사로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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