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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일 "개헌 문제에 정부가 직접 관여하거나 주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G20 서울정상회의 관련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개헌 이슈가 부각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했다.

 

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일하게 국내 정치와 관련된 질문이었는데,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은) G20 사항이니 헌법 개정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외신기자들은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며 답을 피하려다가 결국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우리나라의 소위 좋지 않은 지역감정을 없애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좋은 것도 지역에 따라 찬성하고 반대한다. 어떤 나쁜 것도 찬성과 반대하는 곳이 있다. 지역적 감정이 잔존하고 있다. 이 원인은 정치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일자리 얻어서 열심히 하려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그런 감정이 없다. 정치적 감정이 지역감정을 유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어떤 중요한 국가사업도 정치(권)에서 반대하면 그에 따라서 지역이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이 좌초된 상황을 빗대는 말로 보이지만, 세종시 문제는 이와 상황이 달랐다. 충청권 여론은 압도적으로 정부 수정안을 반대했고, 국회도 이 같은 민의를 받들어 정부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국회 표결 당시 한나라당에서만 정부안에 반대하는 의원이 50명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영일·포항라인 등 영남인사들의 권력 독식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통령은 엉뚱하게도 지역감정의 책임을 정치권에 뒤집어씌운 셈이다. 

 

이 대통령은 "국가가 진정 화합하고 발전하기 위해선 선거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하겠다, 안 하겠다는 것보다는 국민과 여야가 이해를 갖고 해야 한다. 국회가 중심을 갖고 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의 당초 목적을 의식한 듯 "제가 밖에 대답을 안 하려고 했지만, 존중하는 의미에서 답했다"며 "오늘 이 문제는 언론에서 너무 크게 다루지 말고 G20을 다뤄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출입기자가 "아울러 검찰이 일부 대기업과 민간인 사찰 등 여러 갈래 수사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도 밝혀달라"고 질문했지만,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대통령의 기타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한미FTA : 한미FTA는 이미 3년 전에 합의한 바 있다. 3년이 지나면서 한미FTA는 세계경제에 자유무역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한미FTA는 양국에 산업별로는 차이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일자리가 더 창출되는 것이다. GDP 성장에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창출해 내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양국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한미 양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주는 영향도 매우 긍정적이다. 가능하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오바마 대통령과 어제 통화하면서 논의했다. 두 사람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미 합의된 내용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복잡할 것이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 대북 관계 : 북한 체제가 국제사회에 참여하게 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미 북한에 중국과 같은 모델을 갖고 참여할 것과 국제사회에 개방할 것 등 조건을 맞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적으로 그것은 북한 사회, 북한 당국에 달려 있는 문제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 세계 테러집단에 대해 예측하면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특히 북한 문제는 미국이나 중국이 경고하고 있지만 북한 스스로 국제사회의 세계 모든 정상이 모여 세계 경제문제를 다루는 모임에서 그런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G20 서울회의 전망 : 경주에서는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상업 비행기를 이용했기 때문에 공항을 폐쇄하면 됐지만, 이번에 오는 정상들은 자기 비행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막기 힘들다. 많은 정상들이 G20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적극 지지를 보내오고 있다. 서울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세계 경제 위기 때 G20이 효력을 발휘했다가 경제가 나아지니까 다툰다는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 세계 모든 정상이 지구상에서 제일 중요한 경제 이슈를 다룰 수 있는 건 G20밖에 없다. G7을 비롯해 신흥국가, 인도, 중국, 브라질도 다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위기를 벗어나 회복하고 성장하기 위해 뭔가 합의해야 한다는 정상 간 공통 인식이 있다. 경주회의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정상 간 합의를 이룰 수 있다.

 

IMF 개혁 문제도, IMF에서 돈을 끌어 쓰면 망하는 나라가 아닌가라는 나쁜 인식이 있다. 이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IMF에서 돈을 빌려주는 형식을 바꿔야 한다. 동시에 움직인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리먼 브라더스 하나 때문이었는데 세계 모든 나라가 어려워졌다. 정상회의에서 IMF 문제 등 모든 것을 자유롭게 토론할 것이다. 또 중요한 문제는 계속 다음에 토의할 수 있도록 세계가 힘을 합치도록 하는 좋은 분위기를 서울회의에서 만들 것이다.

 


태그:#이명박, #G20정상회의,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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