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헌에 "신라시대 왕들의 휴향지"라고 기록될만큼 아름다움 풍광을 자랑하는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이 명승지정 예고된 상황에서 관할 동구청의 토목공사 추진으로 유보·심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울산대왕암 명승지정 토목공사 때문에 무산되나?) 동구청이 공문을 통해 명승지정 심의를 막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15일부터 한달간 이곳을 지정예고 한 뒤  명승으로 지정할 예정이었으나 동구청과 지역 일부 상인 및 지주들의 반대로 유보돼 문화재청이 명승지정 심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와함께 울산 동구청이 최근 "2억 3000만 원을 들여 대왕암공원 내 연수원부지와 해안가에 고래시설 설치를 위한 타당성용역을 11월 내에 추진하겠다"고 밝혀 환경단체와 주민회 등이 용역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남들은 부러워 하는 명승 지정을 왜?

 

문화재청 관계자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울산 동구청이 지난 8월 19일 공문을 통해 대왕암공원의 명승지정 안건 상정을 보류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왔다"고 확인했다.

 

그는 이어 "명승 지정은 관리 단체(관할 지자체)가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동구청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며 "지역민들 간의 갈등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명승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은 8월 2일 통화에서는 "심의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전반적으로 검토중"이라고 했는데, 이마저 무산된 셈이다. 

 

특히 이같이 동구청이 문화재청에 명승지정 상정 보류 공문을 보낸 8월 19일, 1000억 원대의 예산을 들여 이곳 바다를 돌고래를 가두어 두고 육지 체험장과의 사이에 수중통로를 만들어 돌고래가 드나들도록 하는 등의 토목공사 강행을 하고 있는 정천석 동구청장이 울산 MBC 주최 토론회에서 "(대암암공원 내) 연수원을 제외하고는 명승 지정에 찬성한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회, 진보정당 등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천석 동구청장이 앞에서는 명승 지정을 찬성하고 뒤로는 반대했다"며 "이는 그날 토론회 참석 패널들과 시청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동구주민회, 울산생명의 숲, 울산시민연대, 울산환경운동연합,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2일 오전 11시 울산동구 대왕암공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왕암공원 바닷가의 토목공사 용역철회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울산 동구청이 2억 3천만 원을 들여 대왕암공원 내 연수원부지와 해안가에 토목공사를 위한 타당성용역을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일반적으로 타당성 용역은 사업집행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인데, 시민의 찬반대립을 이유로 문화재청에 안건보류를 주장한 동구청이 명승지정에는 반대하고 토목공사 용역을 강행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동구주민회 등은 "놀랍게도 동구청이 보류를 요구한 공문을 보낸 지난 8월 19일은 정천석 동구청장이 방송 토론회에서 명승 지정에 찬성한다고 밝힌 날"이라며 "동구청은 토목공사 용역을 중단하고 동구 주민들과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구의회의 의견부터 들어야 하며 명승지정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구청은 안건상정 보류 요구 공문에서 '찬반 대립으로 심각한 갈등이 조성되어 심의 후 명승지정이 되든 안되든 그 결과에 따라서 찬성측 반대측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되므로 상호설득과 타협과정에 필요한 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동구청은 이후 공청회나 토론회도 개최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구청이 한 것이라곤 토목공사 용역을 주려는 추진계획 뿐"이라며 "결국 문화재청에 공문을 보낸 것은 보류를 위한 구실이지 행정기관으로서 어떤 책임있는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동구주민회 등은 그러면서 "대왕암공원이 국가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되어 부산 태종대처럼 전국적인 관광지로 발전될 수 있도록 명승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왕암공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