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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급작스런 검찰의 천신일 수사는 더 큰 정권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란 얘기가 있다, 알고 있냐"며 "천신일 회장은 깃털이고 김윤옥 여사 등 몸통은 따로 있다고 한다"고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촉구를 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급작스런 검찰의 천신일 수사는 더 큰 정권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란 얘기가 있다, 알고 있냐"며 "천신일 회장은 깃털이고 김윤옥 여사 등 몸통은 따로 있다고 한다"고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촉구를 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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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 의혹이 재점화됐다. 몸통으로는 '청와대의 안주인'이 지목됐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1일 대정부 질문에서 "김윤옥 여사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와 관련해 1천 달러 짜리 수표 묶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도 남상태 사장의 연임 로비에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가 연관돼 있단 의혹이 제기된 적 있지만 김씨가 구체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소설같은 이야기"라면서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당초 남상태 사장 연임로비 의혹은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 처남 고 김재정씨, 이재오 특임장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이 연루된 '초대형 권력형 게이트'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검찰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임천공업 불법 금품 수수 의혹 수사에 집중하면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 의혹은 유야무야 묻히고 있는 상황이다.

강 의원은 이날 이를 언급하며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 회장을 '희생양' 삼아 '몸통' 영부인 김윤옥씨와 연결된 대우조선해양 연임로비 사건을 무마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꼬집고 나섰다.

"김윤옥·MB처남, 1천 달러 아멕스 수표묶음 받았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에 대해 질의를 하고 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에 대해 질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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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급작스런 검찰의 천신일 수사는 더 큰 정권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란 얘기가 있다, 알고 있느냐"며 "천신일 회장은 깃털이고 김윤옥 여사 등 몸통은 따로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처음 들어봤다"며 "(천신일 수사는) 어떠한 정치적 거래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 처남 김재정씨, 정동기 전 민정수석, 민유성 산업금융지주 회장 등이 연결된 관계도를 보여주면서 이 장관을 압박했다.

그는 "고 김재정씨의 처를 통해 천 회장 등과 연을 맺게 된 남상태 사장의 처가 김윤옥 여사의 둘째 언니 남편인 황태섭씨의 주선으로 2009년 2월 초 김윤옥 여사를 청와대에서 만나 연임 청탁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윤옥 여사는 정동기 민정수석에게 남상태 사장 연임을 챙기라고 지시했고 민유성 산업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그 뜻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강 의원은 "이런 로비 과정에서 1천 달러짜리 아멕스 수표 묶음의 거액의 사례금이 김윤옥 여사와 황태섭씨에게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그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들어본 적도 없다"며 강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강 의원이 지난 10월 19일 산업은행 국정감사 당시 민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정동기 전 민정수석과 만남을 인정했다고 지적했을 때도 이 장관은 "민정수석은 국정 전체를 아우르는 만큼 산업은행장을 두어 번 만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건으로 만났단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귀남 "단순 루머 갖고 검찰 수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강 의원은 "산업은행 주변과 청와대 주변, 검찰 주변에서 다 나온 얘기인데 이 주장이 진실인지 가짜인지 확인할 수 있지 않나"며 내사를 종용하자, 이 장관은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강 의원은 "국회의원이 책임을 지고 발언하고 있다"며 "정동기 전 수석과 민 회장이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고 김재정씨의 처가 남상태 회장과 어떤 통화를 했는지 등만 확인하면 될 문제"라고 이 장관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이 장관은 "단순한 루머에 대해선 검찰은 수사하지 않는다"며 "관련 근거자료를 주시면 그 근거를 보고 검토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검찰이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월 15일 압수수색 영장까지 작성했다가 폐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강 의원은 "검찰이 6월 남상태 사장 관련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려다 외압에 의해 포기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본 의원은 지난 7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 수사를 무마한 세력이 있다고 브리핑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와 함께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귀남 법무장관, 이재오 특임장관 측근인 오아무개씨 등이 망라된 관계도를 제시하며, 직설적으로 이 장관을 '남상태 수사 무마 세력'으로 꼽았다.

강 의원은 "장관이 천신일 회장의 도움으로 장관이 됐단 얘기가 있다"며 "노환균 지검장도 고대 선후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억울할 수도 있는데 조사하겠나"라며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도 종용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범죄 혐의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조사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감히 영부인을"... 청와대·한나라당 융단 폭격

'대통령 부인'의 금품 수수 주장이 정면으로 거론되자 청와대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 의원에게 융단 폭격을 가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참 소설 같은 얘기를 했다"며 "만약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구속됐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의원이 면책특권이 있다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함부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강 의원의 주장에는) 여러가지 사람관계가 등장하고 고리가 나오는데 단 한가지의 사실 관계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강 의원의 폭로가 자신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청목회 수사에 대한 물타기용이라고 맞불을 놨다. 안 대변인은 "강 의원이 제기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강 의원에 대한 설이 많은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 물타기를 하려고 했다면 타당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면책특권의 벽 뒤에 숨지 말고 국회 회의실이 아닌 곳에서 말하라"며 "그렇게 하면 합당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정부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도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은 "강 의원이 검찰·법무부까지 끌어들여서 막가파 질의를 했다"며 "본회의장에서 영부인까지 거론하는 무책임한 발언 거론된 전례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울러 "시중의 정보에 따르면 강 의원은 청목회 후원금 수령으로 수사대상으로 거명되고 있는데 (이번 대정부 질문이)청목회 수사와 관련해 '정치 희생양'이라는 명분축적용일지 모르겠다"고 깎아내렸다.

김성동 한나라당 의원도 "전국에 생중계되고 있는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비겁하게도 반론제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영부인 실명까지 거론했다"며 "본인이 작성한 도표를 근거라고 우기면서 대우조선해양 연임로비 의혹을 얘기한 것은 도를 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강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지고 하는 말'이라고 했다"며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국민들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태그:#천신일, #대우조선해양 연임로비, #김윤옥, #강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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