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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곤파스'가 휩쓸고 간 상처로 인해 비록 태안 생태탐방로 걷기는 무위로 돌아갔지만 짧지만 유쾌한 강연회를 통해 태안 생태탐방로의 미래를 봤다.

 

'2010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충남 태안군과 태안문화원, 태안기획이 공동으로 기획한 '명사와 함께 하는 명사여행'이 어느덧 여섯 번째를 맞아 명사로 서명숙 제주올레길 이사장을 초청해 태안여행을 가졌다.

 

예보와는 달리 매우 화창한 전형적인 가을날씨 속에서 진행된 16일 여행에는 마흔세명의 참가자들이 이른 아침 서울에서 내려와 태안에서 합류했다. 어린아이부터 고령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가슴 설레며 태안여행을 기다려 온 참가자들은 기대감에 들떠 있어 그런지 출발하기 전부터 여행코스에 대해 묻고 행사의 취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는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제주도의 랜드마크를 한층 더 반석 위에 올려놓은 제주올레길의 개척자 서명숙 이사장과 함께 하는 여행이어서 그런지 참가자들은 서 이사장이 집필한 책을 들고 사인을 받으며 벌써부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처음 행사를 준비하면서 세웠던 계획과는 달리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서 이사장과의 생태탐방로 걷기가 무산되면서 조금은 실망감을 표하는 참가자들도 몇몇 눈에 띄었지만 함께 여행을 하면서 이같은 실망감은 점점 사라지고 어느덧 새로운 코스에 빠져들었다.

 

집결지인 태안읍을 떠나 첫 번째 코스로 123만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태안군민들의 감사하는 마음이 2.73km의 대규모 방조제에 담겨져 있는 '희망벽화'에 도착하자 참가자들은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태안의 기적'을 함께 기뻐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서 이사장과 함께 희망벽화에 손도장을 찍으며 너도나도 기념촬영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동안 궁금했던 점에 대해서 질의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참가자들과 사진촬영도 하고 봇물처럼 밀려드는 사인에 계속해서 이어지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서 이사장은 번거롭기도 했겠지만 여행 내내 웃는 얼굴로 대하는 모습은 여장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왜 우리나라 관광지 간판은 클까' 쓴소리

 

희망벽화를 떠나 도착한 국내 최대의 해안사구인 신구사구. 여행 내내 웃는 얼굴이었던 서 이사장의 낯빛이 일순간에 변하더니 쓴소리가 이어졌다.

 

"왜 우리나라 모든 관광지에는 간판이 이리도 큰지... 이곳도 마찬가지네요. 들어서자 마자 사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이렇게 큰 안내간판이 서 있으니 막혀있는 느낌이네요"

 

모두가 공감하는 말이었다. 대부분의 관광지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함께 동행했던 문화관광해설사의 신두사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신두사구의 생태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가끔 참가자들에게 물으며 신두사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고, 설명 후에는 신두사구에서, 그리고 인근의 신두리 해수욕장에서 추억을 담았다.

 

신두사구 여행에 이어 태안의 특산물인 꽃게탕으로 점심을 먹고, 1만3천여종의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천리포수목원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잠시 동안이지만 서 이사장의 강연회가 열렸다. 그리고, 강연회를 통해 태안 생태탐방로의 미래와 지역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생태탐방로, 인위적·상업적 이용은 안돼

 

20여분 동안 진행된 강연회에서 서 이사장은 "지역의 축제가 예산사용, 보여주기, 돈벌려는 축제로 가고 있는데 이제는 관광객들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전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는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2010 제주올레길 걷기축제를 언급하며 장사꾼도 없고, 작은 밴드들의 공연이 어우러지고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 이사장은 특히 전국 지자체에서 열풍이 일고 있는 생태탐방로 조성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길이란 인위적이어서는 안되고, 돈을 벌기 위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새로운 길을 조성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전제한 뒤 "올레길은 제주도말로 대문앞에서 골목을 이르는 말로 인위적인 길이 아니라 자연스레 바람이 통하는 길"이라며 "기존에 나 있는 길에 바람이 통하고 파도소리가 들리는 그런 자연스러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서명숙 이사장과의 태안여행에 동참한 43명의 참가자들은 "기억속에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으며, 참가자들에게는 주최측에서 준비한 태안의 특산품 꽃게장이 증정돼 두배의 기쁨을 안고 태안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서명숙, #명사와함께하는 태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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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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