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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의 창업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 국내 개봉을 앞두고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휴즈(27)가 한국에 왔다.  

 

14일 오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크리스 휴즈의 인기는 영화배우 못지않았다. 청중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 좌석은 일찌감치 차 버려 수십 명이 서서 강연을 들어야 했고 일부는 통역 수신기도 부족해 애를 태워야 했다.

 

"페이스북 신화는 사실 아니다... 극적 요소 없어"

 

2004년 하버드대학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마크 주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을 만든 휴즈는 "페이스북 신화는 신화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몇 번 실패 뒤에 거둔 성공이었고 적절한 때를 만나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할리우드만의 푸는 방식이 있다"면서 "페이스북이 마약과 로큰롤의 조합도 아니고 극적인 요소는 없었다"고 밝혔다.

 

휴즈는 "페이스북은 지적 호기심과 기업가 정신으로 시작했다"면서 "페이스북을 1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이 왔을 때 마크가 '5억이든 50억이든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그걸 왜 그 사람들에게 주나, 우리가 그 가치를 강화시켜 개발하자'며 제안을 거절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잘된 판단이었다"면서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실제 가치로 만드는 것은 다르다"고 밝혔다. 

 

소셜 미디어 활용 성공의 3요소는?

 

휴즈는 2007년 페이스북을 그만둔 뒤 오바마 대선 캠프에 합류해 '마이 버락 오바마 닷컴' 사이트를 개설해 소셜 웹을 활용한 선거 운동으로 오바마를 당선시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휴즈는 "2007년 오바마에게 소셜 기술과 일반 시민의 목소리를 결합하자는 제안을 받고 시카고(선거캠프)로 가게 됐다"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도구를 다양하게 활용해 사람 중심의 힘을 발휘하게 했다"고 밝혔다. 

 

휴즈는 소셜 미디어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다며 성공 요소 3가지를 짚기도 했다.

 

휴즈는 우선 "가능한 한 모든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페이스북, 이메일, SMS, 트위터 등을 모두 활용해 소셜 웹 전반에 족적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사람들에게 온라인에서 이야기할 명분을 줘야 한다"면서 "찬반 논쟁거리나 재밌는 동영상 등 대화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해 자발적으로 온라인에 퍼뜨려 서로 공유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휴즈는 마지막으로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프라이버시도 중요하지만 정보는 가능한 더 많이 공개해야 더 많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고 더 큰 가치를 도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페이스북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과 관련, 마크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에 사생활 문제는 없다"고 한 발언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휴즈는 "프라이버시는 중요하지만 (프라이버시를 지키게 하는 데)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프라이버시 제어를 단순화해 프라이버시 문제를 좀 더 수월하게 풀어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경쟁 구도에 대해 휴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이라면서 "페이스북이 사용자 스스로 공개 수준을 정할 수 있는 '준통제' 가능한 앱이라면 트위터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공개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소셜 미디어 선거 활용, 기술보다 후보자 가치가 중요"

 

오바마 대선 승리에 소셜 미디어가 큰 역할을 하면서 2012년 한국 대선에서도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휴즈는 "기술이 아무리 최첨단이라도 좋은 메시지가 없으면 소용없다"면서 "기술적 유용성 뿐 아니라 후보자 가치도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 캠프에서 만든 아이폰 앱에 주변 유권자를 찾는 기능이 있어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하는 유권자를 찾아 설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후보자가 소셜 웹을 통해 더 많은 소리를 내도록 하는 캠페인보다는 유권자들을 투표하게 만드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소셜 웹 활용은 어렵다면서도 "의사결정 절차에 참여하는 사람이 주변 의견을 들어 균형 잡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라면서 "백악관에서도 유튜브, 트위터 등을 통해 여론을 청취하는 능력 자체가 중요한 기술 요소"라고 밝혔다.

 

한 청중은 국내 대표 소셜 미디어인 싸이월드가 미국 시장에 영어로 서비스됐다면 시장 판도가 어떻게 달라졌을 걸로 보냐고 질문했다. 휴즈는 "싸이월드가 잘될지는 모르지만 국제화가 중요한 이유를 입증하는 좋은 사례"라면서 "페이스북도 초기 3년간 영어로만 서비스하다가 최근 2~3년 다른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언어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서비스 다국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휴즈는 현재 비영리 기업인 'Jumo'를 창업했다. 'Jumo'는 아프리카어로 '다같이 함께'란 뜻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기관 디렉토리를 만들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관심 있는 개인과 연결시켜 주고 특정 과제를 해결하는 데 서로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서비스"라고 밝혔다. 


태그:#페이스북, #크리스 휴즈, #오바마,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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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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