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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가 6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 클럽에서 신작 장편소설 <허수아비 춤>의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허수아비 춤>은 '경제 민주화'를 주제로 권력층과 재벌들의 비리를 신랄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조정래 작가가 6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 클럽에서 신작 장편소설 <허수아비 춤>의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허수아비 춤>은 '경제 민주화'를 주제로 권력층과 재벌들의 비리를 신랄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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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황장엽(향년 87세) 전 조선노동당 비서에게 정부 여당이 1급 무궁화훈장을 추서하고, 국립현충원 안장을 검토하기로 한 데 대해 소설가 조정래씨가 "납득이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11일 저녁 CBS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그분이 파란만장한 일생을 사셨는데, 과연 우리 국가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줘서 훈장을 주는 것인지 참 말하기 힘들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훈장을 왜 줘야 하는지 따져야 한다"고 했지만, "국민이 위임한 정권을 가진 정부가 그런 결정을 내리려고 한다면 지켜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조씨는 최근 진행된 북한의 김정은 3대 세습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북한 3대 세습은 민족 통일의 엄청난 장애 요인"이라며 "세습으로 권력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내부단속이 굉장히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내부 단속이 강화된 독재가 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외부와 대화를 할 리도 없다, 민족사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그는 "이명박 정권이 통일 문제에 업적을 세울 수 있는데도 많이 망쳤다"며 "앞으로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정사회론 대두, 우리 사회 불공정성 스스로 입증"

그는 또 4대강 사업에 대해 "저는 환경론자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반대한다"고 거듭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모든 정권은 임기가 끝나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돼 있는데, 이 정부가 가장 심판받을 수 있는 부분이 4대강"이라며 "왜 국민이 이렇게 반대하는지 신중히 검토해 수정할 필요가 있으면 수정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임기 2년반 동안의 점수를 "지지 세력의 투표권을 인정해 기본점수 50점~60점은 줄 수 있다"고 말한 조씨는 "국민과 소통을 잘하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씨는 "제가 깜짝 놀란 것은, 저는 영원히 이 땅에서 장관 후보, 총리 후보는 못 되겠구나 하는 점이었다, 왜냐하면 위장전입 한 번도 안 했고 군대는 갔다와 버렸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지식인, 배웠다는 사람들, 머리 좋은 사람들이 최고로 많이 배워서 한 짓이 이런 짓이냐"며 "어느 신문기자 출신(신재민 전 문광부 장관 후보자)이 몇 십 번 위장전입 한 것을 보고 놀랐다, 이런 사람을 사회의 양심, 목탁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열을 올려 비판하기도 했다. 

조씨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국정지표로 삼은 '공정한 사회'에 대해서도 "소득 2만불 시대에 와서 공정사회론이 나온 것은 우리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아세안회의에서 삶의 질을 역설한 것도 우리 삶의 질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화두를 제대로 꺼냈으니 정치인이 앞장서야 정권재창출도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인터뷰는 재벌의 성장과 폐해를 그린 조씨의 신작 <허수아비 춤>을 장시간 소개하는 자리였다.

조씨는 이 자리에서 "재벌들이 세금을 잘 내고 투명경영을 하고, 국가 기관이 책임지고 나라 운영을 잘했다면 지금보다 10배의 복지국가가 돼 있을 것"이라며 "소득도 2만불이 아니라 3만불 정도는 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재벌들의 행태를 매섭게 꾸짖었다.


태그:#황장엽, #조정래, #훈장, #3대 세습, #공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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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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