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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에서 해고된 정승기(48)씨의 단식 농성이 21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부당해고 철회와 원직복직 이행을 촉구했다.

 

정씨는 지난 3월 한국타이어와 관련 허위사실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근무불성실 등의 이유로 회사로부터 해고됐다. 이에 대해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정씨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원직복직' 명령을 내렸지만, 한국타이어는 이에 불복하고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러자 정씨는 1인 시위 등을 통해 한국타이어의 해고는 '부당하다'며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투쟁을 해왔고, 급기야 지난 9월 16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앞에서 삭발과 함께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정씨의 단식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대표단을 꾸려 한국타이어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들은 6일 오후 한국타이어대전공장 앞에서 '한국타이어 유족화해 권고 수용과 정승기 해고자에 대한 부당해고 판정이행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한국타이어를 규탄했다.

 

정씨는 이날 규탄발언을 통해 "제가 단식을 하는 이유는 더 이상 한국타이어 노동자가 죽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저는 반드시 원래의 직장으로 복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단식하는 21일 동안 한국타이어 노동자 두 명이 죽어나갔다"며 "20대 꽃다운 나이로 죽어나간 청년이 있고, 40대에 폐암으로 죽은 노동자도 있었는데, 그 노동자와 같은 곳에서 일했다가 죽은 또 다른 노동자는 산재인정을 받았었다, 그만큼 바로 그 현장이 죽음의 현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타이어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1년에 2명 이상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죽으면 특별근로감독을 받게 되어 있는데, 한국타이어는 올해에만 2명 이상이 죽었지만 노동청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 권력이 얼마나 센지, 오히려 그런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을 해고하는 기업"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 씨는 "판사가 유족들과의 화해를 권고하고, 노동위원회가 원직복직 명령을 내려도 '나 몰라라' 하는 게 바로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기업의 현실"이라며 "저는 이번 단식을 멈출 수 없다, 내가 죽나 한국타이어가 죽는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노동자의 아버지인 조호영씨는 유족대표로 지지발언에 나서 "한국타이어는 목석이다, 말이 안 통한다, 동료가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작업환경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해고하는 그런 회사"라면서 "설사 그 노동자가 밉다고 해도 회사 앞에서 21일 동안이나 단식을 하고 있는데, 직원 한 명 찾아오지 않는 기본적 예의도 모르는 회사"라고 비난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엄연섭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은 "한국타이어는 시민사회가 대표단을 꾸려 면담을 요청했더니 '담당자가 없다'며 답변을 회피하더니, 이번에는 4일까지 답변을 주겠다고 해 놓고 아직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체 이런 엉터리 무책임한 회사가 어디 있느냐"고 비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80여명의 참석자들은 "정승기는 정당했다 부당해고 철회하라", "노동자 집단사망 사과하고, 유족들과 합의하라", "부당해고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국타이어를 규탄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대전·충남본부, 한국타이어사망자유족대책위,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대전시당, 대전충남통일연대,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참여했다.


태그:#한국타이어, #해고노동자, #집단돌연사, #정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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