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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KT 올레스퀘어에서 한데 뭉친 '와이브로 동맹'. 왼쪽부터 형태근 방통위 상임위원, 이석채 KT 회장, 스리람 비스와나단 인텔 부사장, 김운섭 삼성전자 부사장.
 30일 KT 올레스퀘어에서 한데 뭉친 '와이브로 동맹'. 왼쪽부터 형태근 방통위 상임위원, 이석채 KT 회장, 스리람 비스와나단 인텔 부사장, 김운섭 삼성전자 부사장.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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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포기 없다. LTE와 함께 간다!" vs. "통신 지식 바탕으로 비통신 영역 간다!"

30일 두 통신사의 '이색' 행사가 눈에 띈다. KT는 인텔, 삼성전자와 손잡고 '와이브로' 전국화에 시동을 건 반면, LGU+는 모바일 광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탈통신'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오전 KT(대표 이석채 회장)와 LGU+(대표 이상철 부회장)는 광화문 올레스퀘어와 남대문 힐튼호텔에서 각각 성대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우물' KT "LTE-와이브로 같이 간다"... 인텔, 2천만 달러 투자 '화답' 

10월 1일 와이브로 수신 지역 확대에 맞춰 열린 KT 행사에는 이석채 KT 회장과 스리람 비스와나단 인텔 부사장뿐 아니라 형태근 방통위 상임위원과 김운섭 삼성전자 부사장까지 참석해 '와이브로 동맹'을 과시했다.

이석채 회장은 이날 "그동안 'LTE(롱 텀 에볼루션) 또는 와이브로'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LTE and 와이브로'가 공식화되는 날이 열렸다"며 두 기술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형태근 상임위원 역시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폭을 글로벌 표준에 맞춰줌으로써 외국 기업이 들어오고 수요 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단일 표준을 넘어 여러 기술을 연동하는 추세"라며 KT 와이브로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KT에서 '모바일 와이파이'로 새롭게 정의한 '와이브로'는 이동하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무선 광대역 인터넷이다. 그동안 4G 무선 네트워크 시장 선점을 놓고 현재 3G(WCDMA) 기술을 이어받은 LTE와 인텔, 삼성전자 등이 주도하는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기술이 경쟁을 벌여왔으나 국내외 이통사들은 사실상 LTE 투자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에선 국내 개발 기술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와이브로' 투자를 적극 지원해 왔다.

와이브로는 인텔이 주도해온 '와이맥스'와 사실상 같은 기술이지만 주파수 대역폭만 달랐는데, 이번에 KT 와이브로 대역폭을 8.75MHz에서 와이맥스와 같은 10MHz로 바꾸면서 호환이 이뤄지게 됐다.

인텔이 이날 넷북과 노트북용으로 선보인 '와이맥스-와이파이 통합 칩셋'은 그 첫 성과물인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 LG전자, 에이서에서 선보인 와이맥스 내장 노트북은 '에그' 같은 별도 접속장치 없이도 바로 와이브로에 접속할 수 있다.

아울러 인텔은 이날 글로벌 투자기업인 인텔캐피털을 통해 지난 7월 KT와 삼성전자 등이 와이브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공동 설립한 '와이브로인프라(대표 이경수 KT 전무)'에 2000만 달러(약 230억 원)을 투자로 해 KT 동참 결정에 '화답'했다.
    
와이브로는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서비스됐지만 10월 1일부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대 광역시와 경부, 중부, 호남, 영동 등 주요 고속도로로 확대된다. 내년 3월부터는 전국 82개 시로 확대돼 전체 인구 85%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탈통신' LGU+ "우리 경쟁 상대는 구글-애플"

30일 오전 남대문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U+AD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LGU+ 간부들과 제휴사 관계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30일 오전 남대문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U+AD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LGU+ 간부들과 제휴사 관계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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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인텔, 삼성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통신' 영역을 강화하는 사이, LGU+는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 맞서 '탈통신' 출발을 알렸다. 그 첫 단추는 다름 아닌 '모바일 광고사업'이었다.

LGU+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스마트폰 광고 시장을 겨냥한 개방형 광고 플랫폼 'U+AD'를 10월 1일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이상철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LGU+ 실무자들뿐 아니라 U+AD 제휴사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U+AD 플랫폼은 애플 아이애드(iAD)나 구글 애드몹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아래 앱) 배너 광고를 통해 개발자와 광고주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앱 개발자는 앱 안에 '디지털 배너'를 다는 대가로 광고 수익의 90%를 가져가고, 스마트폰 가입자는 무료나 할인된 가격으로 앱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광고주들에게는 표적 고객층에 맞는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면서 광고 실시간 노출 수 등 통계정보와 마케팅 분석을 지원하기로 했다. 

LGU+는 웨더뉴스 날씨 앱 '웨더볼', 메이크샵 쇼핑몰 '엣지북'을 비롯해 주요 언론사, 쇼핑몰, 어학원, 게임업체 등 30개 업체에서 만든 앱 50종을 확보했고 올해 안에 500종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광고 채널도 앞으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나 IPTV로 확대할 예정이다. 

LGU+에서는 2012년까지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이 연간 15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데다 LGU+ 스스로 광고 사업 경험이 없는 만큼 전망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또 KT나 SKT에 비해 스마트폰 가입자 규모가 작은 것도 불리하다. LGU+가 모바일 광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사 가입자에 한정하지 않고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준용 LGU+ 서비스개발실장은 "외국엔 이미 구글 애드몹, 애플 아이애드를 통해 모바일 앱과 콘텐츠가 고객 광고 통로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들 외국 업체와 달리 국내 인기 매체나 앱은 우리가 잘 알고 있고 광고주 대상 컨설팅 서비스, 앱 제작 등 오프라인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업체에서 모바일 광고 사업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 "검색 중심인 데스크톱과 달리 모바일에선 네이버나 다음도 강자는 아니다"라면서 "모바일 고객 형태는 통신사가 잘 알기 때문에 통신 지식을 바탕으로 진출하기 적합한 영역"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먼저 치고 나간 KT-LGU+, 시장 판도 바꿀까 

"먼저 치고 나가는 회사가 순위도 바꿀 수 있다."

이날 KT 기자간담회에서 형태근 상임위원이 KT 무선 트래픽이 SK텔레콤을 크게 앞선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 말은 KT뿐 아니라 LGU+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유선망(브로드밴드)의 강점을 살려 '모바일 원더랜드'를 추구하는 KT와 회사 이름에서 '텔레콤'마저 떼버리고 '탈통신'을 추구하는 LGU+. 먼저 치고 나간 두 회사가 과연 순위까지 뒤바꿀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태그:#와이브로, #모바일광고, #KT, #L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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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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