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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오전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만원 SK텔레콤 대표는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7월 14일 오전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만원 SK텔레콤 대표는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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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에 이어 LGU+도 10월에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로써 데이터 요금제 경쟁이 사실상 일단락됨에 따라 본격적인 서비스 품질(QoS)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SKT 치고 나가자 KT-LGU+ '울며 겨자 먹기'

LGU+(부회장 이상철)는 29일 월 5만5천 원(OZ스마트55, 부가제 제외) 이상 요금제 고객을 대상으로 10월 1일부터 데이터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말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무제한 데이터'를 시작한 뒤 KT가 지난 10일 아이폰4 출시에 맞춰 가세했고, 이번에 LGU+가 막차를 탄 것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7월 14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계획을 밝힐 때만 해도 KT, LGU+ 쪽 반응은 시큰둥했다. 스마트폰 도입 이후 폭증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3G망으로 감당할 경우 자칫 음성 통화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양사는 대신 와이파이망 확대라는 '우회망 전략'을 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선발 업체가 일단 치고 나가 동일 요금제 간 '스펙' 차이가 발생한 상황에서 후발 주자들로선 '따라가기'가 불가피했다. LGU+ 관계자 역시 지난 9일 "무제한 데이터 필요성을 느끼진 않았지만 SKT가 이미 도입하기로 한 마당에 유사한 요금제 간의 경쟁력 차원에서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자발성이 떨어지는 만큼 후발업체들은 담합이라도 한 듯 SK텔레콤과 비슷한 정책을 제시했다. 모두 월 5만5천 원 이상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에만 적용했고, 데이터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VOD, MOD 등 대용량 서비스 이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식까지 동일하다. LGU+ 역시 데이터망 과부하 시 하루 사용량을 각 요금제에 따라 70~200MB로 제한한다.

지난달 26일 SK텔레콤에 이어 KT도 10일부터 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에 3G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SK텔레콤에 이어 KT도 10일부터 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에 3G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기로 했다.
ⓒ SK텔레콤/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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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망 과부하 우려... 와이파이망 확대-LTE 조기 도입 불가피

이통3사 모두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앞으로 데이터망 품질 경쟁이 불가피하다. 데이터 트래픽 과부하 때문에 실제 사용량을 제한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해당 이통사로선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한 SK텔레콤은 29일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 200만 명 가운데 125만 명이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지난 7월 대비 9월 현재 누적 3G(WCDMA) 데이터 트래픽이 2.8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그사이 QoS 제어 상황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서울 중구, 종로구, 강남구, 서초구, 영등포구 등 데이터 트래픽 발생이 많은 지역에 데이터 전용 주파수(FA)를 3배로 늘리고 T와이파이존을 1만 개 소 이상 설치했다.

지난 16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모바일 트래픽 증가에 대한 이동통신사업자의 대응동향' 보고서(전수연, 임동민)에 따르면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는 사업자 측면에서 가입자 확대의 가장 효율적 방법이나 최근에는 헤비 유저로 인한 네트워크 품질 저하 및 투자 수익성 악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AT&T 등 해외 이통사는 '무제한 데이터' 포기

미 AT&T가 지난 6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포기하고 종량제로 돌아선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한편 AT&T 등 외국 이통사들은 와이파이(무선랜)망이나 초소형 기지국인 '펨토셀'을 통해 데이터 트래픽 분산(우회망 전략)에 나서는 한편 LTE(롱텀에볼루션)과 같은 차세대 4G 네트워크 서비스 도입(망진화 전략)을 서두르고 있다.

무제한 데이터 경쟁 이후 국내 이통사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LTE 상용화가 빨라야 2012년 서울이나 수도권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우회망 확보'가 절실한 것이다.

와이파이 경쟁에서 한 발 뒤처졌던 SK텔레콤이 11월부터 서울, 수도권, 광역시 등 인구 밀집지역 기지국 3G 데이터 수용 용량을 2배로 늘리는 한편 데이터 트래픽 수요가 밀집된 구역에 설치할 수 있는 '데이터 펨토셀'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6월 29일 '모바일코리아포럼2010'에서 랜디 자일스 서울벨연구소장은 "이통사에서 수익 문제 때문에 무제한 정액제를 없애면 고객 불만만 키우게 된다"면서 "4세대 무선통신기술인 LTE, 와이맥스를 비롯한 다양한 무선 기술 혁신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관련기사: "아이폰 무제한 요금제 폐지, 고객 불만만 키워" )

해외 이통사들이 손든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뒤늦게 도입한 국내 이통사들로선 이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태그:#무제한 데이터, #LGU+, #SK텔레콤, #KT,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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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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