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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도서관 앞 도로와 철도로 산줄기가 끊겼다.
 부평도서관 앞 도로와 철도로 산줄기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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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월) 점심께 지루한 가을비가 멈췄다. 그래서 계획대로 한남정맥 인천 구간 중 천마산-원적산-만월산-관모산 산행을 나섰다.

지난해 7월 함봉산 아래 용포약수터(부평도서관)까지 갔다가 산줄기가 단절돼 되돌아온 적이 있어, 이번에는 초행길인 만월산 너머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까지 가기로 맘 먹었다. 집을 나서기 전 일기예보를 확인했는데, 추석에 비가 30~80mm 정도 내릴 것이라 해 1박2일 코스로 무난할 듯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산행은 장장 7시간 강행군으로 이어졌고, 만월터널에서 또 끊긴 길을 찾느라 헤매긴 했지만 무사히 장수동에 이르렀다. 희뿌연 비구름 때문인지 날은 더욱 어두워져 있었고, 늦은 저녁을 사먹고 공원에서 다음날 관모산 산행을 위해 비박(노숙)을 하기로 했다.

인천대공원에 저녁 7시가 넘어 도착
 인천대공원에 저녁 7시가 넘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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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운동-산책하는 시민들이 보였다.
 밤늦게 운동-산책하는 시민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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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관모산 등산로 초입 한편에 자리를 펴고 누웠더니, 밤 9시쯤부터 빗방울이 떨어져 서둘러 침낭을 챙겨 비를 피할 수 있는 오두막으로 이동했다. 오두막에는 늦은 시간에도 밤나들이를 나온 이들이 눈에 띄었고, 모기장을 쳐놓고 밤을 지샐 만반의 준비를 한 일행도 보였다.

그런데 빗줄기가 굵어지고 심상찮자 하나둘 사람들이 떠났고, 비는 새벽에도 한차례 더 세차게 퍼붓고 아침까지 이어졌다. 빗소리와 눈꺼풀을 콱 물어버린 모기, 귀따가운 자동차 소리에 쉽게 잠을 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깨보니 비구름과 산안개가 공원에 가득했다. 빗속에서 아침 운동을 나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주차장 근처 오두막에서 비박을 했다.
 주차장 근처 오두막에서 비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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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장수천
 비 내린 장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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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간 힘겹게 여기까지 와서 관모산 산행을 포기하기에는 일러 기상청 예보를 믿고(?)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야외음악당 무대에 걸터앉아 간단히 요기를 하고, 비가 그치길 기다렸는데 비구름이 심상찮았다. 그렇게 오락가락 하는 비를 지켜보다 결국 8시 너머 체념하고 되돌아 가기로 했다.

하룻밤을 보낸 인천대공원을 나와 무네미길 너머 송내역으로 해서 부천 상동을 지나 호수공원에 이르렀을 때는, 잠잠하던 비가 더욱 거세졌고 결국 삼산체육관 인근에서 비를 피하다 오래된 등산화 밑창까지 너덜너덜 해져 79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만 안 왔으면 그냥 걸어서 돌아갔을 텐데 말이다. 그렇게 정말 오랜만에 버스를 탄 뒤 기록적인 폭우가 집으로 향하는 길(작전동-계산동-공촌동)에 쏟아졌다. 기상청 예보를 믿고 관모산에 올랐다면 정말 큰 낭패를 볼 뻔한 것이다.

인천대공원 야외음악당에서 비를 피했다.
 인천대공원 야외음악당에서 비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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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을 걸어 상동호수공원에 도착
 빗속을 걸어 상동호수공원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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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산행, #일기예보, #폭우, #기상청, #인천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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