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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여수 시민협 사무실에서는 여수 만성리 해수욕장 활성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해수욕장의 활성화를 바라는 상가 주민, 행정기관, 시민단체 관계자가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1939년부터 개장해 70여년간 유지해 왔던 만성리 해수욕장이 올해 문을 닫았다. 해수욕장은 여수시 만흥동에 위치한 21,600㎡ 넓이를 가진 해수욕장으로 매년 6~8월경에 운영한다. 시에서는 모래정비 사업에 매년 3천만원, 위탁관리비 천만원, 선박이전비 5백만원(미교부)를 지급한다. 위탁관리비는  청소인부와 안전요원 18명에 대한 관리비다.

 

그러나 올 여름에는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만성리 검은모래 해변관리위원회가 해수욕장 폐쇄를 결의해 문을 닫았다.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검은 모래 해변이 경쟁력을 잃고 있어 이대로는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다. 만성리 검은모래는 혈액순환 및 땀과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신경통과 부인병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해변이다.

 

주민들은 6월 15일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6개항의 해수욕장 환경 개선을 시에 요구했다. 이에 여수시에서는 관련된 6개과가 다섯 차례에 걸쳐 협의를 했으나 여건이 미비해 주민들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비상대책위에서는 7월 20일 시장 면담 후 개장 유무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주민회의에서 면담을 거부해 결국 해수욕장 폐쇄 사태에 이르렀다.

 

해수욕장 폐쇄로 입은 피해는 2009년 47,300명의 이용객에서 올 16,500명으로 30,800명이나 감소 됐다는 결과 보고다.

 

해수욕장 운영위원회의 6개 요구사항

 

▶ 항구적인 모래 유실방지대책 강구 - 모래가 한쪽으로 2m쯤 쌓여  매년 3천만원을 들여 해변 모래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

 

▶ 접근이 용이하도록 신속한 도로망 확충 - 해수욕장의 안전한 이용을 위한 도로망 확충이 필요하다. 시내에서 만성리를 거쳐 공단으로 가는 도로가 개통됐으나 만성리는 일제 때 만들어 놓은 그대로여서 학생들은 한 시간 먼저 일어나 등교해도 만성리 굴에서 막혀 꼼짝 못하고 있다. 병목구간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달라.   

 

▶ 바가지요금 및 관리위원회와 마찰 원인이 되는 사유지 정리 - 해수욕장 내의 사유지로 인한 바가지요금으로  관리위원회와 마찰이 발생하고 있으니 사유지를 정리해 주기 바란다.

 

▶ 상가지역의 도시 계획선을 재검토하여 낙후된 상가건물과 시설 개선 - 만성리 해수욕장은 30년 전에 행정당국이 공청회없이 임의로 적용하여 슬레이트 하나 고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해변 내에 정박되어 있는 어선의 영구 정리 - 주민들이 어선을 접안할 곳이 없어 해수욕장 중간에 50여 척이 정박하고 있다. 해수욕장의 미관을 떨어뜨리고 해수욕객들이 무단 승선하여 어구를 파손하고 있다. 접안 시설을 마련해서 쾌적한 해수욕장 환경을 조성하도록 지원해 달라.

 

▶ 공영 주차장 확보 - 공영주차장을 확보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케 해 달라. 해수욕장에는 현재 공영 주차장이 아닌 사영주차장만 있다.   

 

주민들의 6개항 요구사항에 대한 여수시의 대책

 

▶ 해수욕장 백여 미터 앞에 태풍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년 전 방파제를 설치했다. 여수시에서는 모래유실이 방파제 때문인가를 알기 위해 전남대학교에 용역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근본적인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

 

▶ 현재 미평 ~ 만흥구간 2.21㎞와, 만흥 ~ 오천구간 2.3㎞은 실시설계 용역이 완료됐다. 국도 17호선 중촌마을간도로는 도시계획에 반영되지 않아 도시계획 재정비 검토, 보상비 및 공사비가 소요 되므로 당장 사업 추진은 어렵다. 박람회로 인한 재정형편상 재원조달이 곤란해 박람회 연계도로망 확충사업으로 국비 지원요청 및 시비 확보 후 연차별로 추진할 예정이다.

 

▶ 관리위원회에서 사유지 소유자와 협의해 시에서 실시하는 감정평가액에 합의하면 검토 하겠다. ▶ 만성리 검은모래 해변의 특성화 및 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의견이 집약될 경우 보도 전용도로 등으로 변경을 검토할 수 있으나 만성복합레저타운 개발사업의 결과를 보면서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

 

▶ 2010년 연안어업 구조조정사업 추진계획이 있고 이외 만성복합레저타운 개발사업 시 보상처리 할 계획이다. 어선접안시설 설치는 모래유실 방지대책과 연계하여 검토하겠다. ▶ 공영주차장을 시설코자 했던 사유지에 대해 소유자가 감정 평가액에 합의 하면 타당성 검토를 거쳐 예산확보 후 사업 시행하겠다.

 

지역구인 여수시의회 전창곤의원은 보다 근본적인 방법으로 진단했다. 만성리 해수욕장이 쇠퇴한 이유는 다양한 피서지의 증가로 관광객들이 해외와 섬,  놀이시설을 선호하고, 자가용 급증과 경제력 향상으로 다른 지역을 선택한다고 지적했다.

 

여수시장의 만성리 해수욕장 활성화 의지 부족을 들었다. 또한 국토해양부의 제2차 연안정비사업 10개년 계획에 누락됐다는 것과 여수시가 여수박람회 준비에 예산이 집중돼 각종 주민숙원사업에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계획됐던 만성리 복합레저타운 개발 사업에 대한 사업추진이 어려워지게 된 것도 주민들의 허탈감을 자극했다. 원래 복합레저타운 개발 사업이 시행되면 민원의 대부분도 함께 해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시공사의 미래도 예측 불가능해지자 주민들이 나선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전임시장 재직시절 웅천 인공해수욕장에는 255억원을 지원하면서도 자연해수욕장인 이곳은 뒷전이라는 것이다. 주민 이승주씨의 말이다.

 

"그동안 상인과 주민들은 대표단을 구성하여 기회 있을 때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 국회, 전라남도 도의회, 여수시 및 시의회 등을 찾아가 해수욕장 활성화를 위한 입장을 전달했지만 '검토하겠다'는 공허한 얘기만 들었기 때문에 해수욕장 폐쇄 요구에 이르렀습니다. 시민단체도 누구하나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시민단체인 '희망자치세상' 대표인 주철희씨는 해수욕장을 폐쇄한 것에 대해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주민들 입장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해수욕장이 지역 주민들만의 것입니까? 어떻게 일방적으로 폐쇄를 결정해 나머지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가 있습니까? 해수욕장은 그 지역 주민 것만이 아닌 모든 여수시민의 것입니다. 일전에 시민단체들이 웅천 인공해수욕장 설치 반대운동을 했을 때 만성리 주민 한분이라도 오셔서 시민단체를 지원해주셨습니까? 그때는 나몰라라 해놓고 이제와서 무슨 소리 하십니까. 여수시도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무엇을 하셨니까. 물론 한다고 했지만 결국 문을 닫지 않았습니까. 극단적인 방법으로 몰아가지 않도록 행정력을 발휘해 주십시오"

 

"송구스럽게 생각 한다"는 김철수 운영위원장의 대답과 "6개사항에 대해 장기계획을 세워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여수시 연안관리과 이광익계장의 답변을 들으며 이 문제가 왜 여기까지 왔는가를 묻고 싶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뜨거운 토론도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 합일점을 찾자는 박수소리에 토론장의 열기가 천천히 식어갔다.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눠 갈등을 푸는 게 정치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네통'에도 송고합니다. 필자는 여수 시민협 감사입니다. 


태그:#만성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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