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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혈세를 먹고사는 거짓말쟁이 수자원공사 각성하라!"
"덕곡주민 생존권 박탈하는 합천보 공사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덕곡 주민 생존권을 보장하라!"

경남 합천군 덕곡면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덕곡면 주민 150여명은 13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사업 경남2건설사업단 사무소 앞에서 '합천보 공사 중단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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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합천보 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합천보 공사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합천보 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합천보 공사 중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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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가을추수와 양파·마늘 파종 준비를 잠시 미룬 채 북과 꽹과리를 치며 땡볕 아래서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집회를 연 것은 합천군 청덕면 삼학리~창녕군 이방면 죽전리 사이 낙동강을 가로질러 건설되고 있는 합천보(20공구, 높이 9m, 길이 593m, 관리수위 10.5m) 때문이다.

합천보 상류 2.5~3km에 위치한 덕곡면 율지리 등 인근 마을 농경지 60ha가 합천보로 인해 침수될 우려가 높은 것. 이에 주민들은 '합천보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서재천)를 결성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책위는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한국수자원공사, 국회 등에 진정서 등을 냈지만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지 않자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경상남도는 경남도의회의 의결을 거쳐 '합천보로 인한 주변 농경지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피해조사 용역'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민들은 조사를 마칠 때까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서재천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후세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합천보가 건설되면 24시간 가동될 것이다, 우리도 처음에는 '낙동강살리기' 국책사업이라고 좋은 줄만 알았다, 그러나 이대로 되면 땅심 좋고 양지 바른 덕곡들녘은 물이 차 올라 쓸모 없게 된다"며 "지하수위가 올라와 물빠짐이 나빠지면 양파며 마늘 농사를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월 9일 설명회, 4월 1일 간담회, 7월 1일 현장방문 때마다 수자원공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했다"면서 "전문가들은 지하수위 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억장이 무너진다, 걱정이 앞서 잠도 제대로 못잔다"고 밝혔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 서재천 위원장이 13일 오전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 서재천 위원장이 13일 오전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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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2건설사업단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2건설사업단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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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위원장은 "수자원공사에서 공사를 즉각 중단해야 하고 계속할 경우 더욱 큰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며 "덕곡들녘이 습지화 되는데 바라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 사회를 본 주민대책위 전정휘 사무국장은 "합천보로 인해 어마어마한 피해가 예상된다, 수자원공사는 정부 지시만 받고 거짓말 하고 있다, 우리의 요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둑에 올라가서 공사를 막을 것"이라며 "마늘과 양파 묘종 심는 것을 잠시 미룰 수 있지만, 자손만대로 물러주어야 할 농토를 이번 기회에 지켜내지 못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함안보피해대책위 조현기 집행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조 위원장은 "쌀값을 한번 생각해 보자, 우루과이라운드 체결할 때 정부는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쌀값은 어떤가, 개 사료값만도 못하다, 이게 현실이다"라며 "설마 정부가 주민들을 죽이기 하겠느냐고 한다, 함안보도 관리수위가 높아 침수 우려를 주장했지만 수자원공사에서 받아들이지 않다가 나중에는 받아들여 수위를 낮추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재현 인제대 교수가 함안보의 침수 우려를 제기했을 때 수자원공사 조아무개 공사팀장이라는 사람은 '끄덕없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관리수위를 낮추었는데, 수자원공사에서는 왜 낮추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면서 "당시 함안보를 맡았던 조아무개 공사팀장이 지금은 합천보 공사에 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주민들은 "누구야 나오라 그래", "아주 나쁜 놈들이구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현기 집행위원장은 "이게 국민 혈세를 받는 사람들"이라며 "주민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이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여는 동안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안쪽에서 카메라를 든 사람 3명이 집회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이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여는 동안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안쪽에서 카메라를 든 사람 3명이 집회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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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 공사장 철탑에서 20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도 주민들 앞에 섰다. 이 국장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하는 사업이 국책사업인데, 어르신들 중에는 나라가 하는 일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고 하기도 한다"면서 "일제시대와 6.25, 군사독재시절을 거치면서 개인적으로 힘들지만 나라가 하는 일이면 협조해 왔다, 그러나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도 잘못된 게 많다, 대표적으로 4대강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4대강사업으로 전국 곳곳에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아무리 국책사업이라도 국민 생존권과 관련이 있다면 정보와 자료를 다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지금 4대강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한반도 대운하와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수자원공사는 주민들이 하는 일에 시민단체가 와서 부추긴다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고속도로와 다리를 놓는데 반대하지 않는다,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으니까 반대하는 것이다, 환경문제가 발생하면 동시에 주민한테도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수자원공사는 지역 주민들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모양인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진 전 합천군의원은 "수자원공사는 합천보 공사를 하면서 한번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수자원공사는 아마 지금 쯤 주민들이 와서 조금 떠들고 말겠지 하는 생각을 하는 모양인데, 우리는 사생결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 정수동 운영위원은 "그동안 주민들은 진정서를 내고 기자회견도 여러 차례 했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얼마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홍준표 의원을 찾아가서 설명하기도 했다, 그 다음날 지역구 조진래 의원 측에서 전화가 왔더라, 국회의원이 현장에 와보지도 않고 앉아서 무슨 의정 활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가 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정수동 운영위원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가 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정수동 운영위원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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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민대책위는 결의문을 통해 "정작 공사 시행자인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주민들의 농경지 침수 정밀조사 요구에 불응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피해 우려에 대해서 피해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면서 "수자원공사와 정부는 주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주민들이 저지대 농경지 침수대책으로 농지리모델링을 요구하고 있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공사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대책위는 "수자원공사는 경남도의 합천보 관련 침수정밀조사 결과와 대책 협의 전까지 합천보 공사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합천보 공사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해 에스케이(SK)건설이 짓고 있는데, 20공구 전체 공정률은 33%이고, 합천보 공정률은 55% 정도다.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정휘 사무국장이 결의문을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한테 전달하는 모습.
 '합천댐 건설 관련 덕곡면 주민대책위원회'는 13일 창녕군 이방면 현창리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정휘 사무국장이 결의문을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한테 전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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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정비사업, #합천보, #합천 덕곡면 주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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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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