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4대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금강보와 부여보 건설현장을 찾아 "우리 당은 4대강 사업의 현재 규모와 돈, 추진 속도에 대해 모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이진삼·이흥주·황인자 최고위원, 김창수 사무총장, 임영호 정책위의장 등 자유선진당 지도부는 9일 오전 충남 공주 금강보 건설 현장과 부여군 부여보 건설현장, 왕흥사지 발굴현장 일대 등을 돌아봤다.

먼저 금강보 현장에서는 유인상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과 윤대식 건설현장소장으로부터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는 금강보가 완공되었을 경우 수심과 환경 피해, 문화재 훼손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흥주 최고위원은 "현재 의심받고 있는 부분이 수심 6m인데, 어디까지 그 수심이 유지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소장은 "금강보가 완공되어 최고 만수위인 8.75m가 유지될 경우, 상류는 수심이 4.2m밖에 되지 않아 보를 기준으로 1km 위쪽부터는 6m 이하의 수심이 유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하지만 상류지역은 준설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6m) 수심 유지가 쉬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임영호 정책위의장은 "배가 지나간다면 어떻게, 그리고 어디로 금강보를 통과하게 되느냐"고 '운하'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윤 소장은 "결코 배가 다닐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창수 사무총장이 나섰다. 그는 "공사 전에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사전에 문화재 지표조사를 실시하고 형상변경허가를 얻어서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어기고 공사부터 시행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유인상 대전국토관리청장이 "형상변경을 다 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사무총장은 "시공사가 형상변경허가 이전에 공사를 시작해 검찰에 고발된 사례가 있지 않느냐"고 따졌고, 이회창 대표도 "사전 공사를 한 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유 청장은 "사실이다,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벌금형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시민단체와 종교단체들은 금강보가 완공되면 고마나루 모래톱이 유실되고 송림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를 다 감안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 소장은 "8.75m 수심 유지 시 모래톱의 90%가 잠긴다, 그러나 모래톱이 잠기는 것은 옛날의 모습으로 복원되는 것으로 환경적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부여과 공주 등 유적지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신청이 도마에 올랐다. 김 사무총장은 "현재 부여와 공주 등 유적지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하고 있고 얼마 전 잠정목록 등록이 되었다, 보 건설과 준설 등이 이러한 문화재를 훼손할 우려는 없느냐"고 물었다. 이회창 대표도 "시민단체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우려가 해소될 만한 명백한 논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유 청장은 "유네스코에서 요구하는 최저기준을 확인하여, 문화재가 훼손되거나 유네스코 기준에 저촉되는 등의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부여보 찾은 이회창 "4대강 반대, 다만 지역에 따라 도움 되면 추진할 수도..."

금강보 현장 답사를 마친 이 대표 일행은 곧바로 부여보 건설현장으로 이동해 부여보 홍보관에서 건설현황에 대해 브리핑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4대강 사업은 가장 시끄러운 국가정책 중 하나이다, 원래 대운하사업을 이 정권이 포기하면서 대신 하천정비사업으로 바꾼 것인데, 당시에는 현재 문제가 되는 부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심도 거의 평균 1~2m이고, 준설도 평균 2m로 한다고 했고, 홍수 피해도 저류지 확보 등으로 (방지)하는 것으로 했었는데, 그 뒤에 계획이 나온 것을 보니 예산이 22조가 되고 그 규모가 매우 커졌다"면서 "더군다나 이 정권 임기 내 3년 동안 이 모든 예산을 쏟아 붓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의혹과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홍수 조절은 4대강이 문제가 아니라 지류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갈수기도 정부의 통계가 실제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라면서 "수질도 축산폐수나 산업오폐수가 문제이고 그런 부분을 개선해 나가는 게 중요한데 이렇게 거대한 규모로 꼭 추진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우리 당은 4대강 사업을 현재의 규모와 돈, 현재의 속도로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지역에 따라서 상당 부분 하천정비가 필요하고, 지역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추진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점검을 위해 현장에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 이어 이진삼 최고위원은 "부여지역의 홍수 피해는 지류를 정비해야 하는데, 금강 본류를 하고 있다"며 "특히, 금강하구둑으로 인한 환경 피해가 어마어마한데, 기왕 하려면 4대강 사업에 하구둑을 트는 사업까지 포함해서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김창수 사무총장도 "문화재 파괴와 훼손은 한 번 방치하면 다시는 회복이 불가능한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 특히 왕흥사지 문제 등에 대해서는 관련청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서 일을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유 청장은 "이회창 대표를 비롯한 각 의원님들이 지적하신 부분을 문화재청이나 환경청 등과 협의해서 최대한 문제가 없도록 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이 대표는 부여보에서 다시 왕흥사지 발굴현장으로 이동해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으로부터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왕흥사지 인근 문화재 훼손 문제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장을 돌아봤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현장에서 들은 내용을 토대로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정감사를 통해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