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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장이 "국가예산은 먼저 빼먹는 게 임자"라고 한 발언이 알려져 시민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취임한 장 본부장은 이날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4대강 정비사업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장 본부장은 "남강댐물 부산공급은 불가피하다"거나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유독 경남만 국책사업에 반대해 국가의 효과와 혜택을 덜 받게 됐다"고 발언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장 본부장은 이밖에도 문제될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예산은 먼저 빼먹는 사람이 임자인데..."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이 '국가예산 발언'이 알려진 뒤,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은 8일 오후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촉구하며 걸어가고 있다.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이 '국가예산 발언'이 알려진 뒤,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은 8일 오후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촉구하며 걸어가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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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예산이야 먼저 빼먹는 사람이 임자인데, 경남만 유독 4대강에 반대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부산과 경북은 '포스트 4대강' 예산을 빼먹으려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데, 경남은 그런 마인드가 부족하고 또 그런 분위기도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기자들이 "(4대강 사업에 반대 입장인) 김두관 지사 때문에 그렇다는 거냐"고 묻자 장 본부장은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또 기자가 "위협이나 협박처럼 들린다"고 하자 장 본부장은 "예산은 먼저 빼먹는 사람이 임자 아니냐"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진 뒤 시민환경단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 경남도당, 함안보피해주민대책위원회, 4대강사업중단·남강물부산공급저지를위한 진주시민대책위원회,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8일 오후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장용식 본부장은 경남도민을 협박했다"며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장 본부장이 취임하자마자 막말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개 공기업의 본부장이라는 처지를 망각하고 감히 남강댐물 부산공급 반대, 4대강사업 반대하는 서부경남 주민들과 경남도민에게 정부 예산을 빌미로 협박한 것"이라며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이들은 "장 본부장은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도민 앞에 백배사죄해야 한다", "장 본부장은 스스로 본부장 자리에서 사퇴하고 경남을 떠나야 한다", "스스로 물어나지 않으면 수자원공사가 직접 나서 장 본부장을 직위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만약 그렇지 않으면 경남도민은 도민과 경남도를 능멸한 장 본부장에게 그 책임을 묻기 위한 활동은 물론, 4대강 사업과 남강댐 사업 등으로 도민에게 생존권 위협을 가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이 '국가예산 발언'이 알려진 뒤,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은 8일 오후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촉구했다.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이 '국가예산 발언'이 알려진 뒤,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은 8일 오후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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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해룡 진주진보연합 의장은 "공인이 중앙정부의 말을 잘 들으면 예산을 주고 안 들으면 예산을 안 준다는 식으로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무책임한 본부장이다. 더군다나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면 돈도 들지만 지역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조현기 함안보피해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고, 같은 말이라도 해야할 사람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 있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사람이 공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장용식 본부장 발언은 도지사 능멸"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어처구니 없다. 공기업을 대표하는 수장이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시정잡배나 할 말이다"며 "장 본부장이 말한, 4대강 사업으로 경남도가 국가예산을 받지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당 차원에서 이에 대해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낙동강경남본부 공동대표는 "장 본부장의 말은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공정사회 취지에 맞는 것이냐"며 "국가시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도민을 무시한 장 본부장은 당장 경남을 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이 '국가예산 발언'이 알려진 뒤,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은 8일 오후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은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이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한규범 관리처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이 '국가예산 발언'이 알려진 뒤,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은 8일 오후 창원 소재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은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이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한규범 관리처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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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대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공동의장은 "장 본부장의 말은 '우리가 예산을 이런 식으로 쓰고 있으니 잘 보시오' 하는 말과 같다"고,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4대강사업 반대를 내건 김두관 지사가 당선되었는데, 장 본부장의 말은 도지사와 도민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식 본부장은 이날 현장 방문으로 자리를 비웠으며, 한규범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관리처장 등이 나와 있었다. 한 관리처장은 "장 본부장의 말은 경남지역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은 9일 오후 3시경 장 본부장을 만나기로 하고 수자원공사 경남본부에서 나왔다.


태그:#4대강, #낙동강, #한국수자원공사, #장영식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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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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