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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린 스티븐스(Kathleen Stephens, 심은경)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전쟁 '낙동강 방위선'을 대학생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고 있는 가운데,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경남 대책위원회'가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사과·배상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티븐스 대사는 '심은경 대사와 달리는 자전거길 600리"라는 제목으로 지난 29일부터 9월 3일까지 여수-사천-남해-진주-함안-의령-창녕을 거쳐 대구 앞산공원 추모기념관을 방문한다. 대학생 50여 명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있는 스티븐스 대사는 의령 박진전쟁기념관과 우포늪도 찾는다.

‘미군에의한양민학살경남대책위원회’와 ‘경남유족회’, 경남진보연합(준)은 30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군에의한양민학살경남대책위원회’와 ‘경남유족회’, 경남진보연합(준)은 30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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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대사는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다소 실험적인 행사라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참 궁금하다"면서 "대사관 자전거 마니아들, 그리고 한국 전역에서 온 대학생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현대 한국사의 중요한 이정표인 낙동강 방위선을 둘러보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저와 더불어 대사관 직원들과 한국 친구들, 그리고 대학생들 모두 다함께 참여해서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기념하고자 한다"며 "60년 전 많은 위험이 있었고, 많은 희생이 뒤따랐던 지역들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살펴보고 미래의 한미 관계를 고찰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번 여행에서는 '부산 교두보' 혹은 '낙동강 방어선'으로 알려진,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유엔군과 한국군이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그야말로 '사수 아니면 죽음'의 심정으로 싸웠던 전투 장소들을 돌아볼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오늘을 만들어 주신 분들의 희생을 기리고, 한국의 젊은 대학생들과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은혜 주한미대사관 공보보좌관은 "한국 대학생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전적지를 순방하며, 한국전쟁 당시를 되돌아보고 한-미 관계의 미래를 살펴 보기 위한 취지다"고 말했다.

유족회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넋 위로해야"

'미군에의한양민학살경남대책위원회'와 '경남유족회', 경남진보연합(준)은 30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미국 정부는 한국정부에 의해 인정된 하동, 사천, 진주, 창원, 의령, 창녕, 함안의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고 협상에 임할 것"과 "노근리 이외의 지역 등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의 넋을 위로하고 사과·배상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어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영혼을 달래고 가슴에 피멍이 든 유가족들에 대한 예의를 갖출 것"과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아니 잊어서는 안되는 일들이 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일들임을 미국정부가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회견문을 통해 "미군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들이 함안에서만도 수백 명에 달한다"며 "한국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미군에 의한 사망임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미국의 입장은 너무도 뻔뻔하다"고 밝혔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5월 '함안지역 미군폭격 사건'과 관련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는 신청자 중에 미군폭격으로 희생 사실이 확인된 사람은 81명이고, 신청하지 않았지만 확인된 사람은 94명이며, 희생사실이 추정되는 사람은 25명이라고 밝혔다.

경남유족회 등 단체들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들의 대부분은 가족 단위로 피난을 떠나던 이들이었다"면서 "어린 아리 머리 위로, 아이 손 놓지 못한 어머니 가슴으로, 가족을 지키려는 아버지 절규 위로 그렇게 폭격을 가했다. 보호가 필요한 그들에게 지원군으로 들어온 그들이 총부리를 겨누어 사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태그:#한국전쟁, #낙동강전선, #민간인 학살,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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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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