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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신재민·이재훈 후보자 낙마로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 충분했다고 판단했을까. 

 

청와대가 30일 오후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재오 특임장관·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조현오 경찰청장·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야당의 시각은 당연히 곱지 않다. 위장전입·세금탈루·병역비리·부동산 투기·논문표절 등 이른바 '4+1 의혹'에 해당하는 후보들이 김태호 등 세 후보자의 낙마를 딛고 청문회 정국을 유유히 빠져나가겠단 얘기기 때문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 등으로 김태호, 신재민 후보자와 함께 '김/신/조'로 일컬어진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를 '공식 임명'한단 소식에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민심의 성난 불씨는 아직 죽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다른 후보들의 사퇴 얘기가 줄줄이 흘러나오는데 조현오 내정자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오고 있어 국민의 귀를 의심케 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은 총리후보자 및 장관 후보자 두 명의 사퇴로 정치적 흥정을 할 생각을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어, "조 후보자는 경찰청장에 임명되자마자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조 후보자는 버티기를 중단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뿔난 야권 "조현오, 경찰청장 임명되자마자 검찰 조사 받을 것"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정치적 부담은 이명박 대통령이 안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백 의원은 지난 29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가 조 후보자에 대해 '막말 발언 외엔 특별한 흠결이 없는 것 아니냐'는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대단히 잘못됐다"며 "그는 위장전입 문제, 실적주의에 의한 양천서 고문사건, 조폭 연루설 등 경찰총수로서 경찰을 지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후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백 의원은 이날 "우리의 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조 후보자는 이미 경찰 조직 내에서 신망을 잃은 사람이기 때문에 임명된다 하더라도 조직 장악이 안 돼서 조직이 많이 흔들릴 것"이라며 "청와대가 그 점을 간과한 채 '오기의 인사'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현오 파면 촉구 및 8.8 개각 전면 재검토 촉구' 천막 농성에 돌입한 국민참여당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국민참여당은 지난 29일 농성 돌입에 앞서 "김태호·신재민·이재훈 세 사람이 자진 사퇴했다고 해서 이번 개각이 불법-타락-무능력 내각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조현오 후보자 파면 및 구속수사 ▲조각 수준의 개각 등을 촉구했다.

 

양순필 국민참여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임명 강행 소식을 듣고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긴급히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을 모두 동원해 투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조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굉장히 모호한 답변을 계속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끝까지 모욕했다"며 "조 후보자 임명 강행은 정권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명예훼손 등 조 후보자에 대한 법적 조치는 노무현재단을 중심으로 대책위가 진행하고 있다"며 "참여당은 그 이외의 다른 투쟁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최소한 조현오 후보자는 사퇴시켜야 한다"며 "조 후보자가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발언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도덕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데 청와대가 여전히 이러한 국민 정서를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면적인 개각, 조각 수준으로 검토하란 게 국민의 뜻"이라며 "조 후보자 등에 대해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전혀 반성 없이 오만과 독선의 행보를 재가동하겠단 선전포고로 비친다"고 말했다.


태그:#조현오, #인사청문회,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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