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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재·보궐선거 서울 은평을 지역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이재오 당선자가 7월 28일 밤 서울 은평구 불광역 인근에 위치한 선거사무실 앞에서 당선소감을 발표한 뒤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7.28 재·보궐선거 서울 은평을 지역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이재오 당선자가 7월 28일 밤 서울 은평구 불광역 인근에 위치한 선거사무실 앞에서 당선소감을 발표한 뒤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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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총공세에 나선 민주당이 19일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에 대한 허위학력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가 군 복무 중 학교를 다니고 파견교사로 근무하는 등 정상적인 수학(修學)과정으로 보기 힘든 정황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이미 여러 차례 언론 등을 통해 설명했던 것"이라며 "민주당이 당시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두 번이나 공부할 기회를 박탈당했던 상황, 그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일반사병이 군 복무 중에 대학 다닐 수 있나"

국회 운영위 민주당 간사인 박기춘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오 후보자가 중앙농민학교를 정상적으로 졸업했는지 여러 가지 의문점이 발견됐다"며 "이 후보자가 중앙농민학교에서 정식으로 수학하지 않았다면 졸업자격이 부여된 것은 학사비리이고 비리학력"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1966년 3월 서울 강동 소재의 중앙농민학교에 입학해 1970년 2월 졸업했다. 이 후보자는 중앙농민학교 졸업장을 갖고 1970년 고려대 교육대학원에 입학, 졸업 후 교편을 잡았다.

중앙농민학교는 국민대학교가 인수해, 국민대 농업경영학과로 분류된다. 이 후보자는 이번 인사청문회 제출 자료에 중앙농민학교 졸업증명서와 함께 '국민대 농업경영학과(중앙농민학교)'라고 학력을 표기했다.

하지만 박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중앙농민학교 입학 직후인 1966년 4월부터 3년간 경기도 포천에서 군 복무를 했다. 또 1967년부터 제대할 때까지는 경기도 포천의 '이동중학교'에서 약 1년 반 동안 파견교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영내생활을 해야 하는 일반사병이 군 복무 중에 대학에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서울과 경기도 포천을 매일 출근하면서 학교생활을 했다면 군 복무를 안 한 것이고, 또 군 복무를 열심히 했다면 학교생활을 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후보자의 (중앙농민학교) 성적기록표는 1학년 때부터 3학년까지 모든 필체가 동일하고 학점 계산도 틀리는 등 한 사람이 급조해서 기록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 후보자가 학교를 졸업한 해 졸업생은 153명인데 재학생 수는 42명에 불과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 후보자가 이런 졸업장을 갖고 1970년도에 고려대 대학원에 입학했고 그 후 고등학교 선생으로 재직했다"며 "법원의 판례를 볼 때 농업학교 졸업이 허위라면 졸업 후 입학한 대학원도 허위고 그 후 공직에 출마한 것도 전부 허위"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1996년 중앙대(경제학과)를 졸업한 것에 대해서도 "중앙대는 군대를 가기 전에 제적당했다가 1990년대 복학해서 졸업한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앙농민학교 학력을 갖고 대학원에 들어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재오 측 "여러 차례 해명했다, 군사독재정권 시대 이해 못한 것"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미 몇 년 전 그 같은 의혹을 제기했던 언론에 여러 차례 충분히 설명했고 이 후보자의 저서 <함박웃음>에도 잘 나와 있다"며 "박 의원이 당시 군사독재정권 시대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 제출 자료에도 '중앙농민학교'를 국민대 농업경영학과와 병기했다, 우리가 국민대를 졸업한 것을 자랑하려는 것도 아니지 않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6.3 한일회담 비준 반대 운동으로 중앙대에서 제적을 당했고 그를 안타깝게 여긴 중앙대 교수들의 도움으로 중앙농민학교에 편입할 수 있었다"며 "중앙농민학교에 입학한 직후에 이 후보자는 또 강제징집을 당해 두 번째로 공부할 기회를 잃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중앙대 교수들이 이 후보자의 학적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했고 이 후보자는 편입과정에서 중앙대에서 취득한 3학기 학점을 인정받고 군대에서 3학기를, 제대한 뒤 나머지 2학기를 마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됐던 군 복무 중 학점 이수와 파견교사 경력에 대해선 "당시엔 교사가 부족해 고학력자인 군인들을 교사로 파견하는 제도가 있었다"며 "앞서 이 문제를 취재했던 <신동아>, <서울신문>도 국방부에서 당시 군인파견교사 제도에 대한 공문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후보자는 이 제도에 힘입어서 영외거주를 하면서 계절학기 수업, 리포트 등을 통해 나머지 학점을 이수할 수 있었다"며 "당시엔 대학교가 많지 않아 공무원들도 재직하면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이재오,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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