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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현장에서 반가운 손님을 만났습니다. 최근 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제비였습니다. 강남갔다온 제비를 언제부턴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맹독성농약 살포로 이차 중독되어 죽고, 가옥구조의 변화로 둥지 틀 곳이 사라지면서 그 수가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이포보 현장에 날아든 제비는 희망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제비가 찾아온 것 자체가 한강이 죽지 않았고 생태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제비가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지표봉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장상황은 제비에게 그렇게 녹녹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비가 주로 먹는 먹이인 곤충의 수가 감소하게 될 것이 때문입니다. 가동보는 식생을 자라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토사와 모래톱에 자라는 식생이 사라지면서 그곳에서 서식하는 곤충들도 사라지기 때문에 수가 줄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반가운 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원앙입니다. 오리류 중 흰뺨검둥오리와 함께 우리나라 텃새인 원앙은 하천 주변 나무둥지에 알을 낳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원앙은 이포보 인근에서 번식에 성공했는지 새끼 6마리를 대동하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앙 역시 내년에 이곳에서 번식에 성공할 가능성은 없어 보였습니다. 왜냐면, 원앙은 수면성 오리입니다. 수심이 20~30㎝ 내외의 낮은 물에서 풀뿌리 등을 먹고 살아가는 종입니다. 이번에도 물가에 수심이 낮은 곳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포보가 완공되고 준설까지 마무리된다면, 원앙이 살아갈 수 있는 수심은 없어집니다. 그러면 결국 원앙은 이곳에서 다시 번식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이 곳에서 멸종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포보가 완공된 이후에는 원앙의 터전은 사라지게 됩니다. 비단 원앙 뿐일까요?  이밖에도 이포보 현장에는 깝짝도요, 흰뺨검둥올, 왜가리, 검은등할미새, 노랑할미새, 알락할미새,박새, 쇠박새, 곤줄박이, 멧비둘기 등 다양한 새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에 비해 환경변화에 민감한 새들은 이제 이포라는 지역에서 새롭게 적응해야 합니다. 하지만, 적응에 실패한 종들은 이포에서 멸종되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제비와 원앙을 비롯한 새들은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전 이포의 환경을 원할 것입니다. 그 환경에 계속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강이었기 때문에 원앙과 제비는 이포에서 삶의 터전을 꾸렸겠지요. 새들이 살지 않는 곳에 사람이 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포보 아니 4대강 사업이 정말 국민을 위한사업이라면 이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하겠죠? 저는 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하지만, 4대강 사업이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인지 꼭 필요한 사업인지에대한 검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물들에게는 너무 가옥한 처벌 아닐까요?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필요성부터 재논의하기를 원앙과 제비들은 바랄 것입니다.


태그:#이포보, #4대강 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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