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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반(反)신자유주의 정치연합'을 제안했다. 최근 하나의 진보개혁정당을 만들어  미국식 양당제 같은 구도를 형성하자는 '빅텐트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진보신당이 자신들의 '기준점'을 설정한 셈이다.

 

노 대표는 10일 오전 당 발전전략안 발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그동안 진보세력 연대체가 여러 개 있었는데 정당의 지향성을 명확히 하고 사회 양극화의 주범인 신자유주의 정책기조와 확연하게 선을 긋고 뭉쳐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 같이 제안했다.

 

그는 또 "여기에 동의하는 세력은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정신으로 가칭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 건설을 당대회에서 결정해 실질적인 창당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며 "과거 진보정당운동에서 나타난 악습과 폐단이 있다면 그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결의와 제도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창당과정의 한 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 대표는 "그때의 실리를 위해 정체성을 상실하고 아무 당이나 함께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 6.2 지방선거 후보단일화 이후 국민참여당을 포괄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구상을 밝혔던 심상정 전 대표와 반대되는 견해를 밝힌 셈이다.

 

그는 "당명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함께할 당이라면 당의 기본노선 자체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만이 아니라 극복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당이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진보신당의 당 발전전략안에 기초한 '새로운 진보정당'은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 기존의 진보정당과 아직 당의 외형을 갖추지 못한 정치조직과 진보적 대중조직, 시민사회 진영, 지식인 및 전문가 그룹 등을 포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아직 민노당, 사회당 등과 공식적인 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개인들과는 지방선거 전부터 폭넓게 접촉하고 있다"면서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 건설을 담은) 당 발전전략안에 대한 당내 논의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세세한 부분에 대해 다른 당과 논의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새로운 진보정당, 힘 받기 위해선 국민운동 차원에서 불이 붙어야"

 

그러나 그는 "앞으로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이 새로운 진보정당을 염원하는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선 기존의 '합의 형식'으론 힘들 것"이라며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한 국민운동, 대중운동 이런 차원에서 불이 붙어야 그나마 의미 있고 규모 있는 정치세력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정치세력의 재편을 뛰어넘어야 (새로운 진보정당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진보정치세력의 대통합이 더 이상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가볍게 다뤄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6.2 지방선거 전 민노당의 '선(先) 통합선언 후(後) 선거연대' 방침과 충돌, 당 차원의 '진보대연합' 선거 구도가 흐트러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노 대표는 "진보정치세력의 대통합이 실질적인 추진과 무관하게 정략적으로 구사되는 형태에선 모두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서로 도토리 키재기 식 경쟁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이 양당의 경쟁심이 쟁투하는 장이 돼선 역사적인 과오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표는 아울러, 민노당 '진보정치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인선된 정성희 최고위원에 대해 "개별 인사의 생각보다는 당이라는 조직체가 흔쾌하게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길에 동참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 최고위원과는) 진보신당 창당 이후에도 공·사석에서 교류가 있었고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에 가장 근접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진보신당은 9일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6.2 지방선거 평가와 향후 당의 중·장기 전략이 담긴 당 발전전략안에 대한 전국순회토론회를 열고 있다. 진보신당은 전국 16개 시도당 토론회를 통해, 당 발전전략안에 대한 당원들의 공감대를 높인 후 내달 5일 당대회에서 이를 인준받을 계획이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당대회에서는 노회찬 대표 등 지도부의 임기단축 및 새로운 지도부 구성에 대한 의결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지도부 사퇴가 이뤄지는 경우 10월 17일 조기 전대를 통해 지도부를 새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진보신당, #빅텐트론, #진보개혁통합정당, #노회찬, #반 신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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