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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물을 보고 들어오는데 동네 형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어 낸데~ 니 여기 함 와바라."

 

이 형님 말투는 항상 이렇다. 그냥 거두절미다.

 

"와예? 거기가 어딘데요"

"어- 여기. 국도 확장공사 하는데 알제? 전에 거 와, 차 사고 자주 난다 하는데 있다 아이가?"

"아- 예."

 

이쯤 통화하고 나니 대충 무슨 일 때문에 전화를 했는지 알만 했다. 동네 형님의 이어지는 설명을 들어보니 형님이 읍내에 가고 있는데 또 그 문제의 국도 확장공사 연결구간에서 사고가 나 있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일단 자세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현장 확인도 할 겸해서 카메라를 챙겨들고 사고가 났다는 도로공사 현장으로 가 보았다.

 

사고현장 급제동을 하지못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흔적

사고차량들이 이미 견인된 뒤라 도착한 현장에는 사고 흔적들만 남아있었다. 차에 들이받혀 찌그러진 가드레일 앞으로 차 범퍼조각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었고 스키드 마크 자국과 흰색 스프레이로 사고현장 표시를 해놓은 흔적들이 군데 군데 남아있었다.

 

현장에는 동네 형님만 있는줄 알았는데 칠곡면 신포리 전 이장님과 도산리 새마을 지도자 부인도 같이 있기에 간단히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하고 물어보았다.

 

"이번이 몇 번째 사고죠?"

"이번이 몇 번짼 줄을 나도 모르지만도 이번 한달만 해도 내가 아는 것만도 서 너건(3 ~ 4)이 아니겠나?" (동네형님 )

"하이고 내가 본 것도 두건이나 있는데요" ( 도산리 새마을 지도자 부인)

"잔잔한 사고까지 합치면 사고 엄청 났어" ( 신포리 전 이장)

 

20번 국도 칠곡 -- 가례 구간  간략 설명도

 

경남 의령군 하고도 칠곡면 일대에는 원래 있던 국도 (20번국도)를 넓혀서 확포장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도로공사, 그것도 국도 확포장 공사야 어디 이곳만 하겠는가? 전국적으로 여기저기서 한참 공사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는 이곳에 원래있던 이전의 국도(2차선)는 그대로 두고 그 옆으로 4차선 국도길을 새로 내는 공사를 하면서 기존 구도로와 새로 공사를 하고있는 신 도로를 연결하는 임시 연결로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것이다.

 

위에 그림에서 보듯이 아래쪽의 구도로와 신도로의 임시연결도로가 변경설계 과정에서 어떤 연유에선지 거의 직각(90도) 정도의 급경사 곡각으로 연결되어 있다. (국도 20호선으로 보통 시속 60~ 70키로로 주행하는 구간)

 

그러다 보니 위의 임시 연결로로 들어서기 위해선 합천 단성에서 오는 차량들도 갑자기 급정거를 하여 직각으로 꺾어들어야 하고 군북 IC나 의령에서 오는 차량들도 이 구간에서 급정거를 하여 직각으로 꺾어 진입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임시도로이다 보니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의 내비게이션도 여기서는 별다른 소용이 없고 오로지 육안으로만 앞 도로의 상황과 사정을 예측하고 판단해야 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교통량이 많은 주말이면 양방향 모두 갑자기 변경된 도로의 연결지점에서 운전자들이 당황하여 급제동을 하게 되면서 뒷차와의 접촉사고가 발생하거나 미처 급정거 하지 못한 차량들이 임시 중앙분리봉을 들이 받으며 가드레일에 박히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급커브 구간  사고 다발 지점

이러한 상황을 보다 못한 지역주민 칠곡면 전 이장 김아무개(48세)씨 외 몇명이 관할관청인 '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여러차레 이러한 위험 요인을 전화로 설명하고 개선을 요구 하였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임시도로인 점을 양해해 달라"거나 "인력부족으로 관리감독의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만 답변으로 들었다고 한다.

 

주변도로 현황에 대해 사진촬영을 하고 공사업체 중흥종합건설(주)와 관리감독 책임을 맡고 있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전화를 해보았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고 지역주민으로부터의 제보내용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리고 연결도로가 거의 직각(90도)인 상황과 그로 인한 사고 상황들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시행업체나 감독청은 "임시 연결도로 이기에 다소의 문제점과 불편함이 있더라도 양해해 달라"는 수준의 답변을 해왔다. 개선의지를 묻는 질문에 감독청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나름대로 하느라고 했는데 부족함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다시 현황 파악을 해서 보완할 점을 보완하겠다"고 지난 26일 답변해 왔다.

 

전화를 건 다음날인 27일에 해당기관들이 부랴부랴 보완작업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구도로 진입쪽과 신도로 진입쪽에 감속안내판과 급커브 구간 안내판을 추가로 설치하는 조치를 취하는듯 했다. 동네 주민의 여러차례 민원에도 답이 없던 관계기관에게 취재를 목적에 두지 않고 여느 주민들처럼 전화했을 때에도 개선하고 보완하겠다는 답변을 들을수 있었을지 이 정도 보완하는 시늉이라도 했을지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 들뿐이다.

 

새로 발생한 사고 사고흔적들

그런데 임시 조치가 이뤄진 27일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다시 2건의 사고가 신 도로에서 구도로로 접어드는 연결직각 구간에서 발생하였다. 임시 변통의 땜질식 보완작업이 아니라 무리한 직각구간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임시도로이기에, 앞으로 3주후면 본 도로가 개통되니 그 때까지만 좀 감수해 달라."

 

건설업체와 관리감독청은 여전히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것은 이 구간을 지날 때마다 사고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운전자들과 수도 없이 사고를 목격해 온 이곳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할 요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고는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 단 하루 동안에도 일어날 수 있고, 지금까지 있었던 차량파손 수준의 사고가 아니라 대형 인명사고가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관계 기관청은 정말 돌이킬수 없는 대형 사고가 일어난 뒤에야 나설 것인지 묻지 않을수가 없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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