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중앙대학교 퇴학생 노영수씨에 대한 '두산중공업 사찰 의혹'과 관련, '사찰 의혹'을 뒷받침할 문건이 일부 공개됐다. 이 문건에는 노영수씨가 참가할 예정이었던 집회나 시위에 대한 일시와 장소 등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26일 오전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와 중앙대 총학생회가 '사찰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기자회견 하는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26일 오전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와 중앙대 총학생회가 '사찰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미나

관련사진보기



26일 노영수씨와 중앙대 총학생회는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사찰"이라며 학교 및 재단에 대한 공개 사과와 추가 사찰 행위 공개 그리고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학교 측은 '문건을 작성'한 것은 시인하면서도, '사찰'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문건 첫 장 살펴보니... '집회나 시위 일시와 장소 등 세세히 기록'

26일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와 총학생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노영수 관련 동향보고' 문건의 일부를 공개했다.
▲ 공개된 '노영수 관련 동향보고' 문건 26일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와 총학생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노영수 관련 동향보고' 문건의 일부를 공개했다.
ⓒ 안명호

관련사진보기

노씨와 중앙대학교 총학생회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노영수 관련 동향보고'라는 표제 아래 노영수씨가 참여할 집회나 1인 시위에 대한 정보가 비교적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문건에는 기본적으로 일시 및 장소, 그리고 누구의 주최인지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24일 집회에 대해서는 "현재 교내 대안포럼 행사 관계로 학생 집회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파악", 25일 명동성당 앞에서 있었던 노씨의 1인 시위에 대해서는 "1인 시위 피켓제작, 피켓 글자에  LED 조명 부착"등 집회나 시위에 대한 세세한 정보가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문건 귀퉁이에는 '노동조합 70여명', '학생 8명', '2:45 plan카드' 등 집회의 정황을 자세히 적어 둔 흔적도 있었다.

의혹의 중심인 '노영수 관련 동향보고'는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진 문건으로, 이중 첫 장이 이날 언론에 공개되었다. 노씨는 "나머지 네 장 중 두 장은 24일 집회에서 사용된 유인물"이라고 밝혔다.

또 나머지 두 장에 대해서는 "일주일여 동안 개인의 소소한 스케줄(누구와 밥을 먹었다, 누구와 만났다 등)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시위나 집회 참가의 일정만을 담은 것일 뿐, 개인적인 행적을 담은 내용이 추가적으로 더 있다는 것이다.

노영수씨, 학교 당국 비판 "언제부터 법인 사무처의 일이 학생 뒷조사였나"

26일 오전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가 '사찰행위 규탄 기자회견'중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퍼포먼스 벌이는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 26일 오전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중앙대 퇴학생 노영수씨가 '사찰행위 규탄 기자회견'중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이미나

관련사진보기

기자회견에서 '사찰'의 당사자인 노영수씨는 이 사실에 매우 분개한 듯, 발언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자연히 목소리가 높아졌고, 어조는 격해졌다. 노씨는 이번 사건이 "명백한 사찰"이라고 주장하며 학교와 재단을 크게 비판했다.

먼저 노영수씨는 이번 문건에 대해 "문과대 행정실장에게 한 사적인 얘기를 문서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씨는 "개인적으로 한 이야기를 문서화하고 전혀 상관없는 두산중공업 직원과 회람할 줄은 몰랐다"며 배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강한 어조로 "사본 요구에 대해 (학교 측이) 거절한 것도 내용이 떳떳하지 못해 공개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문건 상단의 직원 소속 표기가 두산중공업의 사찰을 밝히는 결정적인 증거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역설했다.

그리고 노영수씨는 "'떳떳하다, 통상업무의 범위다'라고 말하면서 '감추고 싶다'는 게 중앙대학교의 현실인 것 같다"고 말하고는 "그런 주장에 누가 귀를 기울이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교에 마지막으로 대화를 시도해 보고, 안 될 경우 두산중공업 본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중앙대 "사찰 아니다, 재단 직원 집회 참석은 총장이 지시"

26일 오전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조영금 중앙대학교 학생지원처장(왼쪽), 이태현 중앙대학교 홍보팀장(오른쪽)이 '사찰 의혹'에 대해 기자들에게 해명하고 있다.
▲ 해명하는 중앙대학교 교직원 26일 오전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조영금 중앙대학교 학생지원처장(왼쪽), 이태현 중앙대학교 홍보팀장(오른쪽)이 '사찰 의혹'에 대해 기자들에게 해명하고 있다.
ⓒ 이미나

관련사진보기


기자회견에 앞서 이태현 중앙대학교 홍보팀장은 "사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직원이 재단에 파견된 것은 "교비를 축내지 않기 위한 재단의 배려"라고 설명했다. 언론이 사찰'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자체에 대해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집회에 총학생회가 나간다는 말을 들은 이상 학생지원처가 감독, 지도할 의무가 있다"며 집회 당일인 24일 교직원이 참석한 사실은 인정했다. 이어 그는 "(집회가) 노조와 관련 됐다니 재단 직원도 함께 나가라고 총장이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추가적으로 다른 학생들을 사찰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조영금 중앙대학교 학생지원처장은 "보고는 받지만 그럴 인력이 없다"고 답했다. 노영수씨 외 다른 학생에 대한 문건이 또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다른 학생들에 대한 부분은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노영수씨에 대한 '사찰 행위'가 중앙대학교 총장의 지시로 이루어졌음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찰 의혹'이 두산그룹 쪽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행위가 학교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학교 측 해명에 대해 노영수씨는 "언제부터 법인 사무처의 일이 학생 뒷조사였나"라고 일갈하며 "다른 학생 징계자들과 학생회 간부들에 대한 사찰행위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미나 기자는 오마이뉴스 12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중앙대학교, #노영수, #사찰 의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