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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6일 낮 12시 ]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6·2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에 투표한 젊은 층은 북한에 가서 살라는 내용의 막말을 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유 장관에 대해 "대한민국을 떠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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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시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유명환 장관은 "젊은 애들이 전쟁이냐 평화냐 해서, 한나라당을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을 찍으면 평화고 해서 다(민주당으로) 넘어가고 이런 정신상태로는 나라를 유지하지 못한다"며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북한이 추가도발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러면 계속 북한한테 당하고도 '제발 봐주시오'라고 해야 하느냐"라고 답하면서 이런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나라로서 체신이 있고 위신이 있고 격이 있어야 한다"며 "왜 민주주의 좋은 것은 다 누리면서 북한을 옹호하고 그러냐, 이북(북한) 가서 살지"라고 말했다. "진보적인 젊은이들이 왜 군부독재와 싸워서 민주주의를 하고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을 찬양하면서 북한 독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느냐"고도 했다. 민주당에 투표한 젊은 층을 통째로 '친북' 또는 '종북'으로 싸잡아 비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는 이와 함께 "6·25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미군은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서 3만7000명이나 맞고 죽었다"면서 "자유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하면 그걸 지키는 희생도 해야 하는데 요새 젊은이들은 (자유민주주의의) 좋은 것만 향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 회의 종료 뒤 비공식 오찬간담회에서 북한의 추가도발을 우려하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천안함 사태와 같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며 "일부 젊은이들이 안보문제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된 태도를 가졌으면 하는 희망을 표명한 것이 본래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언급에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었다"면서 "일부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지난해 4월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른 채, 천정배 민주당 의원에 대해 "여기 왜 들어왔어, 미친 X"이라고 막말을 하고, 한미FTA(자유무역협정)문제로 격하게 대립하는 의원들을 향해 "기본적으로 다 없애버려야 해"라고 국회를 부정하는 뉘앙스로 발언을 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26일 '국민더러 북한 가라는 유명환 장관이나 대한민국을 떠나라'는 논평을 내 "어떻게 외교통상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민주당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을 떠나야 한다는 극단적인 망언을 할 수 있는가.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몰지각과 몰상식함이라기보다 이를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오만과 독선으로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쟁을 부추기고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지 못한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의 안보 무능에 대해 표로 심판한 국민의 뜻을 모독한 망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천정배 "공무원 정치중립의무 위반...유 장관 해임하라"

천정배 의원도 개인성명에서 유 장관의 발언을 "6.2 지방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한 유권자를 '종북주의자'로 매도한 발언으로, 장관의 언행으로 부적절함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규정하면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국민의 신성한 주권행사를 비하하고 왜곡한 반민주적 폭언"이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이어 "사퇴 사유를 넘어 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지금 당장 유 장관을 해임하고 '불법적인 망언'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정부가 7·28재보선 이후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이번 발언이 그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올 11월 G-20정상회의 준비 등을 감안해 외교안보라인은 유임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태그:#유명환, #김정일,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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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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