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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공사 즉각 중단하고 점거농성 활동가 안전 보장하라!" 4대강대책위원회 구성원들이 23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4대강 공사 즉각 중단하고 점거농성 활동가 안전 보장하라!" 4대강대책위원회 구성원들이 23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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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공사 즉각 중단하고 소통기구 구성하라."
"4대강 사업 자체가 불법이다. 활동가 안전 보장하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4대강 대책위) 구성원들이 23일 낮 12시 광화문 정부청사 정문 앞에서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4대강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운동가들의 점거농성 강제 진압 반대와 4대강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힘내세요! 최수영 처장님' 등 현재 남한강 이포보, 낙동강 함안보에서 점거농성 중인 활동가들을 응원하는 피켓을 들고 섰다. '4대강 사업이 불법이다. 반대 농성 지지한다' 등의 피켓도 보였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듯 이들의 표정은 단호했다.

요구사항은 명료했다. '불법 4대강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소통 기구를 구성할 것', 그리고 '점거농성 강제 진압 시도를 중단하고 활동가들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23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4대강 대책위 기자회견에서 이지현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3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4대강 대책위 기자회견에서 이지현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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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들이 오죽하면 그런 선택을 했겠나"

참가자들은 정부가 6.2 지방선거에서 4대강 반대 민심을 확인했음에도 막무가내로 공사를 강행해 환경운동가들이 직접적인 저항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지연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규탄 발언에서 "이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공사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환경운동가들은 비폭력으로라도 저항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 마음을 모아 어제 새벽 이포보, 함안보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대통령은) 활동가들을 진압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화답할 것인가 대답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번 저항을 평화롭게 마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활동가들이 오죽하면 그런 선택을 했겠나"라며 "우리가 요구한 것은 우기에는 위험하니 공사를 중단하고 함께 토론하는 기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당초 예산보다 늘려 9조원 가까이 책정하는 등 막무가내"라고 비판했다.

이강실 진보연대 대표는 "자연은 한 번 파괴되면 (복원되는 데) 수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단 5년짜리 대통령이 어떻게 이렇게 무모하고 오만할 수 있느냐"며 "그런 권한을 누구한테 받았는가"라고 격앙된 소리로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방금 전 타임오프제 반대 현장에 다녀왔는데, 대통령한테 타임오프제를 적용해야 한다. 일을 제대로 하는 시간에만 월급을 주어야 한다. 더 추한 꼴 당하기 전에 4대강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제 진압하면 제2, 제3의 투쟁 일어날 것"

23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열린 4대강 대책위의 기자회견에서 이강실 진보연대 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23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열린 4대강 대책위의 기자회견에서 이강실 진보연대 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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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대통령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자신이 전지전능한 것처럼 말하면서 우리의 생명인 물과 토양을 해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원하니 그만두겠다고 떳떳하게 말하라. 그러면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자손 대대로 욕먹는 사람이 될 것이다. 천벌 받기 전에 포기하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민교협 소속인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잘못된 정책을 잘못된 방식으로 강행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4대강 사업도 상지대 구 재단과 같은 비리 종합세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의 저항은 언제까지라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민만기 녹색교통 사무처장은 "환경운동연합 동료들의 투쟁은 4대강 범대위의 투쟁이고, 모든 국민의 투쟁"이라며 "경찰이 혹시라도 강제 진압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강제 진압이 벌어진다면 환경운동연합만의 투쟁이 아니라 제 2, 제3의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오후 1시경 환경정의와 녹색연합, 유원일 의원실 관계자들은 농성활동가들이 있는 남한강 이포보로 이동했다. 윤상훈 4대강 대책위 상황실장은 "농성 현장에 가서 음식, 식수 등 활동가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녹색연합, 참여연대, 녹색교통, 민교협, 나눔문화, 불교환경연대, 진보연대,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이 참여했다.

남한강 이포보와 낙동강 함안보에서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5명이 4대강 사업 반대를 주장하며 교각, 크레인에 올라 22일 새벽부터 이틀째 고공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이포보에 있는 3명의 활동가들은 20m 높이 상판 위에 고립된 상황이며, 공사 현장에는 경찰 버스와 소방차, 앰뷸런스 등이 배치돼 있다. 한편 함안보 공사현장은 경찰에 의해 완전히 폐쇄돼 활동가 2명은 타워크레인 위에서 마실 물도 없이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12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4대강, #점거농성, #4대강대책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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