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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다년생 수초로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로,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온 식물이다.
 연꽃은 다년생 수초로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로,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온 식물이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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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백련, 홍련, 황금련, 가시연, 오오가연...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울긋불긋 연꽃들이 곳곳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오전에 피어 오후에 봉오리를 닫는 깨끗한 잎을 지녔다 하여 수련, 그윽한 청순함을 지녔다 하여 백련, 발그레한 홍련 등 저마다 은은한 자태와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

무더위뿐만 아니라 장마와 전쟁을 치러야 하는 한여름에 웬 꽃구경이냐고 따가운 눈총을 보내며 '지나친 사치'라고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지천으로 흐드러진 연꽃 자태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 지금이 바로 '처염상정(處染常淨)'을 떠오르게 하는 청초한 연꽃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발걸음, 시선 쉽게 놓아주지 않는 연꽃들... 무엇이 감춰져 있기에

한여름 은은한 연꽃 향연이 매년 펼쳐지고 있는 전주 덕진공원 연못.
 한여름 은은한 연꽃 향연이 매년 펼쳐지고 있는 전주 덕진공원 연못.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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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공원에는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연꽃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린다.
 전주 덕진공원에는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연꽃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린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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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과 8월이 되면 항상 그윽한 연꽃의 자태와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있다.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돼 있고 그 꽃 종류도 다양하다. 전주시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덕진공원에선 일찌감치 지난 10일부터 전주시와 우리문화연구원이 주최한 '연꽃문화제'가 열렸다. 어린이 사생대회, 청소년 어울 한마당, 가요제, 품바공연 등의 다양한 문화공연과 용왕제가 이틀간 열려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아직도 활짝 피어나고 있는 연꽃들은 많은 발걸음과 시선을 쉽게 보내주지 않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그 틈에 끼어 보았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지금도 북적대는 인파는 연신 연꽃 향연에 환호를 지르곤 했다. 비록 시꺼먼 진흙바닥이지만 그 속을 뚫고 우뚝 솟은 청록색 꽃대와 깨끗한 잎들, 그 위에 수줍은 듯 속살을 감춘 채 주먹만한 크기의 모습만 살짝 내민 분홍빛 꽃봉오리 앞에서 연신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무어라 속삭이며 주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 뿌리는 둥근 막대형으로 옆을 향해 길게 뻗으며 마디가 많아 잎도 많지만 꽃을 많이 허용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연 뿌리는 둥근 막대형으로 옆을 향해 길게 뻗으며 마디가 많아 잎도 많지만 꽃을 많이 허용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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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처럼 오물 속에 뿌리를 내려도 청정함을 잃지 않고 그 속에 물들지 않은 푸른 잎과 분홍빛 꽃의 자태를 바라보고 있으면 금세 연꽃 같은 깨끗한 세상이 보이는 것 같았다. 연못을 한참 걸으며 연꽃들을 마주하다 보면 '연꽃 같은 깨끗한 세상, 깨끗한 정치를 보여달라'는 주문이 나도 몰래 저절로 새어 나온다.

전주의 덕진공원 연꽃과 함께 한여름 대표적인 연꽃축제들이 많다. 전남 무안 백련축제는 규모가 꽤 크다. 지역의 문화성과 산업화를 가미한 '제15회 무안대한민국 연 산업축제'가 8월 5일부터 8일까지 무안 회산백련지에서 개최된다.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33만㎡ 규모의 저수지인 회산 백련지가 온통 하얀 연꽃으로 뒤덮여 장관을 연출한다. 백련 말고도 홍련과 멸종 위기에 처한 가시연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2001년 기네스북에 동양 최대의 연꽃 자생지로 등재됐다. 밤에는 은은한 달빛을 반사한 수련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주, 무안, 부여, 서울, 제주 등 한여름 연꽃축제 곳곳 '다채'  

연한 분홍색 또는 흰색의 연꽃은 7~8월경 꽃대 1개에 1송이씩 핀다. 꽃받침은 녹색이고, 해면질의 꽃받기는 원추를 뒤집은 모양으로 길이와 높이가 각각 10㎝ 정도로 크며 윗면은 편평하다.
 연한 분홍색 또는 흰색의 연꽃은 7~8월경 꽃대 1개에 1송이씩 핀다. 꽃받침은 녹색이고, 해면질의 꽃받기는 원추를 뒤집은 모양으로 길이와 높이가 각각 10㎝ 정도로 크며 윗면은 편평하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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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공원 인파 속에는 연꽃을 닮은 아이의 맑은 모습도 보인다.
 많은 공원 인파 속에는 연꽃을 닮은 아이의 맑은 모습도 보인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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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에서도 연꽃 장관이 볼 만하다. '제8회 서동연꽃축제'가 '사랑과 낭만'이라는 주제로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부여 궁남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부여군은 천만 송이의 연꽃과 더불어 환상적인 야경을 위해 서동길 '사랑의 빛 거리'와 '서동선화 유등 조형물'을 설치하여 한낮의 더위를 피하여 야간에도 많은 관람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궁남지 일원에는 38만여㎡에 1500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난 전설의 연꽃으로 알려진 오오가연꽃, 백련, 홍련, 황금련, 수련, 가시연 등 다양하고 매혹적인 연꽃들로 유명하다. 

민간이 주최하는 연꽃 행사도 많다. 충남 태안군 남면 청산수목원에서는 매년 이맘때 태안 연꽃축제를 연다. 수목원 내 4만9500여㎡의 연못에 백련·홍련·노랑어리연·가시연 등 200여 종이 부처꽃·부레옥잠·물양귀비 등 40여 종의 수생식물과 섬말나리·홍가시·노각나무 등 300여 종의 야생화와 함께 어울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울 인근에서는 양평 세미원과 용인 한택식물원 등이 연꽃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인 만큼, 연꽃으로 유명한 사찰도 많다. 연꽃 차 최대 생산지인 전북 김제 청운사에서는 지난 3일 개막한 '하소백련축제'가 백화제세(白花濟世)를 주제로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봉원사에서는 1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연꽃축제가 열린다. 이밖에 제주 법화사 등 전국 유명 사찰에서는 다도와 연꽃이 어우러진 크고 작은 연꽃축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치는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 "깨끗한 정치 보여주었으면"

연꽃이 활짝 핀 전주 덕진공원 주변에는 연꽃을 닮은 꽃들이 눈에 띈다.
 연꽃이 활짝 핀 전주 덕진공원 주변에는 연꽃을 닮은 꽃들이 눈에 띈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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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씨는 수명이 길어 3,000년이 지나도 발아할 수 있다. 비대한 뿌리와 잎자루 및 열매는 식용으로, 꽃받기는 꽃꽂이로, 잎은 수렴제 및 지혈제로 이용되고 민간에서는 야뇨병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연꽃 씨는 수명이 길어 3,000년이 지나도 발아할 수 있다. 비대한 뿌리와 잎자루 및 열매는 식용으로, 꽃받기는 꽃꽂이로, 잎은 수렴제 및 지혈제로 이용되고 민간에서는 야뇨병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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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벚꽃이 봄, 억새꽃이 가을이라면 연꽃은 여름을 상징하는 꽃으로 손색이 없다. 수줍은 듯 발그레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하얀 백련, 새하얀 꽃잎 끝에 살짝 붉은 물을 들인 개성 넘치는 분홍색 홍련, 낯설지만 귀한 손님을 맞는 시골처녀의 부끄러운 눈빛을 닮은 가시연 등 고귀한 자태들이 다양하기만 하다. 

덕진공원의 연꽃 향연장 반대편에선 뱃놀이를 즐기는 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덕진공원의 연꽃 향연장 반대편에선 뱃놀이를 즐기는 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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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연꽃의 가장 큰 매력은 '처염상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늘 정결함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절개를 중시하는 옛 선비들도 연꽃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 북송의 성리학자 주돈이는 "진흙 속에서 났지만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어도 요염하지 않다"며 '꽃 중의 군자'라고 칭송했다. 속세에 살면서도 오염되지 않고, 정결하면서도 화려한 외모를 뽐내지 않는 자기 정화, 겸손의 미덕을 연꽃에서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연꽃은 정치에 비유되곤 했다. 오래전부터 "정치는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 "정치는 연못과 같아서 잘하면 아름다운 연꽃이 피고, 못하면 더럽고 추한 바닥이 드러난다"고 했다. 요즘 하도 정치가 하수상해서일까. 흙탕물마저 정화해 찬란하게 피어나는 연꽃처럼 맑고 깨끗한 정치를 보고 싶다는 주문이 늘고 있다. 한여름인데도 연꽃축제 인파가 더욱 늘고 있다.    

처염상정(處染常淨) 떠오르게 하는 연꽃은?


사전적 의미로 연꽃은 '다년생 수초'로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이다.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온 식물로 연못에서 자라고 논밭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뿌리줄기는 굵고 옆으로 뻗어 가며 마디가 많고 가을에는 특히 끝부분이 굵어진다. 뿌리는 둥근 막대형으로 옆을 향해 길게 뻗으며 마디가 많다.

연녹색을 띠는 둥근 형태의 잎은 지름이 40㎝ 정도이고 뿌리줄기에서 나와 물 위를 향해 1m 정도 높이 솟는데, 물에 젖지 않는다. 잎맥은 방사상으로 뻗어 있다. 연한 분홍색 또는 흰색의 꽃은 7~8월경 꽃대 1개에 1송이씩 핀다. 꽃받침은 녹색이고, 해면질의 꽃받기는 원추를 뒤집은 모양으로 길이와 높이가 각각 10㎝ 정도로 크며 윗면은 편평하다. 씨는 길이 2㎝ 정도의 타원형으로 10월에 익는데 꽃받기의 편평한 윗면 구명에 여러 개의 씨가 파묻혀 있다.

연녹색을 띠는 둥근 형태의 연꽃 잎은 지름이 40㎝ 정도이고 뿌리줄기에서 나와 물 위를 향해 1m 정도 높이 솟는데, 물에 젖지 않는다. 잎맥은 방사상으로 뻗어 있다.
 연녹색을 띠는 둥근 형태의 연꽃 잎은 지름이 40㎝ 정도이고 뿌리줄기에서 나와 물 위를 향해 1m 정도 높이 솟는데, 물에 젖지 않는다. 잎맥은 방사상으로 뻗어 있다.
ⓒ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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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의 씨는 수명이 길어 3,000년이 지나도 발아할 수 있다.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로 농가에서 재배하기도 하지만 연못에 관상용으로 더 많이 심는다. 비대한 뿌리와 잎자루 및 열매는 식용으로, 꽃받기는 꽃꽂이로, 잎은 수렴제 및 지혈제로 이용되고 민간에서는 야뇨병 치료에 사용한다. 뿌리는 강장제로, 열매는 부인병 치료나 강장제로도 사용한다.

연뿌리를 달인 물은 입안 염증이나 편도선염에 좋고 연뿌리의 즙은 폐결핵·각혈·하혈 치료에 좋다. 이외에 씨는 정력 보강에 이용된다. 뿌리줄기는 아스파라긴(asparagine), 아르기닌(arginine), 레시틴(lecithin) 그리고 많은 녹말을 함유하고 있다. 아시아 남부와 오스트리아 북부가 원산지이다.

-위 내용은 포털 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의 지식사전에 수록된 '연꽃'에 관한 정보를 재구성한 것이다.


태그:#연꽃, #덕진연못, #연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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