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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전국학업성취도평가) 시행 이후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었고, 많은 학생들은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시험을 치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오는 13~14일 사이 전국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전국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경남교육연대가 일제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경남교육연대는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1일 사이 지역 23개교 학생 1344명(초 6학년 561명, 중 3학년 783명)을 대상으로 "일제고사(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일제고사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일제고사 시행 이후에 달라진 학생들의 생활과 의식을 알아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일제고사 대비 시험을 보거나 문제풀이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7.5%가 '있다'(초 87.3%, 중 70.5%), 22.5%가 '없다'고 답했다. 이는 점수올리기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문제풀이를 하거나 대비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에서 일제고사를 대비하여 0교시나 7교시에 수업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절반가량인 46.9%가 '있다'(초 34.8%, 중 55.6%)고 응답했다. 이는 일제고사 이후 특기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방과후 수업이 점차 사라지고 교과형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학교에서 일제고사 출제범위를 정기고사 범위에 반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43%가 '있다'(초 34.9%, 중 49.4%)고 답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출제범위를 정기고사 범위에 반영 금지하라는 교과부 공문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점수를 올리기 위해 교과부의 지시를 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일제고사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일제고사 선택권에 대해, '꼭 필요하다'는 48.2%(초 41.9%, 중 52.7%), '관심 없다'는 27.1%(초 35.1%, 중 21.3%), '필요하지 않다'는 24.7%(초 23%, 중 26%)로 답했다. 이같은 결과로 볼 때 교육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교육주체인 학생이나 학부모의 의견수렴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학교에서 일제고사 선택권을 준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학생 19.5%만 '일제고사를 치를 것'(초 26.4%, 중 14.6%)이라고 답했고 무려 80.5%는 '일제고사를 치르지 않을 것'(초 73.6%, 중85.4%)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제고사에 대한 학생들의 부정적 입장이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에 대해도 조사했다. "일제고사 대비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느냐"는 물음에 5%만 '그렇다'고 답했고, 95%는 '그렇지 않다'(초 93.9%, 중 95.8%)고 대답했다.

 

"공부하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느냐"는 물음에 '매우 그렇다'는 27.2%, '약간 그렇다'는 43.9%, '그렇지 않다'는 28.9%로 대답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일제고사 시행 이후 공부하라는 말을 듣는다는 학생이 71.1%로 나타났고,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81.5% 가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 정부의 일제고사 성적공개 정책으로 인해 공부에 대한 압력이 초등학생까지 심화된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바빠졌고 쉴 시간이 줄어들었느냐"는 질문에, 36.3%가 '매우 그렇다', 35.6%가 '약간 그렇다', 28.1%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이는 일제고사로 인해 학생들의 쉬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일제고사로 인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축제나 체육대회가 줄어들었느냐에 36%가 '그렇다'(초 32.8%, 중 38.3%), 64%가 '그렇지 않다'(초 67.2%, 중 61.7%)고 대답했다. 경남교육연대는 "학교에서도 학교행사에 초6학년, 중3학년 학생을 제외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비교육적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구들끼리 경쟁의식이 더 커졌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12.3%, '약간 그렇다' 36.2%, '그렇지 않다' 51.5%로 대답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친구간의 경쟁의식이 더 생겼다는 비율이 48.5%로 나타났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54.9%로 응답했다"며 "일제고사 시행 이후 경쟁이 강화되면서 학생들 간의 경쟁의식도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제고사 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를 더 받느냐고 물었더니 '매우 그렇다' 49.2%, '약간 그렇다' 33.9%로 대답해 상당수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렇지 않다'는 16.9%였다.

 

경남교육연대는 "일제고사 시행 후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비율이 83.1%로 나타났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85%, 중학생의 경우 81.7%로 나타났다"며 "경쟁교육, 점수올리기 등 학교서열화로 인해 학교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학생들의 스트레스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일제고사 시행이 성적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고사를 치르면 치를수록 성적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성적이 많이 올라갈 것' 3.1%, '성적이 올라갈 것' 13.5%, '그저 그렇다' 60.1%, '성적이 내려갈 것' 10.3%, '성적이 많이 내려갈 것' 13%로 각각 대답했다.

 

3명중 2명의 학생들은 일제고사 결과에 상관없이 학교 예산은 균등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일제고사 결과에 따라서 학교 예산 지원금이 달라질 것이라고 하는데 학생의 생각은 어떠하느냐"고 물었더니, '공부 잘하는 학교에 예산을 많이 주어야 한다' 8.6%, '공부 못하는 학교에 예산을 많이 주어야 한다' 12.9%, '공부에 상관 없이 학교예산은 균정해야 한다' 62.9%, '상관 없다' 15.6%로 대답한 것이다.

 

성적 공개하면 성적 오르나?

 

일제고사 성적 공개에 대해, '성적 공개는 안된다' 66.9%(초 70.8%, 중 64.1%), '성적공개를 해야 한다' 9.3%(초 10.2%, 중 8.7%), '상관 없다' 23.8%(초 19%, 중 27.2%)로 각각 대답했다. 일제고사 성적공개에 대한 학생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알 수 있다.  

 

일제고사 성적이 공개되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7.1%, '잘 모르겠다' 29.6%, '그렇지 않다' 63.3%(초 51.3%, 중 71.7%)로 대답했다. 학생들은 성적공개가 성적향상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공개는 학생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 67.2%(초 65.2%, 중 68.6%), '잘 모르겠다' 21.4%, '그렇지 않다' 11.4%로 대답했다.

 

또 성적공개가 학생을 성적으로 통제한다는 의견에 49.2%,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17.7%로 일제고사 성적공개가 학생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의견이 높았다.


태그:#학업성취도평가, #일제고사, #경남교육연대, #초등학생, #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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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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