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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후 쯤에나 기대했던 장마비가 아침부터 굵은 장대비를 쏟아붓는 바람에 텃밭에 나가 작물들을 살피고 지주대를 보강하거나 부족해서 세우지 못한것들을 작업하려던 계획은 할 수 없이 장마비가 그치는 날에 나가봐야 할 것 같다. 대신, 그동안 가족의 민원접수를 받아 두었던 일을 해결하기로 했다.

1)선풍기: 덜덜 거리는 소음때문에 잠을 방해하기도 했고, 시간예약 손잡이가 부러져서 마냥 아침까지 돌리다 보니 몸이 찌뿌듯하게 만든 선풍기다. 소음의 원인은 5년을 사용하다 보니 부품의 노쇠화때문으로 진단되었다.

날개를 보호하는 앞뒤 덮개는 잘 끼워진 상태라 문제가 아니였다. 날개를 분해하고 회전하는 모터축을 보니 매우 건조해 보였다. 회전시에 마찰음으로 인한 소음으로 판단이 되어서 윤활유 대신 식용유 몇 방울을 떨어뜨르고 작동해보니 바람소리만이 잔잔하다. 시간예약을 설정하는 손잡이를 대신해서 버려진 볼펜자루를 이용했다. 라이터불로 용접(?)을 하고 철사줄로 단단히 묶었다.

오래된 선풍기 소음의 해결책은 날개를 장착하는 모터 회전축에 윤활유나
식용유 한두방을 떨어뜨리면 됩니다.
 오래된 선풍기 소음의 해결책은 날개를 장착하는 모터 회전축에 윤활유나 식용유 한두방을 떨어뜨리면 됩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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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는 취약부분중의 하나로서 볼펜자루를 이용한 수리방법이 있다.
 손잡이는 취약부분중의 하나로서 볼펜자루를 이용한 수리방법이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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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밥상다리: 식사때마다 밥상을 폈다 접었다 하다보니 밥상다리를 고정하는 부분이 헐거워져 자칫 밥상을 엎을수도 있는 상태로 조심스럽게 사용을 한 것이 몇 달은 된 것 같다. 어려운 일도 아닌데 왜 오랫동안 방치했을까? 드릴로 밥상다리를 고정하는 부분에 구멍을 뚫고 고정시킬 수 있는 볼트를 하나씩 추가로 박았더니 튼튼하다.

소형공구를 다를줄만 알아도 못 고칠것은 거의 없다.
 소형공구를 다를줄만 알아도 못 고칠것은 거의 없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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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기청소기: 작년에 흡입구 쪽 몸통관이 낡아서 절단된 부분을 잘 맞춘 후에 포장용 테이프로 깁스(?)를 해서 잘 사용 했었는데 올해는 손잡이 연결관과 전기배선까지 떨어져서 폐기처분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이는 친환경생활을 지향하는 자세가 아닌듯 하여 수술 부위를 꼬매듯이 짧은 전선을 겨우겨우 연결하고 전기테이프로 단단히 감아서 아직까지도 고장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제조일을 보니 10년을 사용했다.

10년 사용한 청소기. 순간의 선택이 20년을 사용합니다.
 10년 사용한 청소기. 순간의 선택이 20년을 사용합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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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변기커버: 일주일 전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커버 한쪽의 고정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나머지 부분마저 앉은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부러지고 말았다. 어찌어찌해서 사용은 가능했기에 그대로 방치를 했었는데 딸아이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학교에 등교를 할 때마다 고쳐놓거나 사다 놓으라고 엄포를 하고 나간다. 가만 생각해보니 녀석에게는 꽤 불편할듯싶다. 수리 방법을 고민하다가 케이블타이(pvc소재의 묶는 끈)를 이용해서 떨어진 변기
커버의 구멍과 고정된 부분을 묶어서 해결했다.

고장났다고 버려야할 이유는 없다. 고칠것은 고쳐쓰자.
 고장났다고 버려야할 이유는 없다. 고칠것은 고쳐쓰자.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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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기밥통: 어디서 굴러다니다 우리집에 들어온 밥통인지 출처가 불분명한 채로 10여년간 우리 가족에게 밥을 해준 밥선생이다. 기능이라고는 (취사-보온)이 전부이지만 누룽지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특기를 가졌다. 덕분에 슝늉도 먹고 좋았지만 설거지를 하려면 30여분 이상 물에 불려야 하고 코팅이 벗겨지고 닳고 닳은 바닥에서 혹시라도 유해물질이 나올까 걱정되어 전자매장으로 갔다가 보통 20~30만원 하는 가격표를 보고 슬며시 나온 적이 있다.

혹시나 해서 오늘 제조사 홈페이지 접속해 해당 모델의 내부 밥솥만 구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이미 단종된 지 수년이 지났을텐데 수천만원짜리 자동차도 그렇게 안 하는데, 와우! 내부솥만 판매 한다. 가격은 설렁탕 두 그릇 값이다.

내 마음속에 언제부턴가 자리잡은 명언 '죽도록 돈 벌어서 죽도록 사 모으고 죽도록 내다 버린다'며 낭비하는 소비 행태를 꾸짖던 故 전우익 선생님의 말씀을 오늘도 떠올리며 가족의 민원해결을 완벽하게 처리한 오늘은 기분 좋은 날.

덧붙이는 글 | 제 사례가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태그:#선풍기, #청소기, #드릴, #변기커버, #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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