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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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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는 사람에게 축복이 되는 특징이다. 이런 언어가 있어서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인류는 정보를 축적하여 과거를 이으면서도 더 발전하는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언어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평화를 유지하기도 한 역사를 우리는 안다. 그래서 세 치의 혀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이다.

역사까지 들먹일 필요가 없다. 고래가 춤을 추게 하는 것도 칭찬을 잘 표현하는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에 겉만 번지르르하게 현혹하는 말에 속아 사기를 당하고 모든 것을 잃고 좌절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일이 일반인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와 국민 사이에도 늘 있다. 그래서 백성은 늘 혹세무민하는 탐관오리가 아니라 백성을 위하는 청렴한 목민관을 원한이다. 물론 어떤 목민관이 발호할 것인지는 임금이 현군인지에 달려 있다.

오늘날 4대강 사업을 포장하기 위해 정부와 지지자들은 논리적으로 관련이 없는 말들을 적절히 배열하여 마치 논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며 정당화하는 일에 '대국민 홍보'라는 이름으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10년간 4대강 사업 지역엔 홍수 난 적이 없다

4대강 사업의 허구적인 목적은 작년 12월에 '국민과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일방적인 홍보를 한 이명박 대통령께서 한 말씀에 그대로 들어 있다.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 강원도에서 수해가 매년 발생하는 것을 보았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해를 복구하는 데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근본적으로 예방하지 못하여 매년 세금이 낭비된다. 그래서 이런 반복적인 수해를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 4대강 사업을 한다'는 것이 이 대통령 말씀의 요지다.

앞뒤 자르고 수해가 매년 발생한다는 말과 그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을 한다는 내용만 연결하면 4대강 사업은 매년 발생하는 홍수 피해를 예방하여 국민의 세금을 절약하는 매우 좋은 사업인 것처럼 생각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와 경기도에서 홍수 피해 예방 사업을 한다고 강원도에서 발생하는 수해가 없어져 매년 쓸모없이 들어가는 복구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하기는 그래서 정부는 사람이 많아서 피해가 일어나면 더 큰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곳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구도 적고 돈도 적은 강원도는 미루고 4대강 사업부터 한다고 이유를 달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4대강 사업 지역에서는 홍수 범람 때문에 수해가 난 적이 거의 없다. 그리고 정부가 4대강이 급하다는 구실과 똑같은 구실로 지난 10년 동안에도 본류 구간의 제방 보강 등 홍수 예방 조치를 잘 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판단할 때 4대강 사업 지역에는 홍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강원도와 다른 지역의 도서 산간 지역은 여전히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서 당장의 현실이라고 말해도 된다.

MB정부는 왜이리 4대강에 목을 매는가

사실 이외에도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는 많은 주장들은 논리적으로 연결할 수 없는 내용을 앞뒤 자르고 겉만 번지르르하게 편집한 모순되고 과장된 광고일 뿐이다. 이런 내용을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27일 <오마이뉴스>에 생태학자를 자처하는 차윤정씨가 올린 글(이준구 교수의 '4대강 사업 반대'에 반박한다)은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다.

차씨의 글을 읽으면서 레이첼 카슨의 <봄의 침묵>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그 책은 곤충생태학자들이 '화학농약이 생태계에 악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들을 발표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그들에게 연구비를 제공한 주체가 농약제조사들이었기 때문이다. 그 책을 읽을 때 탐관오리나 연구비를 탐하는 학자들이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지지하거나 옹호하는 관리들과 학자가 모두 탐관오리와 같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신념이 있어야 하고 그 신념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그들도 나름의 확신으로 국토와 국민, 그리고 생태계를 위해 열정을 다 해 노력하는 것일 것이다.

다만 그들이 확신하는 4대강 사업이 한 대통령의 임기 내에 절대적으로 끝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사업인 것처럼 목을 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더구나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국고를 화수분 정도로 생각하고 정부의 일을 추진할 때마다 정책을 찬성하면 재정지원을 하고 반대하면 재정지원을 끊겠다고 협박하는 정부의 행동이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정책에 대한 찬반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이라는 협박이 아니라 정책 내용의 적절성 검증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주의적 오류 이솝우화와 닮은 차씨 주장 

이제 차씨의 허무맹랑한 주장을 살펴보자.

"생태학은 '자연의 경제학'이다. 자연의 생물들이 주어진 환경, 즉 조건과 자원을 이용하여 최대한의 효과(생물량과 에너지)를 창조해나가는 과정을 연구한다. 따라서 생태계도 인간 사회와 마찬가지로 ▲자원의 배분과 독점 ▲환경 여건의 변화 ▲경쟁과 협력 ▲도태와 우세 등 다양한 인간 경제적 현상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이는 생태학자의 주장이라고 할 수 없다. 표현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자연주의적 오류를 범하는 일부 인문·사회학자의 비유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생태학은 자연의 경제학'이라는 비유는 생태학 교과서에 흔히 인용되는 말이기는 하다. 어원적으로 경제학과 같기 때문이다. 생태학의 영어 ecology 중 eco는 집을 뜻하는 그리스어 oikos에서 온 것이다. 물론 경제학의 economics도 같다. 생태학은 집에 대한 학문(logos)이고 경제학은 집에 대한 규칙, 법(nomos)이다. 그런데 생태학의 집은 자연에 사는 생물의 관계를 뜻하는 것이고 경제학의 집은 사람의 살림살이를 뜻하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생태학은 자연에서 생물들 사이에 있는 상호작용을 밝혀내고 생물의 수와 분포의 변동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하고 설명하려는 학문이다. 따라서 생태학은 존재하는 사실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은 사람의 살림살이를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규칙과 부합하는 방식으로 관리할 때 나타나는 것의 최적성을 연구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학은 사회에 적합한 당위성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즉 사회의 경제적 정의를 구현하는 바람직한 규칙을 마련하고 관리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태학과 경제학을 대등하게 비교하는 주장은 자연에서 관찰되는 사실(존재)이 마치 사회에서 바람직한 관계(당위)인 것처럼 호도하는 자연주의적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자연주의적 오류의 대표적인 오류는 이솝 우화이다. 이솝 우화에서 박쥐는 포유류와 새 사이를 오가는 이중적인 동물로 그려진다. 그래서 포유류와 새에게서 모두 외면당해 동굴에 숨어 살며 밤에만 행동하는 불쌍한 처지가 되었다고 한다. 동물을 의인화하여 재미를 주면서 이중적인 사람의 삶을 경고하는 비유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단지 포유류 중에서 하늘을 삶의 공간으로 이용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었고 많은 먹이를 먹을 수 있는 활동 시간(야간)을 취하게 된 것뿐이다. 또 동굴이라는 안전하고 안정된 환경을 둥지로 이용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솝우화를 그대로 받아들여 박쥐를 이중적이고 못된 짐승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유사한 차씨의 주장은 자연주의적 오류의 대표적인 예일 뿐이다.

생태계에서는 사람처럼 한 종이 자원을 독식하여 분배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끼리 갈등하는 것이 주되지는 않다. 사실 생태계에서는 평균적으로 피식자 에너지의 10%만이 포식자로 옮겨간다. 그래서 먹이나 경쟁이 되는 종을 박멸하지도 않는다.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양식한 물고기 등의 에너지를 종어(種魚)를 빼고는 거의 다 취한다. 또한 농작물에 해가 되는 해충(사람과 경쟁하는 종)을 박멸한다.

자연에는 사람처럼 경쟁하고 협력하는 경우가 없다. 더구나 도태와 우세라고 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개체의 생존이 정해지지 않는다. 달아나는 영양들 중에서 악어에게 잡아먹히는 것은 때 마침 재수 없게 악어의 옆을 지나가는 개체다. 사람 사회에 보이는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관리가 생태계의 구조를 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환경을 변형할 때 수많은 생물종들이 멸종하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사람에 의한 인위적인 서식지(환경) 변형이 멸종의 가장 큰 원인(원인이 알려진 멸종 중 40%)으로 밝혀진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홍수기엔 모래가 수질을 정화할 필요 없다

"지금의 4대강은 온전한 자연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문명과 함께 해온 시설과 같다. 강의 생태적 기능을 인간의 편의대로 사용하고 난 후, 이제 와서 문득 강이 소중한 자연임을 깨닫고 '강아 자연으로 돌아가라'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4대강은 단순한 인위적인 시설이 아니다. 비록 사람이 강에서 물을 가져다 이용하고 오염물질을 내려 보내는 일을 했지만 강의 원래 생태적 기능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상류에 댐을 만들어 물을 가두어 이용하지만 강의 생태계를 해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물을 하천유지용수로 방류하는 것이다. 또한 오염물질이 직접 강으로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하수와 폐수 처리 시설을 확충하여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강으로 들여보낸다. 그래서 한강, 금강, 낙동강의 대부분은 1~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과도한 하․폐수 발생과 미흡한 처리시설 때문에 국지적으로 일시적인 수질악화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영산강은 인구가 많고 상류지역에 있는 광주광역시가 하․폐수 처리 시설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질이 상당히 나쁜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영산강 하구에 둑을 만들어 물의 흐름을 단절하였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쁜 것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4대강을 살리려면 문제가 되는 국지적인 지역이나 영산강 유역의 하․폐수 처리 시설을 확충하고 강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더구나 '이제 와서 문득 강이 소중한 자연'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사람을 위해서 인위적으로 변형한 것이 오히려 강에서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는 데 저해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환경부 주축으로 강에서 인위적으로 유린한 곳을 자연으로 돌려주는 노력을 해왔다. 그런 내용들은 환경부와 국토부가 작성한 자료들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강이 자연스러워야 사람도 강의 혜택을 누리면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오염수준이 자연적인 수준이 아닌, 인위적인 오염부하량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갈수기에는 물이 모래 위를 흐르지 못하고 홍수기에는 모래와 자갈의 능력으로 할 수 없을 정도의 물이 넘친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강의 생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이런 발상이 어떻게 생태학자에게서 나올 수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오염수준이 자연적인 수준이 아니라고 하는 근거가 없다. 자연에서 가을 갈수기로 접어 들어가면 많은 동식물이 죽게 되어있고 이들 사체가 강으로 유입되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자연의 강에서 갈수기에 BOD 등이 다소 높아지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가을에는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박테리아 등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이차적인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행히도 우리나라 강은 비교적 경사가 커서 오염물질이 강에 정체하지 않고 바다로 빠르게 흘러들어간다. 물론 바다에는 강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있고 다양한 생물이 있어서 강에서 유입되는 유기물과 무기물을 이용하여 생태계가 더 풍부해진다. 그래서 강의 하구와 주변에 형성된 갯벌은 생태계의 보고가 되는 것이다.

홍수기에는 모래가 수질을 정화할 필요가 없다. 홍수는 자연적인 청소 작업이기 때문이다. 홍수가 일어나면 상류 지역과 강 유역에 쌓여있던 유기물 등이 한꺼번에 쓸려 강으로 유입되어 노쇠한 생태계를 다시 젊게 한다. 유입된 물질은 하류로 흐르면서 범람원을 만들고 하구에 삼각주를 형성하게 된다. 범람원에 고갈되어가던 영양분이 다시 공급되어 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랄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어 생태계가 풍부해진다. 그래서 메소포타미아, 황하, 인더스, 이집트 문명 등 인류의 문명은 모두 비옥한 강의 범람원에서 발생한 것이다.

한편 오염은 흘러가지 못하고 정체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강물이 빠르게 흐르는 홍수기에는 고의로 독성물질을 대량으로 버리지 않는 한 오염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오히려 갈수기에 물이 더 줄게 한 상류의 댐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그래서 강의 흐름을 단절하는 댐을 만들고 준설을 하는 구시대의 발상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당장은 아니더라도, 더 합리적이고 생태적인 물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상류의 댐을 철거하는 것을 연구해서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것이 우리나라와 같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나라가 해야 할 일이다.

앞서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홍수기 물을 가두어 갈수기에 이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비록 준설로 강바닥을 낮추어 수위가 낮아질 수 있는 상태를 만들지만 보로 막아 홍수 범람 위험이 더 커진다'고 지적하자 정부는 '가동보를 만들어 홍수기에는 수문을 열어 수위를 지금보다 더 낮출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 주장에 따르면 홍수기에 물을 확보한다는 목적은 이미 유명무실해졌다. 오히려 갈수기에 보를 채우고 물을 상당량 흐르게 하기 위해 상류의 댐에서 하천을 유지하기 위한 방류량을 늘린다면, 현재보다 오히려 봄에 물 부족을 더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부자연스런 물 정체 해소하는 게 수질 좋게 하는 방법

지난 5월11일 오전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4대강 사업으로 농지를 잃게 될 위기에 처한 농민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청와대와 경기도청을 향해 농기계를 앞세우고 도보순례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 5월11일 오전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4대강 사업으로 농지를 잃게 될 위기에 처한 농민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청와대와 경기도청을 향해 농기계를 앞세우고 도보순례를 시작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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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강과 같은 큰 생태계에서 수질 문제는 물의 양과 관계 깊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저수지의 경우 물의 양이 수질에서 매우 중요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도 유입되는 물이 저수된 물보다 더 좋을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염부하량이 적어 맑은 물이 유입되는 상류에 만든 대청댐에서는 매년 물의 정체로 인한 녹조 현장이 발생해 골치다. 사실 많은 연구비를 들이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물이 흐르는 강은 수량보다는 유속이 수질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흐르는 강에서는 녹조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염물질이 축적되지도 않지만 설령 녹조가 성장하여도 축적되는 수보다 더 많은 녹조가 하류로 흘러 내려가기 때문이다. 또한 유속이 빠르면 수온도 낮아지기 때문에 녹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물리적 조건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물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부자연스런 물의 정체를 해소하고 자연스런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강 수질을 좋게 만드는 진정한 대책이다.

"기본적으로 본류구간으로 유입되는 수질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하·폐수 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을 현행기준에서 최대 10배 강화하고 있다. 또한 강 주변의 비점오염원들, 즉 강 주변의 경작지를 일제히 정리하여 기본적으로 경작활동에 따른 오염원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홍수 조절도 못하고 물을 확보하지도 못하는 보로 강의 흐름을 막아 수질이 악화되는 것임에도 정부는 환경기초시설을 늘리거나 규모를 크게 해 하․폐수 처리장의 방류수 기준을 최대 10배로 높이겠단다. 이에 들어갈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결국 모두 국민의 세금이나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사실 10배로 높인다고 말로는 할 수 있지만 기술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에서 불가능한 주장이다. 설령 10배로 강화하더라도 저수지의 녹조 현상을 방지하기에는 턱 없이 높은 농도이다.

강 주변 비오염물질의 유입을 막기 위해 경작지를 일제히 정리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경작지를 정리한 후에 조성되는 생태공원과 위락시설들은 비점오염원의 유입이 더 잘 될 수밖에 없는 단순한 구조다. 강의 주된 비점오염원은 강 주변(제외지)의 경작지가 아니라 도로와 강 밖(제내지)의 경작지와 소규모 축산 시설이다. 그런데 사람의 편의를 위해 조성된 강 주변은 비가 올 때 비점오염물질이 강(인공저수지)의 전체에서 막힘없이 유입되어 수질을 나쁘게 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이런 비점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오히려 제내지의 일부를 제외지로 편입하여 자연습지가 만들어지게 하여 홍수터로 이용하거나 범람원을 만들어 범람과 더불어 경작이 가능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범람원은 홍수기에 물을 받아놓는 홍수터가 되어 홍수도 조절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비료와 농약 없이 적절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한다. 수확기에 작물을 걷어 들여 강으로 유입되는 유기물과 무기염류를 줄일 수 있어 사람이 이용하지도 않을 편의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수질을 위해서 더 바람직한 일이다.

4대강, 미국의 샌안토니오처럼 물 빼고 청소할 건가

"기본적으로 본 공사에 설치되는 보는 가동보로서 즉 보에 수문과 같은 시설물이 있어 수시로 물을 흘려보내며, 물의 체류시간 역시 댐보다 훨씬 짧아 수질에 대한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체류 시간이 짧아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보가 없는 인공수로인 청계천은 물이 체류할 이유도 없는데 부착조류의 과다번식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비록 인위적으로 물고기를 방류하여 마치 살아있는 생태계인 것처럼 착각하게 하지만 물에 사는 수서곤충이 살지 못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홍수기 때 수문을 활짝 열어서 홍수기 때만이라도 현재와 다름없는 강이 되도록 한다고 하더라도 갈수기 때 수문을 닫아 저수지로 되기 때문에 바닥에 사는 수서곤충이 대부분 살 수 없게 된다.

만일 갈수기에도 수시로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 내려 보낸다면 상류의 댐에 확보된 물이 더 빨리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아무튼 정체된 물은 흐를 때보다 수온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혐기성 세균 등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4대강 사업 이후에는 저수지를 하구수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미국의 샌안토니오처럼 매년 겨울 강의 물을 모두 제거하고 청소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강은 이런 배후 습지가 대부분 사람들의 정착지나 농경지로 변화되어 원래의 강폭이 줄어들어 강의 넘치는 물을 처리할 능력을 상실했으며 이는 직접적인 홍수피해로 나타난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이 주장은 현재 수해가 매년 발생하는 최상류 지역을 설명하는 데는 어느 정도 적용될 수 있다. 워낙 폭이 좁은 상류의 하천을 상대적으로 폭이 넓은 중․하류와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집중호우 때 쏟아 붓는 강우량은 현재 제방으로 폭을 좁힌 상류 하천의 통수단면이 감당하기에 너무 많다. 한편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본류 구간은 그동안 홍수 대비 하천정비가 거의 완료되어 범람의 위험이 없다는 것은 이미 정부 자료에도 나와 있는 것이다.

수해 다발 지역인 최상류 지역은 이미 인구 밀도가 적고 이용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현재의 4대강 사업 예산보다 더 적은 세금으로 국가가 매입하여 하천의 배후습지를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중․하류의 홍수 위험도 낮추고 상류의 홍수 피해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하류의 홍수 피해 위험은 홍수기에 상류에서 물을 담아두지 못하고 곧바로 하류로 내려 보낼 때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류에서 홍수기에 물을 담아둘 수 있는 배후습지를 마련하면 하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토사의 오랜 퇴적으로 인해 강바닥이 주변 농경지나 인가보다 높아진 경우가 많아 비가 조금만 많이 내려도 범람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이미 감사원에서 4대강의 대부분이 지속적인 준설 등으로 강 바닥이 과거보다 더 낮아졌다는 엄연한 자료가 있는데도 사실을 왜곡하는 정부의 주장을 생태학자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앵무새처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동식물을 대량학살 하고 있는 4대강 사업

"냉엄한 생태학적 사실은 종종 경쟁에서 실패한 종들은 영원히 설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이다. 인간이 복지정책으로 사회의 약자들을 돌보는 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자연 생태계에는 무수한 종들이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극단적인 생태계가 아니고는 어느 한 종이 사라진다고 해서 전체 생태계는 무너지지 않는다. 강변의 하찮은 풀숲은 굳이 4대강이 아니어도 종의 생태를 위협받지 않으며 더구나 4대강 사업이 진행된 이후에 자연스럽게 복구될 가능성이 높은 종들이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현대의 토목공학자가 아니라 구시대의 토목공학자라면 할 수 있는 주장을 생태학자라는 사람이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생태계를 전혀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 이런 주장을 과연 차씨가 쓴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생물의 역사를 보면 분명히 많은 종이 생기기도 했지만 많은 종들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서식지를 약탈하며 사람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면서 멸종하는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생태계가 황폐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에게 손실이 될 것을 전 세계가 우려하여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주장을 하는 용기가 감탄스럽다. 생물다양성의 해를 맞아 국제적으로 이를 선도하는 행동을 하겠다는 정부에서 4대강 사업으로 4대강 동식물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일을 동시에 벌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자연은 냉엄하지도 온정이 넘치지도 않는다. 지구의 환경은 지질학적 역사를 통해 꾸준히 변해 왔고 그에 따라 적응하지 못하는 종은 멸종했다. 그렇다고 사람이 행한 불필요한 사업 때문에 종이 멸종되는 것이 정당화 되지는 않는다. 약자를 돌보는 복지정책처럼 4대강을 위해 세금을 퍼부으라는 것이 아니다. 강 생태계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을 위해 세금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절약된 세금을 복지정책으로 돌리는 것이 옳은 것이다. 굳이 복지정책에 들어가는 세금조차 아깝다면, 생태계에 해가 되더라도 진정으로 사람 사회에 보탬이 될 개발에 세금을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물론 대다수 종이 멸종하더라도 생태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극단적으로는 광합성이나 화학합성을 하는 세균과 종속영양을 하는 세균만 있어도 생태계는 유지된다. 그리고 사람도 세균만을 먹는 삶을 살면 될 것이다. 동식물에서 얻을 수밖에 없는 영양물질이 있다면 유전자 조작 등으로 세균이 생산하게 하면 될 것이다. 그런 세상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생태계가 사람의 문명과 공존할 수 있을까.

강변에 있는 하찮은 풀숲이 아니다. 차씨에게는 하찮은 풀숲이 강생태계에는 물론 강과 연결되어 있는 육상생태계에도 없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자원인 것이다. 강변의 풀숲이 없으면 이것들을 둥지와 먹이로 이용하는 다양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들(정부와 지지자들에게는 하찮겠지만)이 살 곳을 잃고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 하찮은 풀숲을 쓸어버리고 조성될 사람이 쉽게 접근하여 이용하는 편의시설이 있는 인공 조경의 공원에는 과거의 하찮은 풀숲의 식물들이 돌아올 수 없으며 수달과 삵, 그리고 흰꼬리수리, 황조롱이 등 많은 종들이 멸종할 수밖에 없다.

차씨 주장으로 보아, 그가 4대강 천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현장을 알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장에서는 거의 모든 강변의 풀숲을 제거하고 있다. 심지어는 수십  년 된 버드나무도 제거해 버렸다. 그 과정에서 토양도 함께 제거되어 그 속에 있던 많은 곤충의 알과 애벌레, 번데기도 함께 제거되었다. 하찮은 동식물을 함께 학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은 '4대강의 생태복원을 위한 자생식물 식재 가이드북'을 급하게 발간하여 4대강 사업이 생태복원인 것처럼 포장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였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이런 학살이 자행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아무튼 그 책에서 농촌진흥청은 4대강에 중요한 수생과 습지 식물이 100종이 넘는다고 하면서 그 중 30종이나 식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떳떳하게 밝히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해를 앞두고 그들에게는 30종도 버겁게 많은 모양이다. 더구나 식재가 가능한 종은 대부분 굳이 식재를 하지 않아도 차씨가 말한 대로 억척스럽게 잘 자라서 자연스럽게 인공 조경된 공원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 하찮은 식물들은 자연스러운 하천 수위의 역동성이 사라지면 사람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우리나라 강에서는 사라질 것이다. 더불어 다양한 식물에 각기 적응한 다양한 동물들도 사라질 것이다.

강을 인위적으로 변형해서 사라진 종의 대표적인 예가 현재 남한강에 자리를 잡고 있는 단양쑥부쟁이이며, 이는 4대강 사업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미리 경고하는 예이다. 단양쑥부쟁이는 충주댐이 만들어지기 전에 단양 지역에 자생하던 세계 유일의 종이다. 그런데 충주댐이 만들어지고 나서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사라지고 말았다. 다행히도 남한강에 유일하게 자생하고 있는데 그곳도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사라질 것이다. 현재 강의 형태로 볼 때 우리나라 강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살기가 어려운 종이다.

땜질식으로 사업 내용 바꾸더니, 토목공사만 남았네

"종의 멸종은 종 자체의 생리․생태적 특성과 다른 종과의 종간관계, 그리고 서식지 파괴와 같은 다양한 원인을 지닌다. 강의 상태가 현재의 상태로 지속된다면 강의 수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며 이는 당장의 멸종 위기종뿐 아니라 더 많은 종들을 위기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다양한 멸종의 원인 중에서 4대강 사업처럼 사람이 서식지를 변형하는 것이 가장 크다. 우리나라 강의 수량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상류에 댐을 건설하여 상류에서 하류로 유입하는 물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량을 단순히 늘리기 위해 보로 막으면 강의 가장 중요한 속성인 물의 흐름이 저해되어 강의 수질과 생태계는 나빠지는 것이다. 사실 상류에서 하류로 유입하는 물의 양을 늘려 물이 원활히 흐르게 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4대강 사업처럼 하류로 흘러가지 못하게 막아서 정체된 수량만을 늘리겠다는 발상은 애당초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고정보가 가동보가 되고 물을 저수하겠다던 홍수기에는 수문을 열겠다는 미봉책만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이 없이 사업 내용을 바꾸는 것이다.

"강 고유의 생태성은 흐르는 물이다. 강은 물이 주어져야 유지되는 생태계다. 강의 속성은 제공자조절생태계(donner control ecosystem)지 수혜자조절생태계(receptor control ecosystem)가 아니다. ... 강의 변화하는 성질에 따라 당연히 생물의 성질도 바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물의 기운이 가장 풍성할 때 수생태계의 속성과 생물적 속성들이 온전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강 고유의 생태성을 이론적으로는 잘 지적하고 있다. 차씨 주장대로 강은 흐르는 물이 가장 중요하고 그 물의 속성이 바뀌면 생물도 바뀐다. 우리나라 강은 풍수기와 갈수기에 유량이 변하면서 그 변화에 적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의 기본적인 방향은 그런 변화를 없애고 항상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는 인공 저수지를 만드는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강의 물을 멈추어 죽은 깊은 수심의 저수지로 바꾸는 사업을 '강 고유의 흐르는 물이라는 생태성을 살리는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본다. 오히려 현재의 4대강 사업은 '수영 금지, 들어가면 죽는다'는 팻말이 없다면 숱한 사람이 익사하는 저수지를 만드는 일일 뿐이다.

학자나 환경단체들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면 정부는 고정보로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며 배가 대다수 물새를 대신하여 헤엄치는 저수지를 만들었을 것이다. 정부는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기보다는 땜질식으로 사업 내용을 바꿨다. 그러면서 원래 상충하던 목적들이 하나 둘씩 허구로 드러났고, 결국은 오직 가동보를 만들고 준설을 하는 목적의 토목공사만이 남았다.

"4대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강들이다. 큰 강은 큰물이 있어야 하고 큰물은 넓은 수로면적과 수심을 가지고 있다. 큰물은 가장자리를 크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물의 규모가 일정 수준이상 유지될 때 수생태계든 주변 습지생태계든 웅덩이 생태계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가장 큰 강이기 때문에 물리적(지형적) 다양성도 큰 것이 4대강이다. 종적으로는 하류로 내려가면서 수량이 늘어난다. 대체로 수심이 하류로 가면서 깊어지지만 일정하게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깊어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강폭이 넓어지면서 낮아지기도 하고 일부는 좁아지면서 깊어지기도 한다. 같은 장소라도 횡단면을 보면 수심이 깊고 유량이 많은 곳에서 수심이 낮은 곳으로 점진적으로 변한다. 또한 이런 지형의 다양성이 계절에 따라 변한다. 현재 4대강은 수량이 치명적으로 부족하지도 않고 종과 횡의 다양한 수심과 모래톱이 있고 그것들이 계절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생물이 강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물고기 등 많은 수서동물들은 계절에 따라 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회유를 한다. 일반적으로 추운 겨울에는 중․하류로 내려가고 봄이 되어 수온이 올라가면서 상류로 올라간다. 하루 중에도 수온 변화에 따라 물고기들이 이동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런 일일 변화와 계절 변화에 적응한 생물에게서 자연적인 변동을 빼앗으면 생존이 더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메뚜기의 알과 유충을 일정한 온도에 두었을 때보다 변하는 온도에 두었을 때 각각 38.6%와 12% 발생이 촉진된다.

강폭을 넓히거나 수심을 깊게 한다고 하더라도 물가는 커질 수 없다. 오히려 일정한 모양으로 유지하고 다듬어진 물가는 선면적이 줄어들 것이다. 강의 물가는 강의 길이에 비례할 뿐이기 때문에 저수지의 길이가 늘어나는 것이 아닌 4대강 사업은 물가를 늘릴 수 없다. 오히려 현재의 불규칙한 물가를 곧게 펴기 때문에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뚜렷한 목적도 없이 단지 강 생태계를 단순하고 획일적인 인공 저수지로 바꾸는 4대강 사업은 전 세계가 보전하려고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생물다양성 보전에 치명적인 사업일 뿐이다.

"자연 생태계는 모든 종을 다 살려내지 못한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이기도 하다. ... 햇빛에 반짝이는 황금빛 모래는 그 뜨거운 열기로 표면에 생물의 존재를 허락하지 않는다. 굳이 모래톱이 아니어도 갈수기의 부족한 수량으로 인해 수심이 얕아지고 수면이 노출되면서 증발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염류농도의 상승과 수온의 상승만으로도 물속의 생물들은 고통스럽다. 강의 선형 구조만 살아있다면 모래톱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자연 생태계에서 모든 종이 살지 못한다는 것이 자연 법칙이라는 것은 장구한 생물의 역사에서 보면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무수한 종이 멸종하게 하는 것은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여 공룡을 비롯한 많은 종들이 멸종한 것과 같은 대재앙이 있을 때뿐이다. 하지만 그 때도 단 2년 만에 막대한 종이 멸종한 것은 아니다. 사람의 수명이 인지하지 못할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난 사건이다.

물론 한 여름의 뜨거운 햇빛에서 생존할 수 있는 종이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많은 생물이 계절에 따라, 그리고 주야에 따라 활동하는 공간을 바꾸는 것이다. 심지어는 사하라 사막에서도 생물이 살고 있다. 갈수기의 대부분은 기온이 낮을 때이므로 온도 스트레스가 크지도 않다. 아무튼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의 증발로 염류농도가 높아져서 생물에게 고통을 준다는 차씨의 획기적인 보고는 즐거움을 줬다. 강에 가보라. 흐르는 물은 아무리 수심이 낮아도 발을 담그면 시원하다. 다만 정체된 것처럼 보이는 곳은 다소 수온이 높다. 그리고 물을 머금은 모래도 절대로 뜨겁지 않다. 멈춘 것으로 생각되는 곳이나 모래톱의 물도 흐르고 물의 기화열 때문에 뜨거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수지가 되면 모든 상황은 달라진다. 수심이 낮으면 낮에는 매우 뜨거워지고 밤에는 매우 차가워진다. 그래서 생물에게 고통을 오히려 더 줄 것이다. 반면에 수심이 깊은 곳은 낮에 천천히 더워지지만 밤이 되어도 수온이 천천히 내려가서 밤과 낮 모두 평균적으로 같은 수심의 흐르는 강물보다 상당히 더 높다. 결국 4대강 사업으로 깊은 수심을 만들더라도 현재와 같은 수서생물이 살 수 없다.

모래톱은 상류에서 끊임없이 내려오는 모래로 끊임없이 갱신되면서 유동하는 것이다. 즉 모래도 강물처럼 상류에서 하류로 살아 흐르는 유체인 것이다. 그래서 강의 모래톱은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물의 흐름이 멈추면 모래의 흐름도 멈추면서 모래톱에 유기물과 미세 부유물질이 축적되어 더는 모래톱이 유지되지 못하고 메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지는 토양으로 변한다. 단순하게 현재 강의 선형 구조를 유지한다고 모래톱이 유지되지는 않는다. 또한 금강 등의 모래톱이 빈약해진 이유는 대청댐과 같은 상류 댐이 만들어지면서 상류에서 유입되는 모래가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은 강을 여러 도막으로 나누는 보로 모래의 움직임을 막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준설로 4대강 사업에서 막대한 모래를 퍼내버린 후에는 모래가 공급될 수 없다. 수문을 닫는 갈수기 동안 모래는 유동성이 없어 다져지고 펄 성분이 퇴적되어 퇴적물이 고상 상태로 바뀌기 때문에 홍수기에 수문을 열더라도 기대하는 만큼 퇴적물이 흘러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결국 4대강 사업은 4대강의 모래 바닥을 펄 바닥으로 바꿀 것이고 높아지는 바닥 때문에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준설을 해야 할 것이다.

본류 아닌 지천에 물이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대체이식지에서 죽어간 단양쑥부쟁이들
 대체이식지에서 죽어간 단양쑥부쟁이들
ⓒ 4대강범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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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모래자리는 물자리이며, 모래는 육지로 돌아가야 한다. 옛 문명 발생지의 강들처럼 강바닥을 뒤집을 정도의 큰 교란이 없으면 강은 스스로 막힐 것이다. 그러면 물은 자연스레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다. 물론 강 주위에 사람이 없이 자연그대로라면 우리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겠다. 강이 물길을 벗어나는 순간 인간은 홍수라는 자연재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모래의 동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생태학자만 할 수 있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아니 모든 강의 모래는 상류의 암산이 풍화하여 떨어져 나온 돌조각이 강의 상류에서 하류로 흘러 내려가면서 잘게 쪼개지고 다듬어져 하구를 통해 바다로 유입된다. 자연의 강은 물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준설을 하는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오히려 강을 보로 막아 퇴적물의 흐름을 막으면 인공 저수지 바닥이 매년 높아지는데, 이때 준설하지 않으면 홍수의 범람으로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농업용수나 산업용수, 식용수가 아니어도 하천에는 생태계를 유지시키기 위한 절대 수량이 요구된다. 강이 강으로 유지되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을 하천유지용수라고 한다. 그나마 농업용 저수지나 댐에서 저장하고 있는 물을 일부 흘려보내기에 하천이 완전히 마르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대부분의 수생물들은 강우 패턴에 일정 부분 적응되어 있다. 그러나 갈수기라 할지라도 산란기나 이동기에 물이 없으면 큰 타격을 준다. 갈수기의 하천 관리는 하천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유지유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이런 주장을 하기 전에 과연 4대강 공사를 하는 지역의 농업, 산업, 식용수가 부족한지 구체적이고 신뢰할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재작년, 작년 모두 가뭄이 심해서 물 부족을 우려하는 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현실은 원래 매년 상습적으로 부족하던 곳을 제외하고는 물 부족으로 특별히 더 고생한 곳은 없다. 오히려 농작물은 더 풍년이 들어 가격 하락 때문에 농심을 아프게 했고 과일과 곡식은 더 맛있게 여물었다. 이는 농업용수가 부족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현실이 말해주는 것이다. 산업용수가 부족해서 기업을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사실 금강 유역 물 수요를 과다하게 예측한 정부의 자료를 보더라도 물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강의 수량이 줄어든 것은 사람이 이용하기 위해 상류의 댐 등에서 물을 저수하고 과거보다 더 적은 물을 내려 보내기 때문이다. 갈수기에 물이 부족하여 물고기 등이 이동하지 못했거나 산란에 문제가 생긴 사례는 없다. 다만 4대강 공사처럼 사람을 위한다는 공사 중에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물의 흐름을 방해했을 때만 문제가 발생했다. 오히려 4대강 공사 지역이 아닌 지천들이 과거 유역에서 흘러들어가던 물이 줄어들고 건천이 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천 생태계를 진정으로 우려한다면 물이 부족하지 않은 4대강 본류가 아니라 지천에 물이 풍부해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수량뿐 아니라 물의 질 역시 수생물들의 생육과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 물속의 산소포화도, 염류농도, 탁도, 수온, pH, 유해물질 유무 등은 물속생물들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강의 생태적 기능을 강조하면 할수록 물의 중요성은 커진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4대강 물의 질은 현재 치명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수량보다는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또한 낮은 수심으로 물이 빠르게 흘러 산소가 녹아 들어가고 수온이 낮은 여울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강의 온전한 생태적인 기능은 여울은 물론 정적으로 고여 있지 않고 동적으로 변하는 속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천생물서식처의 가장 큰 특징은 물의 동태에 따라 소멸과 생성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천생물서식처의 보존은 서식처 자체의 보전보다 서식처가 보존될 수 있는 안정적인 하천시스템을 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차씨도 지적한 대로 하천 생태계의 가장 큰 특징은 물의 동태에 따라 살아 움직이는 서식처이다. 따라서 하천 생태계, 즉 서식처는 4대강 사업이 추구하는 것과 같은 고정된 형태로 보존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큰 틀에서 보전해야 한다. 즉 홍수기와 갈수기를 거치면서 움직이는 모래톱과 수생식물의 분포, 그리고 횡․종적으로 생물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몬순 지역의 시스템으로 보전해야 한다.

"생태계는 늘 자연적인 교란에 직면해 있으나 교란으로부터 생태계 스스로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생태계의 항상성이라 한다. 생태계가 갖는 항상성은 저항성(resistance)과 회복력(resilience)에 의해 결정된다. ... 강이라는 생태계를 대상으로 하는 어떠한 형태의 인간 행위는 기본적으로 생태계 회복력이 존재할 수 있도록 가능한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생태계의 안정성은 고정된 안정성이 아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 따라 생물상이 달라지듯 일종의 단기간에서는 변동하는 평형이다. 비교적 장기적인 면에서 변동의 평형이 유지되는 안정성이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안정성은 차씨가 지적한 대로 저항력과 회복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저항력은 교란이 생태계가 참아낼 수 있는 교란의 규모보다 적을 때 유지될 수 있다. 저항력이 있는 범위 내의 교란이 있을 때는 원래대로 돌아가는 회복력이 있는 것이다. 용수철을 가볍게 잡아당기면(저항력 내) 다시 제자리로 수축하지만 강하게 잡아당기면 탄성(회복력)을 잃고 쭉 늘어난 상태로 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은 흐르는 강의 역동성을 머무는 저수지의 정체성으로 바꾸는 강 생태계가 저항할 수 없는 서식지 교란이다. 즉, 4대강 공사의 내용 자체가 안정성을 파괴하는 작업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내인 2년 이내에 공사를 급하게 끝내는 신중하지 못하고 조급한 공사 추진을 변명하기 위해 교란 기간이 짧아야지만 회복력이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최상류 일부를 제외하고 4대강의 전역에서 진행하는 공사는 무자비한 생태계 학살이다. 만일 작은 구간에서 저항력을 넘는 교란이 1년 이상 지속된다고 하면 (생물들이)훼손되지 않은 주변의 생태계로의 피신이 가능하다. 또 공사 후에 그 생태계에서 새롭게 유입되어 연속성이 있던 강 생태계에서는 원래와 거의 유사한 생태계가 새롭게 정착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자연의 강 생태계를 모두 인공의 조경 생태계로 단순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복은 불가능하다.

외국의 경우는 수백㎞ 길이의 하천이 아니라 수㎞를 복원하는 사업도 10여 년에 걸쳐 하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그런 경우에도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여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각 나라들이 노력한다. 이미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라면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국지적인 것 이외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4대강을 인공 저수지 생태계로 개조하는 공사를 신중하고 치밀한 계획 없이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은 구약 성서 이후 문화가 합리적으로 변한 가운데 저질러지는 바벨탑 축조의 아류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사람과 친한 동식물만 살리는 4대강 사업

"너무나 많은 인간의 개입으로 인해 피로한 강을 강 스스로가 할 수 없을 정도이기에 인간이 도와주는 일이다. 생태학이라는 학문의 패러다임이 자연의 원형을 보존하는 것에서 자연의 질서, 과정, 흐름을 중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 강의 구조를 자연스런 강의 구조를 최대한 따르도록 하고 인간의 편익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면서 ..."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지독히도 옳은 소리다. 4대강 사업처럼 사람의 개입이 심해서 강 스스로 강의 온전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자연의 강에서 자발적으로 생기는 과정과 흐름이 지켜지는 역동적 질서를 중시하여 복원하는 것이 생태계 복원의 패러다임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과거 제방을 쌓고 보와 댐을 막아서 인공적으로 고정한 형태를 유지하던 무지한 문명을 반성하고 자연의 강에서 발생하는 홍수와 범람, 연중 수위의 변동 등을 되살리는 문화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였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정부의 모든 자료가 보를 제거하고 하천에 더 넓은 공간을 주어 범람을 허용하는 복원을 지향했던 것이다. 과거에 자연은 변하지 않는 고정된 형태여야 한다는 사람의 오만한 폭력으로 자연을 변형했지만 이제는 자연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수용하는 조화와 공존이 최우선의 가치가 된 것이다.

"... 동시에 인간의 기반인 강을 인간을 위한 기반으로 다시 탄생시키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글을 아무런 모순을 느끼지 않고 연결하는 용기가 놀랍다. 사람을 위한 경제적 기반은 멀쩡한 강을 파괴하면서 다만 공사 기간 동안 토건 회사에게 세금을 퍼주고 일시적으로 임시직이 늘어나게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지속이 가능한 경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사업을 찾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국민의 공복이 취해야 하는 자세다. 만일 그런 사업을 찾을 수 없다면 세금을 공연히 낭비하는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공복의 태도인 것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강우 패턴의 변화는 극단적인 양상을 띠는데, 폭우와 극도의 가뭄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결국 홍수 피해와 가뭄의 피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이상 기후로 예측이 불가능한 아열대성 집중호우 빈도가 늘고 단시간의 강우량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강의 물 흐름을 막고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홍수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우둔한 행동보다는 오히려 강폭을 넓혀 변화를 달래는 하천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수로를 깊이 파고 제방을 쌓아 강물을 가두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서 더 넓은 면적을 강에 주어 홍수 시 저류할 수 있는 홍수터를 더 확보하면서도 범람원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폭풍우를 이기겠다고 맞서는 것보다 더 현명한 것이다.

"1987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가 발표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ESSD)'은 말 그대로 자연의 지속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새로운 자연 이용의 수요를 억제하여 나머지 자연들에 대한 보존의 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 차윤정 박사의 글

개발 지상주의자들에게 ESSD는 개발을 지속하는 것으로 해석이 될 것이다. 그러나 ESSD는 환경이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새 시대의 이념이다. 분명 사람이 자연을 자원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차씨도 지적한 대로 자연에서 자원을 취하더라도 자연을 무한히 이용하려는 어리석은 욕망을 자제하여 자연의 지속성을 지켜야 한다. 이런 새 시대의 이념을 지적으로는 알고 있으면서 강의 자연적인 지속성을 저해하고 인공적인 조경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옹호하는 이중 논리를 본다. 이중 논리가 가능한 것이 사람의 결점이자 장점이기도 한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너무 각박한 것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절대 양립할 수 없는 이중 논리가 있다. 그것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이념과 4대강 사업의 미신이다. 4대강에 자연스럽게 사는 동식물을 몰아내고 인위적으로 식재가 가능한 식물과 사람과 친한 동물만이 사는 잘 정비된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자연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도 아니고 건전한 환경을 보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강이나 하천은 대체자연이 없으며, 물 역시 대체물질이 없다."  - 차윤정씨 글 중 일부

내가 주장하고 싶은 글로 차씨가 결론을 맺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미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정부는 준설을 하고 보를 건설해서 인공 저수지를 만들어 대체 자연이 없는 강을 그것도 4대강을 우리나라에서 없애버리는 폭거를 행하고 있다. 정부는 보 때문에 홍수 피해 위험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여 물을 가둔다던 홍수기에는 수문을 열어 보를 유명무실하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보로 수질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종류의 폐수처리시설을 보 주변에 만들면서 수질악화도 막지 못하며 세금을 영원히 낭비하는 가렴주구로 국가와 국민을 경제적으로 어렵게 할 계획이다.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가뭄에 대처한다는 명목상의 목적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4대강 사업의 내용은 그 목적에 반할 뿐만 아니라 준설과 보 건설로 오히려 강 생태계를 더 악화하는 것이 명백하다. 정부는 계속 지적되는 문제를 땜질하는 미봉책으로 4대강 사업을 ESSD와 더욱 배치되는 사업으로 끌고 가는 어리석음을 이제 중단해야 한다. 이제라도 4대강과 지천에서 자연의 지속성과 온전성을 되살리는 사업으로 전환하는 진정한 용기를 정부가 보여주어 국민의 신뢰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정민걸은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입니다. 정민걸 교수는 공주대에서는 생태학과 보전생물학, 그리고 환경철학과 환경정책도 강의하고 있으며, 4대강 사업의 무모한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현재 대한하천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태그:#4대강, #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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