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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양식장. 다시마 같은 해초류를 먹고 자라는 전복은 고단백 영양식품이다.
 전복양식장. 다시마 같은 해초류를 먹고 자라는 전복은 고단백 영양식품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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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은 조개류 가운데 가장 맛이 좋고 귀하다. 하여, '조개류의 황제'로 불린다. 한때 서양사람들은 '껍데기가 한쪽밖에 없어서 먹으면 사랑에 실패한다'고 금기시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뇨병과 고혈압 등에 좋은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라며 좋아한다.

이 전복은 대황, 미역, 감태 등 해초를 먹고 자란다. 각(殼)에서 내장까지 버릴 것도 하나 없다. 전복의 똥이라 할 수 있는 생선내장(일명 게우)도 함께 먹는다. 전복은 회는 물론 죽, 구이로도 먹는다.

요즘엔 '갯벌 전복'도 나온다. '땅끝'으로 알려진 해남 송호마을에서 키운 것이다. 청정 갯벌에서 키워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완도 전복의 그늘에 가려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갯벌전복. 껍질에 굴 껍데기 같은 게 붙어 있는 게 특징이다.
 갯벌전복. 껍질에 굴 껍데기 같은 게 붙어 있는 게 특징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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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마을의 전복 양식은 해남 전복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벌써 10여 년이 됐다. 한 두 가구씩 양식을 시작한 게 어느새 36가구까지 늘었다. 올해만도 두 가구가 전복 양식을 위해 이사를 왔다.

가구당 평균 생산량은 3톤.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가구당 매출이 1억 원을 넘는다. 웬만한 대기업 직원 부럽지 않을 정도다.

이들 어가는 치폐(어린 전복)를 양식장에 넣은 뒤 3년을 키워 시장에 내놓는다. 양식기술이 덜 발달한 몇 해 전만 해도 4~5년 길렀다. 시장에는 10월 말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내놓는다. 봄에 나오는 완도 전복을 피해 틈새시장을 노린 고육지책이다.

"지금 출하하면 1㎏에 10~15개 정도 돼요. 그런데 서너 달 더 키워 가을에 출하하면 8~9개 정도면 1㎏이 되죠. 불과 몇 달 차이지만 가격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크기가 곧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죠. 대신 클수록 폐사율이 높기 때문에 위험은 감수해야 합니다."

송호마을 운영위원장 용찬진씨의 말이다.

송호해변. 갯벌전복을 키우고 있는 송호마을 전경이다.
 송호해변. 갯벌전복을 키우고 있는 송호마을 전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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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갯벌전복!! 최복식 어촌계장이 갯벌전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것이 갯벌전복!! 최복식 어촌계장이 갯벌전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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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앞바다는 전복 양식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조류 흐름이 적당하고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가 풍부해 먹이 공급이 원활한 덕이다. 수심이 낮고 갯벌도 좋아 바닷물의 영양분도 풍부하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땅끝전복은 맛이 좋다.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고소하면서 입에 착 달라붙는다. 생명력도 강해 그만큼 싱싱하다. 덕분에 상인들도 좋아한다.

"땅끝 전복은 껍데기부터 다른 지역 전복과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다른 지역 전복은 껍데기가 매끄럽지만 땅끝 전복은 자연산처럼 굴 껍데기 같은 게 붙어 있죠."

9년째 전복 양식을 하고 있는 최복식(42) 어촌계장의 말이다.

땅끝 전복은 출하기가 되면 완도로 건너간다. 아직 자체 유통구조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판로만 개척한다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하는데 아쉬운 대목이다. 어민들이 자체 유통구조를 갖추려고 조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판장 부지도 물색하고 있다.

최복식 어촌계장은 "관광객들이 직접 전복을 키우고 따서 먹을 수 있는 전복체험장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마을 주변에 산재해 있는 관광자원과 연계해 주민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송호해변. 송호마을에 있는 송호해수욕장은 여름철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해변이다.
 송호해변. 송호마을에 있는 송호해수욕장은 여름철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해변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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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갯벌전복, #송호마을, #해남,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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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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