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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선데이> '1박 2일'팀이 캠프했던 그곳, 회룡포를 아시나요? 내성천이 돌아가면서 유속이 느린 안쪽에 넓은 모래사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상류에서 화강암이 부서져 내려온 모래가 곱게 쌓여있는 회룡포의 경관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며칠 전 회룡포에 갈 기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더군요.

 

최근 1박 2일이 방송된 뒤 더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그런지, 경관을 조성하는 공사를 하고 있더군요. 공사를 안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 텐데 말이죠. 천만 다행으로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이 회룡포 모래를 준설하는 등의 공사는 계획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큰 문제는 그 상류의 지천에 대형댐인 영주댐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회룡포에 있는 모래들은 계속 물과 함께 흐르고 있었습니다. 모래가 상류에서 공급이 되지 않는다면, 회룡포의 모래는 계속 유실됩니다. 상류에 물과 함게 모래가 계속 공급되어야 회룡포의 넓은 백사장은 유지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영주댐이 건설된다면, 상류에서 공급되던 모래가 중단되면서 회룡포의 모래지형은 한바탕 요동을 치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거기에 살고 있는 작은 저서생물과 박태리아 새들도 사라지겠지요. 모래는 여러 가지 오염물질들을 잘게 부수면서, 모래의 공극에서 유기물들을 흡수하여 물을 정화시킨다고 합니다. 모래의 공극에 붙은 유기물들은 저서생물과 박테리아들의 먹이가되기 시작하면서 강의 생명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생명들의 먹이사슬이 고스란히 강을 지탱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태계의 핵심이 모래사장입니다. 이렇게 모래사장이 잘 발달돼서인지 2009년 3월 천연기념물 199호인 먹황새가 나타나 학계에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먹황새가 겨울철새로 자리잡을 수 있는 그런 지역이 회룡포인 것입니다. 먹황새는 우리나라에서도 아주보기 드문 희귀조류입니다.

 

4대강 사업은 이렇게 직접적인 공사를 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인 영향으로 하천의 생태계와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물을 막는 보와 댐은 하천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밖에 없는 시설물인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입니다. 옛 어르신들은 물이 많던 금강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대청호가 생기면서 수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기억하고 계십니다. 회룡포 역시 수량도 급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수량감소의 피해는 고스란히 그곳의 생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4대강사업은 강본류뿐만아니라 지천에서도 이렇게 마구잡이 댐건설과 개발들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강인 낙동강과 줄기들을 이렇게 헤집어 놓고, 정말 강이 살기를 바라는 것인지... 매번 금강에서 느끼던 아픔을 낙동강에서 느끼느 더 할말이 없더군요.

 

금강과 다르게 고운 모래사장이 잘 보전되어있는 내성천을 보면서, 저 많은 모래만은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래는 단지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하는 골재가 아니라는 것을 왜 모를까요? 모래의 생명들을 지키고싶다는 마음들은 왜 없는 것일까요? 생명들이 살고있는 강이 죽었다며 모래를 퍼가는 4대강 사업이 정말 정당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습니다.


태그:#4대강 정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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