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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인천시 관내(8개구)에 거주하시는 홀몸어르신들 700여 분이 도원실내체육관에 모여 그분들만의 미니올림픽을 개최했다. 그날의 주인공이었던 백발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혈기왕성하고 패기 넘치는 올림픽 선수로 출전해 모처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홀몸어르신과 함께하는 '나도 올림픽 선수' 행사는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가 주최하고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인천지사협의회, 인천광역시가 주관, 후원했다.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돕고, 여가활동 체험을 통한 사회성 강화 및 자원봉사활동 체험마당을 통한 자원봉사활동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즐겁고 안전하게 또 재미있게 게임에 임할 것을 다짐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에 활기가 넘쳤다. 그날 준비된 올림픽 종목은 발줄다리기, 미니게이트볼, 공떨어트리기, 링던지기, 어르신마라톤 등 9개. 과격하고, 체력소모가 많은 전신운동 보다는 적당한 신체활동을 통해 근력과 체력을 증진 시킬 수 있는 놀이 위주의 게임들이었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어르신들은 마치 동심으로 돌아가신 듯 즐겁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땀방울이 굵게 파여진 주름 골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마냥 즐거우신 듯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찾아 주는 사람하나 없고 챙겨주는 사람 하나 없어 늘 외로워~ 그나마 오늘은 친구들도 많이 오고 같이 게임도 즐길 수 있어 즐겁네…….(웃음)"

 

'나도 올림픽 선수'에 참석한 최덕인옹(중구 신흥동 거주)이 한 말이다.

 

어르신들이 즐거워 했던 종목은 '풍선밀어내기' '링던지기' '오자미 받기'였다. 발길질을 하며 풍선을 밀어내는 어르신들은 거친 숨을 쉬면서도 열심히 하셨다.

 

젊은 사람들도 폴대에 걸기 힘들어하는 링던지기 역시 다른 곳으로만 가거나 폴대를 쓰러트리기 일쑤였다. 어쩌다 하나 걸리면 함성과 박수가 쏟아져 나온다.

 

오자미 바구니에 받기 또한 재미가 있다. "어디다 던지는 거야! 난 잘 던지는데 당신이 잘 받아야지~" 하며 아옹다옹하는 모습이 지켜보는 사람들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한시도 가만히 앉아 쉴 수 없다. 눈에 띄는 응원전은 없었지만 앞에서 게임을 치르고 있는 선수들을 격려해가며 빠른 트로트에 신명나는 춤을 춥니다. 춤 삼매경에 빠진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진행자가 한 마디 한다. "게임 안 하고 춤만 추실 작정입니까? 게임 합시다~" 그제야 어르신들 덩실덩실 춤추며 다음 게임장소로 이동한다.

 

어르신들이 게임에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주체 측의 성의 있는 준비도 한몫 했지만, 소리없이 어르신들의 수족 역할을 해가며 경기운영에 도움을 준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준비 단계에서 끝맺음까지 그들의 손길이 빠진 곳이 없다. 특히 실내체육관 앞마당에 설치된 부스에서 어르신들의 장수사진 찍어주기, 혈당. 혈압체크, 안마봉사, 이·미용봉사, 인공호흡, 투호게임 등으로 어르신들에게 모처럼 웃음을 찾아 주었다.

 

 

"와서 운동도하고 점심도 먹고, 또 이렇게 머리도 깎아 주니 얼마나 고마워~ 여기 다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다 갈 것 같아~."

 

용현동에서 찾아오신 할머니는 장수사진을 찍기 위해 머리를 다듬고 계셨다. 오늘 행사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행사 자주 있으면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좋~지!" 끝 말은 미소로 답한다.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지사 임남재 회장은 이번 행사를 앞으로도 개최할 것이라며, 참가자 전원에게 흑미, 국수, 압맥 등 생필품 세트를 지급했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소외되고 외로운 홀몸어르신들이 많다. 그 분들은 우리들의 따뜻한 손길과 사랑을 필요로 한다. 물론 모든 어르신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어르신들은 사회와 단절되어 고립된 생활을 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 사회는 그분들에게 삶의 희망과 행복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홀몸어르신과 함께하는 '나도 올림픽 선수' 같은 행사는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하며 지금보다도 많은 홀몸어르신들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 같이 바쁜 일상을 나누어 자원봉사라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나누는 즐거움에 참여할 시민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생각이다.


태그:#인천적십자사, #임남재, #이준호, #홀몸어르신, #적십자봉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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