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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생명평화미사 현장, 4대강사업 반대를 노래하다

 

그동안 4대강 토목공사를 막아내기 위한 천주교 사제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져왔습니다. '4대강 사업 반대' 사제선언을 시작으로 주교회의의 반대성명에 이어 양평 두물머리 현장에서 계속해서 생명평화미사가 봉헌되고 있습니다. 또한 명동성당에서는 80년 이후 다시 시국미사가 봉헌되는 일이 벌어졌고, 명동성당 들머리에선 생명평화 촛물문화제가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가톨릭 사제들의 이와 같은 실천은 비단 서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동시다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희 천주교 종단 전체가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보수의 도시라고 일컬어지는 이 척박한 대구에서도 대구대교구 소속 사제들의 힘찬 움직임들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구 사제들은 '가톨릭 대구 생명평화연대'란 조직을 결성하고는 매 격주로 '대구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해오고 있습니다. 한번은 죽어가고 있는 낙동강변에서, 또 한번은 대구 시내의 성당에서 낙동강과 뭇 생명들을 위한 생명평화를 위한 봉헌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사제들은 '미사 강론'을 통해서 많은 신자들과 시민들에게 이 4대강 토목사업이 왜 잘못이고, 왜 반대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이제는 이것이 정례화되어서 많은 이들이 이 생명평화미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 생명평화미사에서 사제들이 하는 모든 '미사 강론'이 많은 이들에게 감화를 주고 있지만, 지난 5월 31일 처음으로 대구 시내 한가운데 있는 '삼덕성당'에서 봉헌된 생명평화미사에서 김영호 신부(48)의 강론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떨리게 한 명 강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날 김영호 알퐁소 신부의 미사 강론을 이 자리에서 소개하면서 천주교가 대체 왜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이 미친 사업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4대강사업, 국가의 운명을 걸 만큼 다급한 국가적 과제인가?

 

알퐁소 신부는 먼저 "4대강 토목공사가 정말로 군대까지 동원하여 24시간 야간작업을 해야 할 만큼, 그렇게 국가의 운명을 걸 만큼 시급하고도 다급한 국가적 과제인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 법까지 위반하고 조작하면서까지 불철주야 강바닥을 파헤치고 있는 이 무시무시한 사업이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이며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우리는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군대까지 동원해서 밀어붙이고 있는 4대강 개발은 단순하게 말하면 대형 건설업자들과 정부의 '돈놀이' 사업에 불과"하다고 규정하고는, 자신의 고향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고향이 상주의 낙동강변이고, 해마다 그곳에서 살아있는 강과 논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강이 이명박씨의 말처럼, 강바닥을 파내고, 모래사장을 걷어내고, 보를 쌓아야만 강 구실을 할 수 있는, 그렇게 비참하게 죽은 강이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작년 여름까지 저는 그 강에서 수영을 했고, 피라미 낚시를 즐겼고, 모래찜질을 했습니다. 죽은 강에서 그렇게 씻고 먹고 모래찜질을 했으니 분명 저는 벌써 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저를 보십시오. 그 강물을 먹고, 그 강물과 함께 자란 제가 죽었습니까? 살아있습니까?"

 

그의 고향 상주의 낙동강은 그 강에서 아직도 멱도 감고 낚시도 즐길 정도로 멀쩡히 살아있는 아름다운 강이란 것입니다. 또한 상주의 경천대는 낙동강 제1경에 해당하는 아름다운 곳인데, 4대강 사업은 그 경천대의 "눈물 나는" 아름다움마저 앗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런 '4대강 개발사업'을 이해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고는 "이 불행한 사업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어떤 돈입니까? 우리가 내는 세금입니다. 우리의 고귀한 세금, 혈세가 이 무지막지한 폭력에 사용되고 있고, 미래 세대에 재앙이 될 사업에 쓰여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노한 후에 주장했습니다.

 

4대강사업은 국민에 대한 국가의 폭력이며, 자연에 대한 폭력

 

"이것은 실로 국민에 대한 국가 권력의 폭력이며, 생태계에 대한 소수 개발독재 권력의 폭력인 것입니다. 이런 군대식 '속도전'은 단지 강만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이 반대를 하던 안 하던 무조건 해놓고 보자는 이런 막가파식 권력의 폭력은 우리 국민이 그동안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온 고귀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무시하고 부인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이 4대강 토목공사를 신앙인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멈추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반대하는 사람들은 과학적인 지식도 없고, 세상 물정도 모르는 순진하거나 아니면 무식한 사람들이라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메뚜기 같은 사람들이라고 매도"하는 데 대해서 분개하며, "세상 물정 모르는 교황님과 무식한 주교님들 이야기" 들려주었습니다.

 

생태계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신앙인의 의무

 

주교들은 "우리 신앙인들은 환경 보호가 인류의 과제이며, 공동의 보편적 의무인 '공동선'의 의무"라고 했다 하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2010년 평화의 날 메시지를 통하여, 세계의 지도자들과 인류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분명히 알이야 합니다. 피조물의 보호와 평화 건설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하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누구입니까?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바보가 되고자 하는 신앙인이 아닙니까? … 교회의 가르침은 분명합니다. 이 세상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현존과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환경의 파괴와 자원 남용은 그 자체로 불의이며 범죄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태계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신앙인의 의무라"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그러곤 또한 오늘날의 우리의 삶의 방식도 성찰할 것을 주문하면서 말합니다.


"오늘날 생태적 위기는 "네 탓"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탓"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삶이 과다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생태계를 훼손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 하고는 "가까운 곳은 걸어 다니는 불편함을 사랑해야 하고, 에너지를 아끼고 절약해야 하며, 또 육식을 줄여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약간의 불편함을 사랑으로 받아들일 때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 생태계에 평화가 이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건전하고 도덕적이며, 생태적인 의식이 우리 삶 안에 하나 둘 번져갈 때 이명박과 같은 개발독재권력, 성공과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의 비도덕적인 권력이 이 땅에 두번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고, 많은 박수 갈채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주장했습니다. "낼 모레가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에 꼭 참여하십시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프랭클린 P.애덤스, 미국 정치가)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하시겠죠? 누굴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입니다!!" 했습니다.
 


정말 이날 알퐁소 신부의 강론은 힘찼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그의 고향 상주에서 지금도 해마다 낙동강과 함께 산 체험을 바탕으로 들려주었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게 들렸고, 또한 사제로서의 종교적 의무와 감성까지 더해지니 더욱 감동을 일으킨 것일 것입니다.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사제들과 시민들의 저항은 거세질 것

 

그리고 이날의 미사는 특히 지방선거 바로 전에 봉헌된 미사로서, 그 자리에 참여한 이들에겐 이날 알퐁소 신부가 이야기한 바,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한" 그런 선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여간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의 사제들의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이 있기에 4대강 반대 여론은 줄어들지 않고, 더욱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 분명히 '아니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런 국민의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여 반성과 성찰을 하기는커녕 아직도 안하무인의 속도전만을 고집하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인가요?

 

그러나 또한 그럴수록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사제들과 시민들의 저항은 거세질 것입니다. 그동안은 이들의 저항의 몸짓이 4대강 강변에서 혹은 성당에서 이어졌지만, 계속해서 정부가 정신을 못 차린다면 아마도 이들은 거리로 나설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제발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이명박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봅니다.


한편, 제4차 대구생명평화미사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대구 화원유원지 내의 화원동산에서 12일(토) 오전 11시에 봉헌된다. 자세한 사항은 카페 '낙동 대구'를 참조.


※ 아래는 알퐁소 신부가 그날 한 강론의 전문입니다.

 

4대강 토목공사를 반대합니다

먼저, 4대강 토목공사를 반대하는 이 운동은 단순한 선거운동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또한 민주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서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고, 민주적인 절차와 법을 무시한 4대강 개발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는 것이고, 지금이라도 당장 공사를 멈추고 다시 한번 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모든 법적 절차와 의견을 수렴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것입니다.

 

4대강 토목공사가 정말로 군대까지 동원하여 24시간 야간작업을 해야 할 만큼, 그렇게 국가의 운명을 걸 만큼 시급하고도 다급한 국가적 과제인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60-70%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여론을 무시하고, 법까지 위반하고 조작하면서까지 불철주야 강바닥을 파헤치고 있는 이 무시무시한 사업이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이며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우리는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대강' 생태계에 대한 개발 권력의 폭력

 

'4대강 사업'은 그 예산안이 국회에서 심의되고 통과되기도 전에 이미 강행되었습니다. 정부는 4대강 유역마다 기공식을 하고, 업자들을 선정해서 포클레인으로 모래를 퍼 올리고 있고, 조중동과 수구적인 언론들을 총동원하여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거짓을 진실인 냥 호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사업은 국책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검증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국가재정을 투명하게 투입하기 위한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도 무시되었고, 환경영향 검토를 위한 사전 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도 형식적으로, 졸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건설기술 관리법 역시 무시되었습니다.

 

정부가 군대까지 동원해서 밀어붙이고 있는 4대강 개발은 단순하게 말하면 대형 건설업자들과 정부의 '돈놀이' 사업에 불과합니다. 그 사업의 목적은 생명도 아니고 자연도 아니고 사람도 아닙니다.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 밀려 운하사업을 포기한다고 하고 나서 소위<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것이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멀쩡하던 4대강이 언제부터 그렇게 심각하게 죽은 강으로 둔갑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4대강이 언제부터 강바닥을 파내고 댐 같은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그런 몹쓸 강, 죽은 강이 되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 고향이 상주, 바로 낙동강변입니다. 제 집 마당 바로 앞에 낙동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곳인지, 한동안 여름 산간학교 장소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강이 이명박 씨의 말처럼, 강바닥을 파내고, 모래사장을 걷어내고, 보를 쌓아야만 강 구실을 할 수 있는, 그렇게 비참하게 죽은 강이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작년 여름까지 저는 그 강에서 수영을 했고, 피라미 낚시를 즐겼고, 모래찜질을 했습니다. 죽은 강에서 그렇게 씻고 먹고 모래찜질을 했으니 분명 저는 벌써 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저를 보십시오. 그 강물을 먹고, 그 강물과 함께 자란 제가 죽었습니까? 살아있습니까?

 

정부에서 내세우는 '4대강 사업'의 명분은 '홍수 억제, 물 확보, 수질 개선, 일자리 창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거짓임을 많은 전문가들,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2009년 12월 국제환경단체인 '세계 습지네트워크'의 의장과 각 대륙별 대표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국무총리,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며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각종 토목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4대강 사업은 '람사르 협약'이 제시한 습지의 현명한 이용 원칙에 명백히 반한다. 한국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복원'이라고 하지만 세계의 모든 습지 전문가들은 강에 새로운 댐(보)을 건설하고 준설하는 것을 결코 '복원'이라고 할 수 없는 것으로 본다.

 

유럽·미국·일본에서도 수십 년 동안 물길의 직선화와 강바닥 준설, 수자원 관리를 위한 구조물 건설, 제방 보강 등 수많은 토목사업이 있었지만, 강을 단절시키고 깊게 한 이들 사업들은 홍수와 침식, 수질 악화, 생태계 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그러니 "4대강 토목공사를 중단하라!!!"하고 촉구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4대강 개발사업'을 이해할 수 있습니까? 이 불행한 사업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어떤 돈입니까? 우리가 내는 세금입니다. 우리의 고귀한 세금, 혈세가 이 무지막지한 폭력에 사용되고 있고, 미래 세대에 재앙이 될 사업에 쓰여 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로 국민에 대한 국가 권력의 폭력이며, 생태계에 대한 소수 개발독재 권력의 폭력인 것입니다. 이런 군대식 '속도전'은 단지 강만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이 반대를 하던 안 하던 무조건 해놓고 보자는 이런 막가파식 권력의 폭력은 우리 국민이 그동안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온 고귀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무시하고 부인하는 일입니다.

 

그럼으로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이 4대강 토목공사를 신앙인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멈추라고 말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개발독재 권력은 이 모든 충고와 경고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과학적인 지식도 없고, 세상 물정도 모르는 순진하거나 아니면 무식한 사람들이라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메뚜기 같은 사람들이라고 매도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관련 가톨릭교회의 지침

 

2009년 10월 30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와 천주교창조보전연대는 '4대강 사업' 반대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공동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환경 보호가 인류의 과제이며, 공동의 보편적 의무인 '공동선'의 의무라고 바라봅니다 … 4대강 사업은 분명 강 생태계를 죽이는 죽임의 사업이 될 것입니다 …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은 …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며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지난 춘계 주교회의에서 4대강 사업의 부당성에 대해 한국 주교님들은 분명한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주교님들보다 더 세상 물정모르는 순진하고, 과학지식도 없는 무식한 교황님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3년 사순절 메시지를 통하여 자연의 고통은 하느님의 고통이며, 자원의 남용과 파괴는 범죄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교황님의 가르침은 '가톨릭교회교리서'와 '간추린 사회교리'(2004)를 통하여 환경문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공식입장으로 정리되었고 발표되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2010년 평화의 날 메시지를 통하여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하고 호소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이 담화문에서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지구상의 여러 나라와 수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책임 있게 관리할 의무를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시련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정말 이명박 정부를 두고 하신 말씀 같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이렇게 경고하셨습니다. "이러한 환경파괴는 근시안적인 경제 이익추구에서 기인하고, 결국 이는 피조물에 비극적이고 심각한 위협이 된다."

 

그리고 교황님은 신앙인의 의무와 사명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교회는 창조주 하느님께서 모두에게 주신 선물인 땅과 물과 공기를 보호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류를 자멸에서 구해내기 위하여 공공생활에서 그 책임을 행사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세상 물정 모른다고 이명박 정부로부터 욕을 얻어먹으신 교황님의 호소를 끝까지 들어보십시오.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하여 자연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부여된 의무입니다. 환경 보호는 우리가 새롭고 조화로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절박한 과제입니다. 또한 환경 보호는 모든 이를 위한 더 나은 미래의 전망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 주는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세계의 지도자들과 인류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분명히 알이야 합니다. 피조물의 보호와 평화 건설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저는 모든 신자들이 전능하신 창조주이시며 자비로우신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려,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라는 절박한 호소가 모든 사람의 마음에 새겨지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

 

세상 물정 모르고, 과학지식도 없는 바보들의 이야기 잘 들으셨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누구입니까?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바보가 되고자 하는 신앙인이 아닙니까? 맞습니까? 교회의 가르침은 분명합니다. 이 세상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현존과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환경의 파괴와 자원 남용은 그 자체로 불의이며 범죄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태계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신앙인의 의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생태적 위기는 "네 탓"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탓"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삶이 과다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생태계를 훼손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생활 안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습니까? 가까운 성당을 갈 때에도 걸어가기 보다는 자동차를 이용하고, 또한 얼마나 많은 음식을 낭비하고 버리고 있습니까? 이런 과소비와 낭비 그리고 편리한 것만 찾는 우리의 삶 때문에 지구가 골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구 곳곳에서 기상이변과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조금씩 생태적으로 바꾸어져 가야 합니다. "가까운 곳은 걸어 다니는 불편함을 사랑해야 하고", "에너지를 아끼고 절약해야 하며", 또 "육식을 줄여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약간의 불편함을 사랑으로 받아들일 때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 생태계에 평화가 이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건전하고 도덕적이며, 생태적인 의식이 우리 삶 안에 하나 둘 번져갈 때 이명박과 같은 개발독재권력, 성공과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의 비도덕적인 권력이 이 땅에 두번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낼 모레가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에 꼭 참여하십시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프랭클린 P.애덤스, 미국 정치가)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하시겠죠? 누굴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

 

끝으로 정부의 4대강 토목공사를 막아내고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어려움을 무릅쓰고 일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도우심과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바라며, 또한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생명의 지킴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마음을 모아 함께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블로그 앞산꼭지'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태그:#4대강사업, #낙동강, #대구생명평화미사, #알퐁소 신부,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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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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