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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30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민감한 발언을 브리핑했다가 일본 정부의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하토야마 총리의 천안함 사건 관련 발언을 놓고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수석이 3국 정상회의가 끝난 뒤 정오 무렵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전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나눈 담소 내용을 소개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이 수석은 "하토야마 총리는 회의 도중에 '만약에 일본이 같은 방식의 공격을 받았다면 한국처럼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위권 발동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브리핑했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해 대다수 출입기자들은 이 수석의 브리핑을 그대로 기사로 송고한 뒤 당일 오후 3시 30분경 제주발 서울행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

 

그러나 전용기가 이룩하기 직전 이 수석은 기자들에게 기내에서 긴급 공지를 했다. 이 수석은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은 우리 정부의 냉정하고 침착한 대응을 호평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며 "하지만 특정한 상황을 가정해서 한 발언이니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청와대 춘추관 홈페이지에 올려진 브리핑에서도 문제의 부분을 삭제할 터이니 이미 보도한 매체는 해당 내용을 삭제해주시고 아직 보도하지 않은 매체는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상당수 언론들이 청와대의 요청을 받아들여 문제의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지만,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일부 언론들은 "기사를 이미 출고한 상태여서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튿날 <산케이신문>은 이 수석의 브리핑 내용을 전한 뒤 "일본 측은 '(총리가) 이런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사실관계를 전면 부정했다"면서 "한국 청와대가 수석보도관의 발언을 정정하는 동시에 한국정부가 일본정부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이 한국 언론을 통해 알려진 상황에 대해 일본 정부가 불편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일본에 양해를 구한 적은 있지만 사과를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태그:#이동관, #천안함, #일본, #산케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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