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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강원도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강원도지사에 도전하고 있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출마 선언 당시 26%p까지 벌어졌던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와 격차를 10%p 이내로 좁히며 바람을 선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광재 후보의 추격세가 '천안함 발(發) 북풍'으로 다른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주춤했을 때도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21~22일 진행된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의 여론조사(대전·충남·충북·강원 거주 성인남녀 3022명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8%p) 결과, 이계진 후보(46.7%)와 이광재 후보(33.6%)의 지지율 격차는 13.1%p였다.

 

그러나 이 차이는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있은 후로 도리어 줄어들기 시작했다.

 

<조선일보>-YTN의 공동 여론조사(24~25일, 500명,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p) 결과에선 이계진 후보(48.2%)가 이광재 후보(27.7%)를 20.5%p 차로 크게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진행한 조사 결과에서는 이광재 후보가 이계진 후보와 격차를 확실하게 줄여나가고 있었다.

 

<동아일보>가 24~26일 강원도민 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아 ±4.4%p)에서 이계진 후보(46.2%)와 이광재 후보(34.0%)의 격차는 12.2%p였고, KBS·MBC·SBS 방송 3사가 같은 기간에 벌인 여론조사(800명, 신뢰수준 95% 오차한계 ±3.5%p)에서도 이계진 후보(46.1%)와 이광재 후보(34.4%)의 격차는 11.7%p로 줄어들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26일 강원도민 1093명을 대상으로 강원도지사 후보 지지 여부에 대한 ARS전화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p)를 한 결과, 이계진 후보(51.8%)와 이광재 후보(43.1%)의 격차는 8.7%p로 좁혀졌다.

 

<한겨레>가 지난 25~26일 진행한 여론조사(1500명, 신뢰수준 95% 오차한계 ±2.5%p)에서도 이광재 후보(39.9%)는 이계진 후보(48.7%)를 9.8%p 차로 바짝 추격했다.

 

"한나라당 지지 변하지 않아" vs. "자체 분석 결과 5~9%p차로 추격 중"

 

현재 양쪽이 보고 있는 선거 판세는 확연히 엇갈린다.

 

이계진 후보 측은 "한나라당에 대한 강원도민들의 강고한 지지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는 반면, 이광재 후보 측은 "당이 아닌 강원도의 미래를 책임질 인물을 선택해달라는 호소와 이 후보의 지역구인 태백·평창·영월·정선에서 이룬 6년 성과를 부각시키는 전략이 선거 구도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이계진 후보 측 관계자는 3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이광재 후보가 많이 쫓아온 상태이지만 12%p 차로 지지율 격차가 고착돼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또 "영동지역의 현직 단체장 3명이 교체되면서 공천후유증을 심하게 앓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고 있는 중"이라며 "한나라당 지지층이 광역단체장 선거를 기초단체장 선거와는 다르게 받아들이며 지지세로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금강산·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관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는 고성·속초 지역 민심도 압도적인 지지세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에서 표심을 분석할 때 이 지역의 경제적 득실을 갖고 접근하는데 기본적으로 강원도가 안보의식이 투철한 곳이라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들 지역에선 압도적으로 이계진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광재 후보 측 관계자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분석에 따르면, 5~9%p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며 "숫자의 차이는 있지만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초 중앙당에서도 강원도를 어렵다고 봤지만 현재는 강원도를 초박빙 지역으로 자체 분류하고 있다"며 "그동안 아홉 차례 진행된 토론회를 통해 '일 잘하는 후보(이광재) 대 준비 안 된 후보(이계진)'의 구도가 자리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관계자는 영동지역에서 공천후유증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의 사정을 겨냥, "영동지역에서 도지사 후보를 내지 못한 상태에서 어려운 영동 지역의 민심을 모을 수 있는 후보가 이광재 후보임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아직까지 절대 안심할 수 없지만 초접전 또는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격전지'로 변한 강원도, 표심 잡기 위해 움직이는 여·야 지도부

 

한편, 여·야 지도부는 이 같은 강원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상당히 벌어졌다가 좁혀졌는데 뒤바뀔 상황은 아니다(정병국 지방선거기획위원장)"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정몽준 대표가 지난 26일 춘천·원주 등에서 이계진 후보 지원 유세를 벌인데 이어 당 지도부는 이날 다시 춘천으로 집결해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었다. '텃밭'을 확실하게 지키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행보다.

 

강원도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민주당은 지난 27일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원주에서 중앙선거대책회의를 열고 이광재 후보의 추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도 원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광재 후보에 대한 마지막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태그:#지방선거, #강원도, #이계진, #이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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