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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민군 합동조사단(아래 합조단)이 천안함이 북한제 CHT-02D 중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일부 내용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문 1] 북 잠수정 침투·도주 경로 제시할 수 있나

 

우선 어뢰를 발사한 북한 잠수정의 침투 경로와 도주 경로에 대해서는 합조단도 추정만 할 뿐 정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날 황원동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공군 중장)은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 잠수정의 침투 경로가 파악됐냐는 질문에 "수중으로 서해 외곽을 우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치명적인 공격을 위해 야간에 목표를 식별하고 근접해서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도주 경로에 대한 질문에도 "신속히 이탈해 돌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을 뿐이다. 이날 합조단의 발표대로라면, 북한 잠수정은 '서해상을 공해를 통해 우회 잠입하여 천안함이 움직이는 항로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단 한 발의 어뢰로 천안함을 타격한 뒤, 잠입했던 경로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당초 이날 조사결과 발표에서 사고 전후 북한군 잠수함(정)의 기동 상황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합조단이 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합조단은 추정 이상의 근거를 대지 못했다.

 

다만 합조단은 서해의 북한 해군기지에서 운영되던 일부 소형 잠수함정과 이를 지원하는 모선이 천안함 공격 2∼3일 전에 서해 북한 해군기지를 이탈했다가 천안함 공격 2∼3일 후에 기지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의문 2] 연어급 잠수정이 중어뢰 발사할 수 있나

 

또 130톤급으로 알려진 연어급 잠수정에서 무게 1.7톤의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연어급 잠수정은 이날 조사결과 발표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북한의 수중 무기 체계다.

 

이와 관련, 황원동 정보본부장은 "천안함 침몰사건 전후 북한 상어급(300톤급) 잠수함 1척과 연어급(130톤급) 잠수정 1척이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용된 어뢰의 종류와 작전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어급 잠수정이 운영됐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소형 잠수정이 무게 1.7톤의 중어뢰를 2발 이상을 탑재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군 당국의 분석이다. 하지만 한 무기 전문가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외부에 발사관을 장착해 중어뢰를 발사했을 수도 있지만 그 경우에는 수중에서 기동하는데 속도 저하나 소음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천안함 침몰 직후 언론에 "사고 해역은 소형 잠수정의 기동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던 군 당국이 잠수정에 의한 어뢰 공격으로 결론 내리기 위해서는 좀 더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미연합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기간 중에 북한이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도발을 했다면 그것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잠수함 두 척이 기지를 이탈한 것을 확인하고서도 공격을 막을 수 없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황 본부장은 "수중으로 잠항하게 되면, 현재까지 개발된 과학기술로는 분명히 추적하는 게 제한된다"며 "우리 해역까지 침범해 도발할 것을 예상 못했기 때문에 대응을 못했다"고 답변했다.

 

[반응] 사회단체들 "불투명한 조사 결과... 납득 어려워"

 

한편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이날 오후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뢰 파편이 이전에 북한에서 흘러들어온 것이 아니라고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는 등 결정적 증거로 불충분하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조사대상자인 군이 스스로 조사관으로 둔갑한 것으로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결론을 이미 내놓고 다른 가능성은 차단한 채 조사를 벌였기에 조사의 객관성, 투명성도 없다"며 "조사결과를 전면 부정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합조단에서 민간의 역할도 거의 없었고 절차상 문제도 있다"며 "지금까지의 조사 과정에서 불투명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태그:#초계함 침몰, #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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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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